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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스님의 반야심경] 제 1강 후기

최영미 2023.01.16 12:50 조회 수 : 143

사방 어둑어둑한 감옥 한쪽 벽면에 작게 뚫린 창과 그 창을 촘촘히 막고 있는 두꺼운 쇠창살 틈새로 햇빛이 스며든다. 몸도 마음도 갇혀 있다. 쇠창살 표면의 거친 질감이 마음을 짖누른다. 창은 열려 있지만 나는, 나는... 문득 창 밖으로부터 작은 검은 그림자 하나가 움직여 다가오더니 잠시 쇠창살에 머물다가 어두운 공간 안으로 들어와 "윙~" 소리를 내며 몇바퀴 돌더니 이내 쇠창살 틈으로 유유히 빠져나간다. 그놈은 '요 두꺼운 얼기설기 장벽 쯤이야' 하며 들락날락 하는 게 아닌가. 아, 경계! 누가 만든 것이며 누굴 위해, 아니 누굴 위하지 않기 위해 만든 것이며, 누가 해제할 수 없고, 누가 해제할 수 있는 것인가? 경계란 과연 존재하는가?

인간은 타인과 경계지어진 삶을 살아가는가? 인간은 식물과 동물과 자연과 경계지어진 삶을 살아가는가? 그 경계란 정말 존재하고 필요한 것인가? 확고히 할 수 있는 실체인가? 아니다. 경계지으며 살아가되 그 경계를 넘어서는, 넘나드는 생명의 활동이 없다면 인간은 자신의 사유에, 자신의 몸에, 자신이 경계지은 장벽에 갖혀버리는 꼴이 되는 것이다. '관계를 배제한 고유한 본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지혜의 완성이란, 유연한 관계를 구성해 나가는 것이다."

나를 넘어서는 무아적 사고를 가질 때 나와 주변의 동식물과 자연과 천체가 함께 생명계를 이루게 되고, 그럼으로써 내가 사라지고 내가 확장이 되어 우주가 되고, 나도 대상도 포용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으며, 이런 삶 속에서 지혜의 완성을 이루어 나갈 수 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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