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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의 인간학] 1강 후기 겸 쪽글

누혜 2023.03.17 02:05 조회 수 : 107

 

연구실에서 프랑스의 고등학교 철학교재로 세미나를 한 적이 있다. 1권의 제목이 '인간과 세계'였는데 인간학antropology이란 말이 나왔다. 칸트와 내외하고 있던 나는 인간학이란 단어부터가 생소했다. 인류학도 아니고 인간학은 참 낯설다고 말했더니 누군가 그랬다. 인간학이 뭐긴 뭐야 철학이지. 라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럴듯했다. 한창 인간중심주의에 적대감을 가지고 있을 때라 더 그랬을까, 그 때 처음으로 동물권을 하려면 철학을 넘어서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비이성, 비인간 혹은 탈이성, 탈인간은 언제부턴가 내 주변을 끊임없이 맴도는 키워드다. 그리고 비이성과 비인간은 공통적으로 수용과 정치, 권리의 문제와 만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게 됐다. 선생님의 이번 수업의 목표가 장애인에 ‘대한’ 공부가 아니라 장애’로부터’의 공부라면 내 목표는 비인간동물’로부터’의 공부이고, 일관적으로 그러한 관점에서 동물의 그것들을 상상해보는 것이다. 분명 장애와 동물이 놓인 지형은 많이 닮은 만큼 또 다를 것이다. 싱어를 비롯한 철학자들이 동물담론을 이야기할 때 많이 쓰는 가장자리 사례를 칸트식으로 풀어보면, 생물종으로서의 인간과 도덕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인간과 인격으로 구별한다. 그런데 어떤 동물은 인격을 가졌고, 어떤 인간은 인격을 갖지 못했다. 만일 그 인간에게 인격을 부여해야 한다면, 동물에게도 인격을 부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매우 거친 논법이고 결코 전적으로 동의하긴 어렵지만(동물권을 이렇게 설명하고 싶지 않은 이유가 가장 크다), 비인간동물이 대상 아닌 주체의 자리에서 동물의 사유와 정치를 그려보고 싶다. 머리말 중 “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대상은 인간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그 자신의 최종 목적이기 때문이다.”의 숨은 뜻은 주어진 인간과 되어야 할 인간이 있고, 그 때 남겨진 인간도 있다는 것일텐데, 질문을 바꿔보면, 동물은 인간의 선험적 조건을 공유할 수 없는지, 동물에게 칸트적 의미의 ‘자유롭다’는 성립될 수 없는 것인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은 동물의 등장으로 어떻게 교란될 수 있을지, 인식을 가능하게 하는 토대로서의 인간을 내려놓은 후 그 자리는 어떤 것으로 채워질 수 있을지를 지극히 ‘실용적’인 차원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지 이번 수업이 도약하기 좋은 ‘도움닫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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