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결 전시(2018년 5월 29일-6월 11일)를 위한 ‘작가와의 대화’가 6월 8일 금요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수유너머104 소네마리 공간에서 있었다. 윤결 작가와의 대화는  내부 토론회로 제한하였는데 그 이유는 먼저, 작가가 이 공간을 현재 쓰고 있는 사람들이 이 전시를 어떻게 느끼고 경험하는지 자세히 알고 싶어 했기도 했고,  보다 심도깊고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비평들을 나눌 수 있게 되기를 바라서였다. 나역시 ‘수유너머104’라는 장소를 드나드는 사람들의 특성이 보통의 지나가는 대중들이라기보다는, 보다 작품을 자세히 볼 준비가 되어 있는 분들이고 밥을 먹는다거나 공부를 하는 등 비교적 오랜 시간을 머물며 작품을 경험하는 공간이라서, 전시기간 동안에 느꼈던 감응들이 어땠는지 자못 궁금했다. 사실 일상의 공간과 겹쳐있는 전시공간이 어떻게 여느 갤러리와는 다른 개별성을 갖고 특별한 전시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어떤 지향점을 가져가야할지? 고민이 많은데 이번의 토론이 많은 것들을 시사해주었고 이 내부토론회를 잘 운영해 간다면, 작가가, 깊이 있는 내부비평을 선물로 받을 수 있는 전시공간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이번 토론에 오신 분들이 기탄없이 느끼는 대로 솔직히 비평을 해주었다. 사실 어디서도 받기 힘든 날카로운 이야기들이 오갔고 비평의 강도가 느껴졌다. 이번 토론에서는 작가의 공간해석에 대한 생각이 제일 먼저 이야기되었다.

“과연 작가는 그동안의 화이트큐브에 익숙한 관습을 이 공간에서 어떻게 바꾸었을까? 액자들과 동선을 차단하는 가벽을 어떻게 버릴 수 있을까? 그동안의 전시에서 관객에게 요구한 일방적인 소비에서 벗어나 어떤 행동까지 확장하여 기대할 수있을까?가 궁금했어요.”

“오히려 전시라는 마찰을 통해 내 감각이 변화하는 걸 기대합니다. 이 공간을 새롭게 해석하는, 그래서 생기는 공간과의 불화를 경험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공간을 아예 불편하게 만들어 버렸으면 어땠을까? 예를 들어 전시 처음에 이 공간을 최대한 폐쇄적으로 만들고,  2주간의 시간이 지나면서 이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어떤 일상적인 행위들에 의해서 피치못하게 자연스럽게 서서히 와해되는 과정을 보여주었으면 어땠을까? ”

“우리를 너무 배려하지 말고 좀더 공간을 갖고 놀아보세요. 우리는 준비되어있답니다.‘

-저는 사실 이 작업의 특성상 어떤 밀페된 공간을 원했지만 기존의 이 공간과 나름대로의 타협을 미리 해야 했습니다. 만약의 불편함이 어떻게 작동될까 고려해야 했지요. 그럴 줄 알았다면 더 밀어붙일 수도 있었는데 아쉽군요. -

또한 소수자에 대한 작업을 할 때 흔히 저지를 수 있는 위험, 이슬람 여성이 억압받고 있다는 서구적 시선을 다시 한 번 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거기서 어떻게 더 나아갈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이슬람하면 내가 떠 올릴 수 있는 상상 그이상의 작업을 보고 싶었어요.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혹은 다른 눈으로 보게 만드는 것을 만났을 때 오는 쾌감 같은 것이 우리를 끌어 당기고 우리의 감각을 바꾸는 것을 기대합니다.”

“들뢰즈나 블랑쇼는 해설없이 이해될 수 없으면 작품이 아니다, 즉 자립성을 갖지 못하는 것은 작품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감응이 응결되어있거나, 반전시킴으로써 강한 촉발을 요구하는 어떤 것을 기대한 것입니다.”

“이미 많은 전시에서 중국의 문혁이나 이슬람여성이나 아프리카 기아 어린이 등을 다루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익히 알고 있다’는 것 은 과연 그것은 어디서 온 것인지 고민해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를테면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을 만날 때 꼭 지켜야만 하는 계명같은 것들이 상당히 억압적인 내용인데 그것들을 큰 커튼에 새기고 중앙에 설치해서 공간을 덥치고 있는 느낌이 들어 좀 답답했습니다.”

“이슬람 문화에서, 계율 이전에 종교가 창시되던 당시의 문제의식, 즉 여성을 전쟁과 약탈 강간으로부터 강력하게 보호하려고 만들어진 규정이 제도화되면서 가부장적 요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간 것같습니다.”

“ 사실 윤결 작가가 여기서 깊이 있게 다루고 싶어한 것은 그런 역사나 문화, 제도라는 어떤 커다란 담론이라기 보다는 거기서 만난 아말이나 위즈던 같은 개인적인 특이성을 아주 소소하고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실제로 이 여성들이 그려준 그림들이 이슬람의 아이콘들을 다루어서 그렇기도 했지만 전시에서는 그런 개별성이 묻힌 것같아 안타깝습니다.”

“작가의 의도는 원래 이랬는데 이러저러한 이유로 잘 안됐다고 하는 것은 하나마나한 비평이에요. 작가의 의도에 우리를 속박시키면 할 말이 없게 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아만’이라는 사람의 싱글레러티가 살았어야 하는데, 어떤 한 사람을 깊이있게 다루고 있다는 느낌 역시 받지 못했습니다. 어떤 한사람의 개별성을 깊이 묘사하는 것만으로도 비인칭적 보편성을 보여줄 수 있는 것입니다.”

“작가가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을 초대하는데 3개월이나 걸렸다고 했는데 어떻게 서로 이질적인 문화가 만나 서로에게 경의를 표하며 서로를 트레이닝하며 커뮤니케이티드 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드러난 억압과 저항, 실패 이런 것들이 작가의 텍스트에는 드러나있는데 실제전시에는 잘 드러나 있지 않아서 아쉬었습니다.”

 -밥상은 이번 전시에서 저에게 아주 중요한 오브제였습니다. 실제로 이 밥상에서 밥을 드시분들에게 어떻게 다가갈까가 중요한 과제여서 사진 작업들을 밥상 가운데에 설치하고 밥먹을 때마다 만나게 하려고 했습니다. 이 사진작업들은 그 여성들의 사는 공간에 나중에 내가 초대되었을 때 찍은 것인데, 찍도록 허락된 신체 부위만을 찍은 것입니다:-

“저는 이 공간에 들어 왔을 때 진한 향수냄새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작가가 한 쪽에 설치한 폐쇄공간에 오랫동안 들어가 본 사람들은 해석의 차이가 좀 있는 것같았어요. 이 공간이 은밀하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억압을 향유하는 지점을 보여주어 새롭다고 느낀 분도 있었고. ”

“저는 이 작품이 되게 좋았는데, 얼핏 봤을 때 규제에 관한 것인가? 이 작업들이 표현하려고 한 은밀하지만 자유로운 특정한 관계에 관심이 갔어요. 사실 우리가 겪어보지 못했던 다른 문화를 다룰 때는 작동되는 표현의 방식이 다 다를 수 있는데 좀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려는 지점이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예를 들어 잭슨 폴록의 ‘드리핑’은 그가 벽화알바를 갔다가, 당시 멕시코화가 시케이로스가 안료를 바께쓰 째 사용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서 드리핑을 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작업조건이 확장되면 그 조건 안에서 표현의 접촉면을 넓힐 수 있다는 거지요. 캔버스와 액자로 무엇을 담았나보다는 캔버스와 액자가 여전히 미술의 표현을 제한하는 건 아닌지 질문해보아야 합니다.

-그때 당시 영상을 찍을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녀들의 그림들 위에 제가 덧그리게 되었고 그 바탕의 색을 그들이 늘 쓰고 다니는 히잡의 그 색감으로 표현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또한 소네마리의 전시방식에 대한 제안도 있었는데 이를테면,

“‘개인전’이라는 미술계에서 흔히 쓰는 상투적인 이름 말고 좀더 참신한 제목을 쓰는 실험은 어떨까요? ‘개인전’이란 용어가 있을 수 있는 많은 상상력을 닫아 버리는 것같아 아쉬워요. ‘solo show’라는 개념이 이미 근대적이며 너무 관습적인 용어입니다. 적어도 이 공간에서는 미술이 새롭게 유통하는 방식을 고안하고, 가능하면 미술의 경계를 지우고 미술계로부터도 자유로운 공간임을 선언한다면 좋겠습니다.“

 -  작품의 기획단계에서부터 설치, 철수까지 도와준 갤러리팀의 모든 분들과 전시기간내 보여준 수유너머 104 회원들의 융숭한 환대에 대해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오프닝때 Kabsa라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음식을 만들어주셔서 특유의 향료냄새가 전시공간을 가득채워 더 풍부한 전시가 되게 해주신 것도 감사드립니다.-

 

위 “ ”안에 말들은 읽기 쉽도록 줄이고 정리헀음을 양해해주세요.

홍이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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