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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주의와 구축주의

 

진보의 이미지, 미래주의와 구축주의에 대한 이해는 자동차에서 시작했다.

진보에서 기계에 대한 찬양이 20세기 기계산업의 꽃, 자동차에서 발견되는 것은 흥미롭다. 

미래주의의 발상이 근대의 도로에서 자동차와 마차의 비교에서 나왔다고 하는 영경샘의 깊이있는 언급도 세미나에 있었다.

 

 미래주의는 페라리,  

자동차의 본질을 폭발적인 역동성을 이끄는 속도의 힘에서 찾을 때 미래주의의 흔적은 이탈리아 경주용차 페라리에 남아있다. 

경주용차는 경주에서 진가가 있을 뿐 교통 정체가 일상인 현실 도로에서는 압도적인 기능은 사라지고 돋보이고자 하는 사치 기능만 남는다.

화려한 전통을 가진 이탈리아에서 탄생한 미래주의는 최고에 대한 무언의 압박이 이면에 느껴진다.

20세기초 산업화에서 뒤쳐진 열등감을 미래적인 요소에서 희망을 찾으려고 한 가운데 옛 영광도 동시에 되찾는 시도가 포함된다.

미래주의 초기회화에서 역동성과 빛의 진동을 표현하기 위해 사그라드는 점묘법을 최첨단 기법이라고 차용했다.

이후 분석적 입체주의 기법으로 전환하고 주제에서 프로이트의 무의식을 끌어오는 등 당대 주류 경향을 과감하게 도입했다.

후발 주자로서 기법에서 적극적인 모방으로 미술운동의 전위를 꾀하지만 그들이 주장한 미래 가치를 구현하는데는 역부족처럼 보인다. 

사회 변혁으로 이어지는 운동까지 확장하려고 했지만 독자적인 기법없이 장식적인 틀에 갖혀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미래주의 대표 작가 움베르토 보치니오 <마음의 상태: 이별> 등의 그림에서 아련한 감상적인 느낌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다. 

1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 이후 전통 재현회화 양식으로 회귀한 점은 자체 동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주의가 추구한 운동이 가진 힘을 표현하는 경향은 자코모 빌라, 페르낭 레제 작가에게서 잘 나타났다. 

저속 촬영 방식을 회화에 이용한 자코도 빌라의 ’바이올니스트의 손’ 작품은 운동이미지, 영상매체로의 연결고리를 제공한다. 

원통형태를 사랑한 기계주의 작가 페르낭 레제는 회화작업 외에 운동이미지를 극대화한 영화 ’기계적 발레’를  만들었다.

세미나 시간에 17분 가량 전체 분량을 다봤을 때 신선한 충격이 있었다. 영화발명 초기시대에 실험적인 작업으로 여전히 영상의 생명력을 가진 작품이었다.

흡사 기계운동을 완벽한 운동의 전형으로 보게 만드는 뛰어난 아이디어의 이미지구현이 훌륭했다. 특히, 물리학에서 무한 운동을 대표하는 진자 운동을 

연상시키는 장면과 어머니의 노동을 인간의 활동에서 우위에 놓는 듯한 반복 장면이 잘 그려졌다.

그리고 프리즘을 통한 상의 분해와 편집구성에서 수미상관적인 젊은 여성의 등장은 반복적인 인간의 기계적 특성을 설명해주는 것 같다.    

 

 구축주의는 후르공(?)

 구축주의를 얘기를 할 차례다. 세미나 시간에 생산적인 논의를 이끈, 미술비평 작업을 하시는 발제자 달공샘에게 큰 영감을 준, 철학자 이진경 선생님에게 감각의 혁명이라는 큰 메시지를 전하는,

 미학자 진중권 선생님이 발견이라는, 철학적 미학적 정치적 사회적 담대한 시도 ’구축주의’ 

. 구축주의에 대한 세미나 시간 이후 본질이라는 개념이 계속 생각난다. 처음 부분에 언급한 자동차에 대한 비유로 돌아가면, 구축주의가 소련의 후르공 봉고차를 연상시킨다. 

몽골 여행에서 자동차 투어할 때 반갑게 볼 수 있는 차이다. 몽골 같이 스텝 등으로 이루어진  비포장 도로에서 달리는 전전후 차이다. 중요한 점은 계속 달려야 한다는 자동차의 본질에 충실한 차가 후르공이다.  

단순한 구조로 수리가 간편해 잦은 고장에도 먼길을 달릴 수 있다. 본질에 지나치게 충실한 나머지 승차감은 악몽으로 기억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어쩌면 후르공이 공산주의시대에서 이루지 못 한

미완의 구축주의 정신을 보존하고 있을 수 있다. 유물론적인 본질에 다가가 세상을 바꾸려고 한 시도 자체로서 말이다. 후르공은 공간에 종속된 전근대성을 극복하는 시간의 압축기능을 성실히 수행하는 이동수단, 자동차의 중요한 본질을

그 자체로 보여준다. 전기차가 나오는 현 시점에서도 후르공은 여전히 생명력을 가지고 비도장포로를 달린다. 후르공이 구축주의의 코끼리 다리 일면을 보여주고 더 큰 존재감을 암시한다.

 

 블라디미르 타틀린 ‘제3인터내셔널을 위한 기념물’ 

‘사선’

역사적으로 실현되지 못 한 불운한 운명을 가진 이 구조물에서 중심축을 잇는 사선이 시선을 끈다.

건축물에서 우주적인 방송국 컨셉으로 일본 후지TV를 본 기억이 있다. 형식적으로 에이젠슈타인 전함 포템킨의 유명한 사선 앵글(이 대목에 더치 앵글이라고 명명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표현주의의 더치 앵글, 의미적으로 시지푸스의 돌산, 간딘스키의 세상을 구성하는 대삼각형...... 생각의 사선이 이어진다. 구축주의가 지향한 사선의 사유는 무엇일까?

제3인터내셔널을 위한 기념물애서 사선의 지향점이 북극성이라고 간과할 뻔한 책에 언급한 사실을 지은샘이 환기시켜주셨다.

북극성, 감상적으로 접근하면, 유목민에게 광활한 사막에서 안내자가 되고 구세주 역할을 해왔다. 실제로 길잃은 많은 인류를 죽음에서 구한 것이 북극성이다. 

구축주의의 유물론적인 입장에서 역사적 현실성을 갖는 지향점이다. 

북극성의 위치가 지구자전축에 의해 하늘 정중앙이 아니지만 항상 같은 위치에 있는 것은 의미가 있다.

에이젠슈타인 전함포템킨에서 인류의 역사를 함축적으로 묘사하는 야심찬 시퀀스가 나온다.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유명한 오프닝 시퀀스가 오마주했을 것이다.

인류의 피할 수 없는 노동을 상징하는 시지프스의 형벌을 승화시키는 장면이다. 사선 앵글로 역사의 발전을 극대화했다.

역사선으로 순리에 반하는 운동의 역주행이지만 사선으로 기울여 상승해 오르는 도저한 인류의 힘을 섭리로 담아냈다. 

이미 영화 발명 초기에 영화 조형 예술의 완성이라는 에이젠슈타인 영화가 연극작가 ‘메이어 홀드’ 영향을 주고 받은 결과라는 것은 또한 발견이다.

메이어 홀드의 작업에서 작은 우주인 연극 무대에서 조물주의 새로운 세계를 구현한 천재성이 압도적이다.    

사선의 힘으로 구축주의는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여는 모험을 시도한 것이다.
 이성적으로 완벽한 기하학적인 조형성을 품는 플라톤의 이데아를 유물론에서 찾으려고 한 구축주의의 정신이 세상을 이끄는 힘으로 발현되는 것이 사선 같다. 

간딘스키가 ‘예술에 있어서 정신적인 것에 관하여’ 책에서 예술가에게 창조성과 사명감을 위해 정신적인 힘의 우월성을 부여하는 대삼각형 꼭대기도 사선 위에 있다.

그리고 미래를 이끄는 삼각형의 움직임이 사선으로 되는 생각이 이어진다.  

사상적인 전복과 동시에 사회 혁명을 꾀하려고 한 구축주의의 용기가 위대해 보인다. 

야심찬 감각의 혁명이 현실에서 좌초한 슬픈 운명은 우리 모두에게 울림을 줄 것이다. 

 

러시아가 불어넣는 신비스러운 감각 지대가 존재한다. 서구에서 중심을 주도하진 않았지만 항상 대안의 무언가를 생산하는 위치에서 러시아의 매력이 있다.

선상투시 원근법이 주도한 시대에 독창적인 자신만의 미학을 생성해 역원근법을 제시한 역사가 떠오른다.

(개인적으로 구축주의로 러시아의 궤가 연결되면서 제대로 마주하지 않은 동서양의 복합환영지대같은 타르코프스키 영화를 정주행할 시점이 온 것 같다.)

구축주의가 러시아 역사에 덩그라니 나타난 것은 아닐 것이다. 시베리아의 고립과 광활한 영토에서 오는 확장과 서양과 동양을 잇는 중간지대로서 얽히고 설킨 특성에서 

구축주의의 생성, 창조하는 매력이 신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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