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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바타유: 위반의 시학] 3강 후기

유택 2022.09.27 12:07 조회 수 : 203

3강 후기

 

소진/소모사회

 

전통적 아랍사회와 티베트 라마교 사회는 소진/소모 사회이다. 유럽 중세사회도 소진/소모 사회이다. 루터와 칼뱅의 종교개혁을 통과하면서 유럽은 과잉을 소진/소모하지 못하는, 무한한 축적과 성장의 사회로 접어들게 된다. 프로테스탄티즘과 자본주의 윤리에도 알 수 있듯, 근면-성실-노동-저축-성장-발전은 자본주의(산업사회)와 공산주의(사회주의)의 바탕에 깔린 공통된 감성이다. 바타유의 ‘일반경제’의 관점으로 보면 축적과 성장만 있는 사회일 뿐이다. 그런 사회는 언젠가는 터진다. 과잉 에너지를 주체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최고의 형식은 전쟁이다. 특히 사람들이 죽어야 제대로 된 극도의 사치이자 낭비가 될 수 있다?!

 

주권의 회복

 

근대산업 사회에 들어서면서 또 공산주의화 되면서, 인간은 점점 사물화 되어 간다. 사물화가 되어갈수록 인간은 자신의 근원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 내적체험(바타유개념/설명하기어렵/공부필요)의 기억이 사라진다. 그래서 인간은 끊임없이 기원에 대해 스스로 묻지만 답을 구할 수 없다. 동물성이 거세된 인간일수록, 동물성 자체(자연의 에너지)를 상실하고 사물화 된, 개체화 된, 제한경제(개별경제)를 내면화 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즉 ‘먹고사니즘’에 온전히 삶을 저당 잡히게 된다.

 

“인간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단지 하나의 사물로 존재하지 않고

주권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저주받은 몫』 p212

 

바타유는 개인의 주체성, 주권의 회복을 강조한다고 한다. 우리의 머리는 정말 우리의 주권성을 가지고 있는가. 현재 우리는 자본의 논리로 삶을 경영한다. 내가 나로 살고 있지 못하다는 문제설정을 하라고 바타유는 우리들에게 다그친다. 신성하고 아름답고 헤프게 낭비하는 그리고 웃음의 미학을 우리는 얼마나 느끼고 실천하고 있는지 스스로 묻게 한다. 머리 없는 주체. 이게 무슨 말장난 같은 말일까. 그래서 뒷풀이에서 송선생님께 여쭈어 보았다. 주체 주체 그러시는데 과연 주체가 있을까요? 지난 푸코 ‘실존의 미학’ 인사원할때도 『주체의 해석학』 읽으면서 스토아 학파들이 주체/주권 이야기 많이 하는게 의아해서 현영종 선생님께도 여쭈어 보았던 적이 있다. 주체 주체 하시는데 과연 본질적 주체가 따로 있나요? 두 분 다 불교적 무아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유보하셔서 아쉬웠다. 분별하고 가치판단을 하는 이 주체, 주권을 회복하자는 말은 언뜻 좋지만, 이 주체라는 말 때문에 자아상이 개구리 왕눈이처럼 커지는거 아닐까. 그래서 주체감!을 버려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의도에서 했던 질문인데 뚜렷한 대답을 듣진 못했다. 모든 고통과 불안이 생기는 이유가 이 주체 때문이라고 불교철학에서 배웠는데, 푸코도 바타유도 왜 이렇게 주체를 부르짖을까. 잘 모르겠다.

 

마울라나 젤랄렛딘 루미(1207~1273)

 

수업을 할 때 항상 송선생님께선 시 한 편을 가져와서 이야기를 펼치시는게 나는 참 좋다. 이번에는 페르시아의 어느 시인의 시이다.

 

이현주 옮김(부분수정 by 송샘)             

남김없이 불꽃으로 타오르려

초는 태어난다

소멸의 순간 그림자는 없다

 

다만, 여기 안전하다

말하는 빛의 혀, 그것일 따름

온갖 긍지와 수치

덕과 패륜

 

마침내 그것들로부터 자유로운

어떤 사람처럼, 방금

마지막 불꽃 꺼트린 이 촛대를 보라

                                                       

 

이 시에 나오는 ‘초’를 매개로 해서 여러가지로 설명/해석 가능하다고 한다.

 

첫째, 초의 신성성이 있다. 중세 시대 경건하게 초를 켜고 기도를 하는 형상이 있다.

둘째, 꼭 초 앞에서 우리는 기도해야 하나? 초를 매개로 파는 행위(면죄부?) 즉 물질적인 것을 수도사들이 팔려고 하니까 나쁘다. 초 없이 우리는 기도할 수 있나? 아니 초 자체가 낭비 아닐까? 정신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을 구분했던 루터가 있다. 면죄부 판매도 중세교회의 정신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의 연결이다. 이 연결을 루터는 끊고 싶다.

셋째, 타협지점을 찾자. 초를 생산하면서 경제생활도 하고, 성실과 근면 그리고 생산력 증대, 이자 받는 것도 합리화했던 칼뱅이 있다.

넷째, 상품 발생, 더 많은 이윤 추구, 기술의 발전, 생산 도구를 더 합리화 한 기계의 발명. 낭비가 없는, 아니 낭비 조차도 더 생산을 하기 위한 것에 쓰는 자본주의가 있다. 상품의 물신성에 관한 문제, 사물 자체를 신비화 시키는 경향성, 인간의 노동이 들어가 있는데, 소외된 방식으로 들어가 있다. 인간 자체도 사물화 된다. 생산력의 증대에 따라서 비인간화는 가속화된다.(뭔가 정리가 안되네요 ^^;;;)

다섯째, 사회주의/공산주의에서는 생산력 증대/기술 발달로 노동을 단축하면서도 생산성은 일정 유지. 그러면서 인간은 자유를 추구할 수 있는가의 문제에 천착.

 

딜레당트 그리고 댄디

 

N은 나 보고 ‘딜레당트’라고 했다. 취미로 공부하는 사람! 의사니까 너 돈 많잖아! ^^ 그래서 뒷풀이에서 송선생님께 여쭈어 보았다. 대체 딜레당트가 뭐냐고. 선생님의 대답은 이렇다. 들라크루아(1798~1863)라는 마지막 귀족이었던 화가가 있었다. 1789년 프랑스 혁명의 대표적인, 깃발 든 반나체의 여성 그림의 그 화가! 르부르 박물관에 가서 이 그림을 보았는데 어마어마한 사이즈라고 한다. 대체 이 큰 그림을 어디서 그렸던 것일까. 아마도 들라크루아는 성채 같은 집 방방에 큰 캔버스를 펼쳐 놓고, 자기만의 그림을, 과시나 돈을 벌기 위한 그림이 아닌, 정말로 ‘사치와 낭비’의 최고 절정의 헤픈/낭비의 예술(미학적)을 한게 아닐까. 예술(미술)은 근대 산업 사회(부르주아 사회)로 들어오면서 ‘과시/소비’로 연결되면서 그 의미가 퇴락 혹은 바뀐 것이다. 딜레당트/댄디가 되려면 우선 경제적으로 걱정이 없어야 한다 들라쿠르아처럼. 예술을 생계와 상관없이 정말 미학적 즐거움만을 위해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 시대에 정말 제대로 된 딜레당트… 가능이나 할까. 결론은 나는 딜레당트가 되고 싶어도 될 수 없구나. 어떤 점에선 N에게서 받은 최고의 찬사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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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써라

 

바라본다

읽는다

잊는다

있는다

기다린다

기다린다

기다린다

받아 적는다

나는 쓴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서 이 시를 받아적게 했다. 나는 물었다. 이거 선생님이 쓰신거냐고. 그렇다고 하신다. 너무 멋있다. 시를 쓰라고 한다. 시를 매일매일 쓰면 빨리 죽는다고 한다. 하지만 가난은 각오해야 한단다. 자본의 부품이 되어 부채인간(하우스푸어)이 될 것인가, 돈 안되는 미학적 삶을 끝까지 추구할 것인가. 답은 없다. 각자 자신의 삶을 보듬을 수 있기를! 시를 써라. 유일한 삶의 돌파구. 동의할 수 없지만. 우선 남은 수업이 많으니 일단은 ‘척’이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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