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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전 11시에 논어 '헌문'을 읽고 있습니다.

 

子擊磬於衛  有荷蕢而過孔氏之門者曰  有心哉  擊磬乎

공자가 위나라에서 경쇠(편경이라는 악기)를 두드렸는데, 삼태기를 메고 지나가던 사람(은자)이 이 소리를 듣고 말합니다. '마음이 있구나, 경쇠를 두드림이여'

旣而  曰鄙哉  硜硜乎  莫己知也  斯已而已矣  深則厲  淺則揭

그리고 나서 잠시 후 다시 말합니다. '비루하다. 너무 단단하구나. 자신을 알아주지 않으면 그만둘 뿐. 물이 깊으면 옷을 벗고 건너고 얕으면 옷을 걷고 건너야 할 것이다.'

子曰果哉  末之難矣

공자가 말합니다. '과하구나, 어려울 것이 없겠구나'

 

지나가던 은자는 공자의 악기소리만 듣고도 상황파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현인이었습니다.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에서 동분서주하는 공자에게 상황에 맞게 처신할 것을 이야기합니다.

반면 공자는 세상을 잊고 사는 은자에게 과감하다고 말하며 탄식합니다. 세상을 잊었기 때문에 어려움도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어쩌면 공자는 공자대로 자신의 기준에 따라 물이 깊으면 거기에 맞게, 얕으면 또 거기에 맡게 처신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제가 아는 공자는 무모한 도전도, 비겁한 후퇴도 싫어하는 사람이니까요.

또한 은자도 자신의 기준에서 어지러운 세상에서 무모한 도전을 하지 않으며 잠시 물러나 사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혼란스러운 세상과 맞서는 자,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은거하는 자. 그런데 둘 다 자신의 기준에서 남을 평가하고, 공자는 자신을 비난(?)하는 소리에 발끈합니다. 둘 다 상황에 맞게 잘 처신하는 삶을 말하면서 말이죠ㅠ.ㅠ 유연함을 말하면서도 결국 이런 식으로 평가하는 것, 옳고 그름에 대한 집착이 문제인것 같네요. 게다가 시시비비가 불명확한 상황에서 자신이 '옳음'에 있다고 주장하는것.. 학교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제 자신이 늘 경계해야 하는 자세네요..ㅠ.ㅠ

 

다음 세미나 안내입니다.

7월 7일 일요일엔 세미나를 쉽니다. (등산모임이 있으니 게시판의 "생활공간" 을 참고해주세요.)

7월 14일 일요일 11시에 헌문 46부터 읽고, 헌문을 마칩니다.

함께 논어를 읽으실 분은 일요일 오전 11시 수유너머104 1층 세미나실(오른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세미나비는 월2만원이고, 2만원을 내시면 수유너머104의 거의 모든 세미나에 무제한으로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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