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강의에서 ‘인문학 비판’, ‘인문학이 인간 중심 사유에 공헌? 하는 거 같은 혐의’ 같은 말씀이 강하게 들어왔다. 들어본 적 없는 논점이라 놀랍고 흥미로웠다. 다시 곱씹어보니, 정말 어려운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은 인문학은 모든 인간의 평등함을 외치고 기여한 것이 아니었나? 그래서 그 평등이 인간을 넘어 서게 되는 힘이 되는 거 아니었나? 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정말 거칠구나’, 내 생각은...싶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칸트를 최대한 충실히 읽어냄으로써 그 ‘혐의’의 지점까지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인상적인 구절로는
인간은 문화의 모든 진보에서 자기 학습을 하거니와, 이 진보들을 이렇게 얻은 지식과 숙련성을 세계를 위해 사용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인간이 저러한 지식과 숙련성을 적용할 수 있는, 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대상은 인간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최종 목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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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점인데,
인간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 같은 게 느껴짐과 동시에 수평이 아닌 수직의 사고. 그 꼭대기의 정점에 인간이 있는 건가? 그래서 인간‘만’ 있는 건가? 하는 뉘앙스를 느꼈다. 이게 첫인상이라니... (오독일까? 그럴지도.)
아직은 어디서부터가 오독이고, 어디까지가 오독해도 되는지. 이러다 글자만 읽다 오게 되는 건 아닌지…. 살짝 두렵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 월요일 저녁 시간에 이런 공부를 하다니... 내 스스로가 놀랍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