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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혁명 4-6장 발제

이재훈 2021.04.29 01:37 조회 수 : 93

식물혁명 4-6장 발제입니다.

 

4장 근육 없는 움직임의 메커니즘을 밝히다

 

- 그래도 움직인다!

식물학자 빌헬름 프리드리히 필립 페퍼가 1896년 타임랩스 필름을 제작함으로써 식물의 한없이 느린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게 되었고, 이로써 움직이는 식물을 보고 그 움직임을 연구할 수 있게 되었다.

 

- 솔방울과 귀리 쭉정이

식물의 움직임은 내부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능동적 움직임과 환경의 에너지를 이용하는 수동적 움직임으로 나뉜다. 두 움직임은 공통적으로 조직들 사이의 간단한 수분 운송을 바탕으로 한 ‘수력’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이 과정이 능동적 운동의 경우에는 세포 팽창 중에 발생하며 수동적 운동의 경우에는 세포벽의 일부 구성 요소의 흡습성 변화로 인해 발생한다. 수동적 운동의 예시로 솔방울이 있는데, 솔방울은 비늘의 내부 표면과 외부 표면이 물에 대한 친화력과 흡습성이 달라 건조한 환경에서는 비늘을 열고 습한 환경에서는 비늘을 닫는 운동을 한다.

 

- 매우 능동적인 씨앗, 세열유럽쥐손이

저자는 수동적 움직임의 다른 예시로 세열유럽쥐손이의 씨앗을 특히 강조하는데, 그것이 싹을 틔우기 위해 지면의 틈을 타고 수 센티미터 깊이의 땅 속까지 파고들어가는 움직임은 내부 에너지를 가진 기관에서도 일어나기 힘든 희귀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세열유럽쥐손이 씨앗은 낮과 밤의 습도 변화로 인한 순환으로부터 추진력을 획득해 땅을 침투해 들어간다. 세열유럽쥐손 씨앗의 이러한 움직임은 가벼운 무게와 적은 에너지로 천체의 토양 내에 침투해 탐험할 수 있는 탐지기를 제작하는데 모델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5장 캡시코파고와 식물의 노예들, 그 놀라운 중독성

 

- 조작의 기술

식물은 이동할 수 없기 때문에, 때때로 동물과 협력하기도 한다. 협력은 보통 식물과 동물 모두에게 이익이 되지만, 식물은 가끔 뻔뻔스럽게도 아무런 보상 없이 동물에게 도움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기 행각은 모든 생명체에게 흔한 관행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식물이 동물을 상대로 조작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 꽃꿀의 배포자와 소비자

수많은 식물종들이 꽃 이외의 부위에서도 감로를 분비하는데, 다윈은 이것이 과잉된 물질을 배출하기 위한 폐기물에 지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델피노는 식물이 그렇게 에너지 함량이 높은 물질을 낭비할 리 없다고 생각했고, 저 감로를 ‘미르메코필리’라 명명하며 그 기능이 개미를 유인해 다른 곤충이나 천적으로부터 식물을 보호하게 하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상호주의적 공생의 한 사례인 것 같다. 하지만 진실은 그렇지 않은데, 저 감로는 단순한 설탕 덩어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당분 말고도 동물의 신경계에 작용하여 행동을 통제하고 중독 상태에 빠지게 하는 물질이 함유되어 있다. “겉으로는 상호 이익인 목가적인 풍경 같은 관계의 이면에는 사악하고 못된 짐승과 다를 바 없는, 조작과 기만으로 가득한 아카시아의 치졸한 역사가 숨어” 있었던 것이다.

 

- 내가 처음 ‘캡시코파고’를 만났을 때

식물의 조작 대상에서 과연 인간이 제외될까? 페페론치노 고추는 이를 반증하는 좋은 예시다. 페페론치노의 매운 맛을 매일 규칙적으로 찾는 사람이 자그마치 약25억 명(???)이나 된다는 사실에 주목해보자. 페페론치노의 맛이 매운 것은 그것에 함유된 캡사이신 때문인데, 캡사이신은 TRPV1이라는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알칼로이드다. TRPV1은 통증을 유발함으로써 위험 가능성이 있는 열기에 대한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왜 단지 통증을 유발할 뿐인 알칼로이드인 캡사이신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즐기는 것일까? 저자의 가설에 따르면, 사람들은 혀의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생산되는 엔도르핀이 가져다주는 쾌락 때문에 캡사이신에 중독된 것이다. 그리고 페페론치노는 인간 행동을 조절하기 위해 캡사이신을 활용하며, 이로 인해 인간은 캡시코파고라는 노예 상태가 된 것이다.

 

- 동물을 중독시키는 화학적 조작

하지만 페페론치노가 특이한 경우는 아니다. 식물에서 나온 많은 화학 성분이 뇌에 영향을 끼친다. 그렇다면 왜 식물은 이렇게 동물의 뇌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에너지를 소모하는가? 저자에 따르면 이는 식물이 동물을 유혹해 그들의 행동을 조작하기 위해서이다. 식물의 이러한 능력을 고려하면 식물에 대한 우리의 시각은 크게 변화할 것이다. 식물은 더 이상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필요에 따라 다른 생명체의 행동을 조작하는 복잡한 유기체로서 새롭게 이해될 것이다.

 

6장 식물이 개발한 솔루션, 초록 민주주의

 

- 식물의 몸체에 대해 미리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우리는 식물을 볼 때 동물과는 완전히 다른 기준으로 구성되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땅에 정착하게 되면서 식물은 동물과는 매우 다른 방향으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둘 사이의 한 가지 큰 차이는 식물은 동물과 다르게 유기체의 주요 기능을 담당하는 단일 조직이나 이중 조직이 없다는 점이다. 이동이 불가능한 식물의 입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기관들의 존재는 심각한 약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식물의 경우 다양한 기능들이 전신에 분산되어 있다.

 

- 문제를 해결하는 자와 문제를 피하는 자

동물은 이동 능력을 발휘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한다. 문제 상황의 외부로 움직임으로써 문제를 피해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동물은 신속성을 발달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반면 식물에게 속도란 중요한 문제가 아닌데, 애초에 이동을 통해 문제가 되는 환경으로부터 벗어난다는 선택지는 식물에게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식물은 다양한 감각을 발달시킴으로써 환경을 보다 예민하게 인지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변화하는 상황에 적절히 대응함으로써 문제를 피하는 대신 해결하는 것이다.

 

- 분산식 시스템으로 상호작용하는 뿌리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제기된다. 식물은 뇌 없이 어떻게 외부적인 문제에 대응하는 것일까? 해답은 뿌리에 있다. 뿌리는 미세한 크기의 수많은 조작센터로 이루어지는데, 이 조작센터들이 수집된 정보를 통합하여 성장의 방향을 결정한다. 그리하여 뿌리 기관 전체가 마치 뇌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때 뿌리가 토양을 탐색하는 방식은 매우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뿌리가 분권화 시스템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각각의 뿌리들은 조류 무리나 개미 군락처럼 분산적이며 위계가 없는 집단 유기체를 이루고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중추 신경계 없이도 문제를 해결하며 효율적으로 성장한다.

 

- 아테네인들과 꿀벌, 민주주의, 식물의 모듈

이런 점에서, 플라톤에서부터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서 찾을 수 있는, 계층의 형성이 자연적이며 효율적이라는 주장은 잘못되었다. 자연에서 가장 효율적인 조직은 분산적이고 중심 없는 조직이며, 과두제적인 구조는 자연에서 잘 기능하지 않는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동물 집단의 행동모델은 ‘횡포적’이기보다는 오히려 민주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민주성이 더 나은 결과를 보장하는데, 꿀벌의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자연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책은 공동 결정이며, 따라서 개체의 지능보다 우월한 집단 지능을 발생시킬 수 있는 일반적인 규칙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겠다.

 

- 집단의 힘, 배심원의 정리

여기서 저자는 콩도르세가 말한 ‘배심원의 정리’를 언급한다. 배심원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배심원들이 모인 집단이 가장 정당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증가한다는 배심원의 정리는 복합적인 문제 상황에서 개인의 능력보다 집단의 능력이 보다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렇게 집단의 힘을 사용한 사례는 인간 사회에서도 자주 나타난다. 우리가 이러한 힘을 더 잘 이용할 줄 알게 된다면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목표에까지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 논리의 허점

그런데 이러한 집단의 힘은 이미 우리의 뇌가 작동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인간을 포함한 대다수의 생명체가 이미 분산 지식 메커니즘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의 결정은 대부분 다양한 규칙에 따라 달라지지, 어떤 단일한 논리적 추론에 따라 도출된 합리적인 결론이 아니다. 인간의 행위는 다양한 무의식적 혹은 본능적 영향 하에 있다. 이런 맥락에서 논리적 사고를 신성시하는 합리성으로부터 벗어나, 우리가 식물과 공유하는 합리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식물과 같은 협동조합

저자는 식물과 같은 분산식 조직이 가진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집단의 힘을 상실해가고 관료주의에 잠식되어 가는 이탈리아 사회에 대해 걱정한다. 그러면서도 미래는 식물의 예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혁신성이 요구되는 지점에서 위계제도가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혁명은 이미 진행 중이다. 인터넷이 매개가 되어 식물적인 조직이 급증하고 있는데, 위키피디아가 대표적인 예시이다. 저자는 이러한 식물적 모델의 확장이 모든 기능과 사업, 심지어 소유권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런데 유럽에서 이런 구조는 낯선 것이 아니다. 협동조합이 오래전부터 존재했기 때문이다. 현대의 네트워크를 통해 통합된 협동조합의 전통이 대안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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