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원자료 :: 인사원의 과제ㆍ후기 게시판입니다. 첨부파일보다 텍스트로 올려주세요!


푸코의 <말과 사물> 강독 2강 쪽글+질문

오나의고양이 2023.03.16 23:39 조회 수 : 32

<말과 사물> 서문요약

1. <말과 사물>의 출발은 보르헤스의 텍스트에 인용된 "어떤 중국 백과사전"의 분류에서 사유의 한계를 발견하면서부터이다.

보르헤스 텍스트의 기괴성은 항목들을 서로 연결할 공통의 바탕 자체가 무너져 있다는 점에서 비롯한다. 사물들은 근접할 수 있지만 인접할 공통의 장소는 불가능하며, '언어의 비장소'에 사물을 늘어놓으면서 오로지 사유할 수 없는 공간을 열어놓는다. 분류에 의해 가려진 소멸(미미하게 드러난 소멸)이 유일한 길잡이가 될 뿐이며 물러나는 것은 공통의 장소(가령 수술대)가 된다. 이 수술대에서는 마주침이 일어나며, 존재의 유사성과 차이가 드러난다. 언어가 공간과 교차한다.

1-1.보르헤스의 텍스트가 웃음을 주면서도 불편한 이유는 '무질서' 때문, 즉 공통의 장소를 규명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거부감은 언어가 손상된 실어증 환자의 깊은 불안과 비슷하다. 장소와 이름의 '공통성'을 상실한 탓이다. 만약 중국이라는 구체적인 지역을 (이름만으로 서양에 대해 커다란 유토피아 저장고가 되는) 가공의 나라라고 한다면, 중국백과사전과 그 제시된 분류법은 '공간 없는 사유(의지할 데 없는 말과 범주)'이다. 왜냐하면 말과 범주는 사실상 복잡한 모양, 뒤얽힌 길, 이상한 지형, 비밀통로, 뜻밖의 소통으로 넘치는 장엄한 공간에 기초를 두기 때문이다.

2.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사물을 배치하게 되었을까? 사물들 사이에 질서를 정립하는 것은 애매하고 경험적인 일이며, 명철한 눈과 충실하고 정확한 언어를 요구한다. 질서를 확립하는 데에는 '요소들의 체계'가 필수불가결하며, '유사성'과 '차이'가 나타나는 "문턱"이 필요하다. 질서는 사물들의 내적 법칙이자 사물들간의 은밀한 망이고, 이와 동시에 시선, 관심, 언어의 격자를 통해서만 존재하다가 이 격자의 빈칸에서 표명의 순간에 심층적으로 드러난다.

2-1. 코드화된 시선은 경험적 질서를 결정하고, 반성적 인식은 질서가 해명되는 원리와 특정 질서의 확립 이유를 설명해준다. 이 두 영역 사이를 매개하는 중간영역 역시 기본적인 영역이며, 여기에서 질서는 점점 더 도표와 유사하고 일관성의 체계에 의해 규정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이 중간 영역은 질서의 존재 양태를 드러내며, 어떤 문화에서건 '질서 확립의 코드' 와 '질서에 관한 성찰' '사이에는 '질서와 질서의 존재양태에 대한 맨 경험'이 존재한다.

 2-2. <말과 사물>에서 분석하고자 하는 것은 이 경험이며, 이 경험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었는가이다. 문화는 어떤 방식으로 질서의 양태를 드러냈으며 질서의 어떤 양태가 인정되고 상정되고 공간과 시간과 엮였는가, 무엇으로부터 인식과 이론이 가능했으며 어떤 질서의 공간에 따라 지식이 구성되었으며 어떤 선험적 여건을 바탕으로 어떤 실증성의 조건에서 지식이 구성되고 해체되고 사라지는가이다. 즉 인식의 완벽성이 증대하는 역사보다는 오히려 인식을 위한 가능 조건의 역사가 드러나는 에피스테메를 명백히 드러내고자 한다.

2-3. 이러한 고고학적 탐구는 서양문화의 에피스테메에 두 차례의 중대한 불연속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19세기 초엽에 근대성의 문턱을 가리키는 불연속을 지나 실증성들의 체계가 대대적으로 전환기를 맞았다. 사물의 존재 양태와 사물을 분류하고 지식의 대상으로 정립하는 질서의 존재 양태가 크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고고학은 새로운 실증성의 문턱을 명확히 하기 위해 충분한 변동의 계열 뿐만 아니라 동시성의 체계들도 규명한다. 

3. 19세기부터는 고전주의시대의 재현이론, 자연계의범주, 부와가치의 이론 사이에 존재하던 일관성의 지형이 완전히 변하면서 특히 언어가 특권적인 지위를 상실하며, 사물이 재현의 공간을 떠나고 서양 역사상 처음으로 '인간'이 지식의 영역에 등장한다. 인간은 이렇듯 최근의 발견물이자 출현한 지 두 세기도 채 안되는 형상이며 지식이 새로운 형태를 띠자마자 인간은 사라질 수도 있다.

3-1. <말과 사물>의 고고학적 분석 대상은 고전주의 시대의 지식 전체, 우리를 고전주의적 사유에서 분리하고 우리의 근대성을 구성하는 '문턱'이다. 인문과학의 고유한 공간을 열어 놓은 '인간'이라는 기이한 지식의 형상이 이 근대성의 문턱에서 출현했기 때문이다. <말과 사물>의 고고학적 탐구는 서양문화의 가장 깊은 지층을 파헤치고자 한다.  

4. 질문 - 20쪽, 8번째 줄

"특히 언어가 특권적인 지위를 상실하고는 어김없이 두터운 과거를 지닌 일관성 있는 역사의 형상이 된다" 의 의미 ?

- 근대의 언어가 고전주의시대의 재현 원리에서 벗어나 "어떻게" 된다는 뜻인지 (아직 책의 진도가 앞부분에 그치는 까닭으로) 잘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에세이자료집] 2019인사원_니체 :: 너희가 니체를 알겠지?! [1] oracle 2019.01.31 664
1385 칸트 인간학 1~2강 쪽글 [1] file 담묵(상혁) 2023.03.20 51
1384 칸트 인간학 1강 쪽글 [3] 미정 2023.03.20 83
1383 칸트 인간학 쪽글(1-2강) 진영 2023.03.19 63
1382 칸트 인간학 1강 쪽글 이쿠바 2023.03.19 36
1381 칸트 인간학 1강을 마치고 [2] 현옥 2023.03.19 71
1380 <인간학> 1강 쪽글 앨리스 2023.03.19 49
1379 칸트의 인간학 제 1강의 후기 [2] 초보(신정수) 2023.03.18 101
1378 칸트의 인간학 1강 후 쪽글 진~ 2023.03.17 82
1377 [칸트의 인간학] 1강 후기 겸 쪽글 [3] 누혜 2023.03.17 107
1376 '『말과 사물』 읽기' 2강 쪽글 file 바라 2023.03.17 43
1375 [칸트의 인간학] 1강 쪽글 네오 2023.03.16 58
1374 [푸코의 말과사물 강독] 2강 쪽글-질문 사각사각 2023.03.16 33
» 푸코의 <말과 사물> 강독 2강 쪽글+질문 오나의고양이 2023.03.16 32
1372 푸코의 <말과 사물> 강독 2강 쪽글 동현 2023.03.16 40
1371 [사변적 우화 : 새로운 동맹을 위하여] 에세이 file 탁선경 2023.02.09 86
1370 <조르주 바타유:위반의 시학> 기말에세이 file 박소원 2023.02.05 64
1369 [사변적 우화 : 새로운 동맹을 위하여] 숲은 생각한다 – 인간적인 것 너머의 풍요의 윤리 (재겸) 재겸 2023.01.31 40
1368 [사변적 우화: 새로운 동맹을 위하여] 늦은 에세이 file sora 2023.01.26 83
1367 [사변적 우화 : 새로운 동맹을 위하여] 에세이 (김재겸) [1] file 김재겸 2023.01.01 83
1366 [조르주 바타유: 위반의 시학] 기말 에세이 file 동현 2022.12.30 81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