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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르케이즘의 정치학」 에세이 프로포절       

                                                                   2021.12.23.  로라

 

제목 : 공격 본능 속에 피어난 선한 마음, 아나키

 

 인류학자들은 ‘국가 없는 사회’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유일한 학자집단이며 인류학은 아나키즘과 매우 큰 친연성을 가진다고 데이비드 그래이버는 그의 책 ‘아나키스트 인류학의 조각들’에서 말했다. 그리고 아나키즘의 본질이 “실천의 윤리”라고 언급하였다. 한편, 동물의 행동을 관찰하고 연구하여 최종적으로 인간 행위에 대한 반성적성찰을 이끌어내는 동물행동학, 그리고 진화 생물학은 인류학과도 아나키즘과도 친연성을 맺고 있다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인류학이 서구와 비서구의 경계를 허물고 비서구를 통해 서구를 재인식하는 반성적 실천을 유도 한다면동물행동학과 진화 생물학은 동물과 인간의 연속성을 인식하게 만든 학문이었고 이론이 아니라 자연 현장의 연구를 통하여 인간이 지구의 정복자이자 특별한 존재라는 오만하고도 무반성적인 가정을 무너뜨린 실천적인 학문이기 때문이다. 크로포트킨이 자연학자이면서 아나키스트인 것은 우연적인 사실이 아닌 것이다. 

그가 살았던 시대(1824~1921)는 약탈과 신분적 억압 그리고 전쟁과 혁명이 휩쓸고 지나간 격동기였기에 인간이경험 가능한 폭력은 거의 듣고 보거나 경험하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로포트킨은 서로 협력하는 인간들의 상호부조 본성을 강조했고 시베리아 자연에서 같은 집단에 속한 동물들이 서로를 부양하며 돕고 보호하며 살아간다는 사실을 관찰하게 되었다. 그는 이 속성이 자연법칙이며 인간에게는 인간으로 진화하면서 형성된 선한 본성이라고도 하였다. 

그러나 대게의 동물행동학자들은 진화적 연속성 속에 존재하는 인간에게 인간만의 본질 또는 본성이 따로 있다고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지금까지 아주 오랫동안 인간과 동물 그리고 자연의 본질과 본성에 대한 오래된 논란이 있어왔지만 개념을 우선 정리한 다음 논의한다면 나름의 결론을 내릴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또한 생명과 무생물을 가르는 개념의 변화에 대한 압력으로도 작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진화적 과정에서 형성된 본성이라는것은 있는 것인가.

 

 진화 생물학자들이 고군분투한 대상은 인간은 특별하고 고귀한 존재라는 인간의 우월의식이다. 그러고보면 지금까지 인간만이 가진 특별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 있기는 했었다. 그것은 생식과는 상관없는 제한 없는 ‘성생활’과‘종내부의 학살’이었다. 그다지 자랑스러운 특별함은 아니었는데 1929년에 공식 학명이 인정되었던, 피그미침팬지라고도 불리는 보노보가 등장하면서 이 특별함은 유일한 것이 아닌 것이 되었다. 보노보는 인간과 침팬지가 공동조상으로부터 갈라지고 난 직 후인 300만년 전에 침팬지로부터 갈라져나온 영장류이다. 보노보는 침팬지와는 대조적으로 갈등과 싸움의 상황을 폭력으로 해결하지 않고 성행위를 통하여 해결한다.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하여 매춘까지 하는 보노보들은 성행위를 일상적으로 즐긴다. 종 내부 학살을 자행하는 것은 침팬지 집단에서 목격이 되었다. 챔팬지들은 조직적으로 공격을 준비하였고 인간들의 전쟁 비슷한 영역 싸움을 계획하고 실행한다. 자연에서 흔히 일어나는 종 외부와의 싸움이나 포식 활동 뿐 아니라 종 내부에서도 학살과 유사한 살해를 의도적으로 저지르는것이 보고됨으로써 인간만이 가진 특별함이라는 것은 동물행동학에서는 인정되지 않게 되었다. 그래도 여기서 호모사피엔스에 대하여 칭찬할만한 점은 종 내부의 학살에 대한 반성적 각성을 하고 이를 최대한 억제하려는 노력을하는 최초의 종이라는 부분이다. 

 

진화적 사건은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환경과의 적응 과정에서 새롭게 나타나는 형질이다. 개체의 변화가 아니라 집단이 형질 변화를 일으켰을 때 진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의 진화를 바라보는 측면에 따라 유전자의 이익을위해 희생하는 개체가 많은 집단은 이기적인 개체가 많이 살아남았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유전자 중심적 사고를 하는 진화생물학자들의 사고 근저에 깔려있는 생각인 반면, 협력하는 성향의 개체들이 많은 집단이 자연선택을 통하여 더 많은 후손을 남겼을 것이고 이 것은 지속적으로 후대로 유전되면서 그 성향이 더욱 발전되었을 것이라는 견해를 가진 진화생물학자들도 있다. 크로트포트킨이 강조하였던 것처럼 인간의 진화 과정 속에서 형성된 선한 본성이 인간의 진화를 더욱 추동하였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인간에게서 선한 본성에 대한 크로포트킨의 의지적인 추출은 그가 목격했던 사건들과 당시의 편협했던 진화론의인식(적자생존이라는)과 몰이해에 대한 반작용 같은 것이었다. 진화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지금까지도 크게 변한것이 없다. 거기에 ‘이기적 유전자’라는 개념이 한 몫한 것도 사실이다. ㅌ진화에 대한 오해도 여전하다. 대게의 사람들이 자연을 오해하게된 것은 “포식”과 “공격성”에 대한 혼동 때문인데, 이 것은 인간을 포함한 육식동물의 포식과 동물들의 폭력적인 성향을 그대로 연결시켜 생각하는 것이다. 모든 생명은 생존을 위한 반응으로서 공격을 한다. 생명이 맹목적인 특징을 가진다는 것을 동의하는진화생물학자들이 동물들의 세계에서 나타나는 종내 호혜성을 설명할 때 이타성을 이기성의 또 다른 모습으로 보면서 이타성을 지우는 방식으로 이타성을 풀어내며 이타성에대하여 냉소적인 이유도 이러한 사실 때문일 것이다. 유전자 중심으로 사고하는 학자들이 더욱 그러하다.

인간의 온순함과 평화지향적 성향에 대한 진화생물학자들이 가지는 기본적인 생각 역시 이타성을 보는 시각과 다르지 않다. 침팬지와 인간의 공동 조상으로부터 갈라진 700만년 동안 인간이 발전시킨 것은 공격성향에 대한 약화로서 반응적 공격성향은 줄어들었고 주도적 공격 성향은 더욱 발전했다고 보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상반된 공격 성향은 공격이라는 같은 관점의 다른 측면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은 어디까지나 호모 사피엔스로 접어들기 시작한 시점까지만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3만년 전등장한 호모 사피엔스 종은 그 이전 부터 오랜 세월동안 자기 길들이기에 성공한 종으로 선택되어 다른 호모종 , 예를 들면 네안데르탈인 등과 갈라진 종이다. 그렇다면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되게 한 성향은 외부에 대한 적응적 특성으로 선택되면서 더욱 발전되었을 것이다. 기난긴 시간 동안 그들은 공격에 대하여 자제력을 향상 시킬 만큼 추론 능력이 키워졌고 자제력이 낳은 효과가 자기 길들이기로 나타났으며 이 온순한 성향은 더 많은 인간들과 협력하게 만들었을 것이며 자연을 살기 좋은 곳으로 변화 시켰으며 그것이 언어와 문화를 낳게 만들고 그 문화가 다시 인간의 정서와 도덕성의 진화에 동력으로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소위 인간과 자연 그리고 문화의 공진화라고 부르는과정들 인 것이다. 

이렇게 형성된 인간은 참으로 복잡한 존재이다. 인간이 저질렀던 전쟁, 학살, 인종청소, 강간, 납치 등등을 부각시켜 보면 세상에서 제일 공격성이 강한 종이기도 하고 가족과 타인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던졌던 숭고한역사적 사실들을 살펴보면 가장 아름답고 자애로운 존재이기도 하다. 인간의 진화를 연구하는 인간진화생물학자들은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침팬지에게서 인간의 공격성과 유사한, 소위 본성에 내재하고 있는 폭력성을 발견했고 보노보에게서는 “자기 길들이기”가 잘되어있는 인간의 행동에서 발견되는 것과 유사한 행동들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의 사촌들 즉 침팬지와 보노보가 가진 폭력성과 유사한 지점에서 인간의 본성이 끝난다면 인간의 도덕성의 진화는 아나키의 등장까지 나아갈 수가 없다. 인간 종은 사촌들과 헤어지고 그들과의 동물적인 연속적인 속성도 가지고 있으면서 도덕성의 측면에서는 한층 더 나아갔다. 

인간은 어떤 사회성의 진화 경로를 밟아왔기에 동물들에게서 나타나는 폭력성을 가지면서도 이를 지양하고 극복하여 아니키적 성향을 키워올 수 있었을까.

 

[글의 순서]

 

1.서론

2.본질 essence, 본성 nature 논란에 대하여

3.진화를 추동하는 조건들

4.감정의 진화와 도덕성의 진화

5.공격성 약화에 성공한 호모 사피엔스

6.결론

 

[참고도서]

 

1. 만물은 서로 돕는다. -표토르 크로포트킨

2. 아나키스트 인류학의 조각들 -데이비드 그레이버

3.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스티븐 핑거

4. 빈 서판-스티븐 핑거

5. 이타적 유전자 -매트 리들리

6. 휴먼 카인드- 뤼틓르 브레흐만

7. 한없이 사악하고 더없이 관대한 - 리처드 랭엄

8. 악마같은 남성 - 리처드 랭엄 , 데일 피터슨

9. 이기적 감정 -펜돌프 네스

10. 기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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