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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생각한다] 후기- 동시대 예술과 함께

채승우 2022.11.14 10:40 조회 수 : 158

<숲은 생각한다>를 읽고

/채승우

 

 

책을 펼쳤다가 퍼스의 기호학이 언급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사진에 관해 공부를 하면서, 퍼스에 관심이 생기던 중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20세기 초반 퍼스의 철학이 동시대 사유에 다시 인용되고 있는 것인가?' 라고 생각하던 중에 그 예를 제대로 만난 것이지요.

예술에서 퍼스의 철학이 의미하는 바는 대략 다음과 같은 듯합니다. 후기구조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은 “텍스트 바깥에는 아무것도 없다”라는 태도로, 의미의 근거로써 ‘실재’나 ‘진리’ 같은 것에서 관심을 거두어왔습니다. 시간이 흐른 후, 이런 태도는 상대주의적이거나 허무주의적 경향으로 나타나, 정치적이거나 실천적인 면에서 무기력했다고 비판받았습니다.

퍼스의 철학은, 근대철학을 비판하면서도 ‘실재’나 ‘진리’, ‘일반적인 것’을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포스트모더니즘 이후의 대안으로 여겨지는 듯합니다.

 

 

동시대 시각 예술에서 현실을 일종의 기호로써 다루는 태도가 있습니다. 현실은 기호로 이루어져 있고, 예술 작품은 그 기호를 다루는 기호이며, 현실은 작품이라는 기호 사이에서 만들어진다는 생각입니다. 이 과정이 퍼스의 기호학으로 설명됩니다. 예술 작업이 ‘기호 작용’ 안에 있는 것이지요.

이런 주장을 읽으면서 ‘정말 그럴까? 현실을 기호 작용이라 할 수 있을까?’ 한편에 의구심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때, 에두아르도 콘의 책은 ‘기호 작용’이 어떻게 작동하는 것인지, 세상의 사물과 사고, 기호들이 어떻게 하나의 기호 작용 안에 있는지 보여주었습니다.

 

 

콘의 책에서도 의문이 살짝 생겼습니다. 콘이 나름대로 설명을 하지만, 그럼에도 ‘콘의 주장은 ‘현실에 안주하기’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 않을까?’ ‘그 안에서 정치적이거나 실천적인 행위가 가능할까?’하는 질문들이었습니다. 콘이 ‘푸시풀’이나 ‘노고 없는’ 상황을 말하기 때문이지요.

저 스스로 답을 찾아보았습니다. 동시대 예술가들이 답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그들은 예술 작업을 기호 작용의 연쇄 안에서 ‘하고’ 있습니다. 퍼스와 콘에 따른다면, 그들에게 예술 작업은 단지 현실의 반영이나 재현이 아니라, 실재를 다루는 것인 셈이지요.

최근에 제가 본 <소극 다음엔 무엇?>이라는 책에서 할 포스터라는 미술사가는 동시대 예술가들 중 하룬 파로키, 히토 슈타이얼 등의 작업을 ‘모큐멘터리’ 혹은 ‘실재 픽션’이라고 소개합니다. 그들은 일종의 가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데, 그 내용은 전쟁과 기업, 경제 불평등 등 아주 사회적이고 구체적인 이슈들입니다. 포스터는 그들의 '실재'가 작동한다고 평합니다.

그것이 콘이 말하는 ‘미래를 창출하는’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에두아르도 콘의 책 덕분에, 동시대 예술가들의 작업에 조금 더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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