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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균형의 역설 
 
 기하학적 풍경 너머
빛-시선의 광학을 따라 원의 형태는 달라진다. 
광원은 드러나지 않는다. 빛은 캔버스 너머 바깥에 있다. 
그림 바깥에 혹은 그림 속 어딘가에 광원은 암시되어 있다. a-a’-a”....따라나오는 반복의 이미지들이 상상된다.
신체가 없다. 신체가 주는 물성이 느껴지지 않는 냉정한 점, 선, 면의 세계. 사물과 신체적 형태가 없는 기학적인 풍경 앞에서 우리의 감각은 잠시 멈춘다. 
시선은 무엇인가 포착하고자 한다. 사고가 시작된다

 허민희 작가의 기하학적 풍경 속 선형적, 비례적 세상은 정지되어 있는 것 같지만 숫자와 방위, 도형의 기호들이 만들어내는 고요한 흐름들이 서서히 드러난다. 점과 선이 만드는 평면의 공간 속에서 색채의 사용은 절제되어 있다. 컴퍼스와 자로 미리 계산되어 작도되었을 것 같은 선, 단순한 도형...하지만 계획에 따라 선택되고 계산된 이미지로 작업이 완성될 것 같다는 예상이 빗나간다. 작가에 따르면 작업을 시작할 때 우연의 과정에서 이미지가 선택되고 배치된다. 의식된 사고가 아니라 무의식적 우연의 행위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생각이 들어와서 이미 존재하는 혹은 생성 중인 이미지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에 따라 주제와 형식이 변하게 된다. 보여지는 작품에서 유추해보게 되는 과정과는 다른 의외의 이야기이다.
  수학은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기호(symbol)를 사용한다. 회화도 어떤 면에서 동일한 선상에 있다. 기호체계는 인간 사고의 새로운 표현 형식을 형성하는 데 있어서 직관을 돕는다는 점에서 무한한 힘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회화의 이미지 또한 언어를 대신하는 혹은 넘어서고자 하는 기호-형식일 것이다. 언어로 표현될 수 없는 것, 말해질 수 없는 것들을 이해하는 형식, 그것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작가는 고유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게 된다. 허민희 작가는 점, 선, 원, 숫자라는 기하학적 도구로써 그의 이미지-형식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그만의 동그라미-이미지와 이응-언어가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지 또 관객들은 어떻게 읽어내는가에 작가는 귀울이고 다시 작가의 고유한 스타일로 생성되게 될 것이다.  
 
 균형의 역설
 인간관계에서 왔던 작가 개인적 고통의 경험은 2016년을 기점으로 작가가 자신의 작업에 집중하고 방해가 되는 요소들을 제거하면서 작업을 할 수 있게 했던 추동력이 되었다. 그리고 최근까지 ‘관계’는 계속 중요한 주제가 되어왔다. 한편 이번 전시 속의 작품들에서 어떤 균형감각은 표면적으로 드러난다. 대칭적인 표식, 비례적이고 선형적인 선과 도형들. 
 “내가 생각하는 관계의 모습은 관계의 저울추를 재조정해서 끊임없이 균형의 영점(0)을 찾는 것이다”라는 작가의 말을 들으며 작품 속의 균형감각 그리고 관계에 있어서 균형(0)에 대한 애착이 가지는 상관성과 함께 어떤 역설을 떠올렸다. 영점(0)은 이상적인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수학에서 빈칸의 기호인 0은 오히려 변화의 기호이며 무상의 기호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균형의 영점(0)은 변화의 기호이다. 변화의 특이점을 이루는 허상의 한 점. 관계는 불균형적이고 비대칭적이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다. 또 끊임없이 균형을 이루고자 하는 상반된 힘의 역동성이 함께 공존하는 것이리라. 균형과 변화가 0의 서로 다른 얼굴에 지나지 않음을 기억하자.
 운동과 변화, 흐름의 세계를 포착하고 표현하는 것은 곧고 평평하고 일정한 것으로 이루어지는 선형의 비례적 세상에서 나온 것들이 없다면 불가능하기도 하다. 작가의 지난 일련의 작품들이 보여주는 선형적, 비례적 기학하적 풍경 속 잠재된 운동의 흐름에서 특유한 형식의 변화의 흐름, 운동의 선으로 특이점을 그리는 또 다른 풍경을 기대해본다. 
  
작품은 해석을 찾고 있는 하나의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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