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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와 영원회귀 1주차 후기
부제: 실존의 사유실험
 
 
최근 들어, 지금에 있는 상황과 달랐으면 어땠을까라는 상상력이 동원된 드라마들이 간간히 나온다. 다시 태어나니, 재벌집 막내아들이라니.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너 다시 군대가라고 하면 갈 수 있겠어?'
'다시 태어나면 같은 집에서 태어날래?'
 
영원회귀의 단적인 질문이 될 수 있겠다. 사실 사건이 똑같이 반복되는 것이, 마치 우주가 똑같이 반복되는것 외에도, 내 기질과 성향이 똑같이 반응하는 것이 더 크게 고정값으로 주어진다. 
 
그러니까 다시 태어나도, 내가 언제 어떤 책을 봤는데 그 때 받았던 감동이, 다시 한번 그 때와 똑같이 일어날 것이고, 그리고 반대로 감각할 수 없던, 무지 또한도 그 때와 똑같이 일어날 것이다. 앞으로도 내가 지각하고 바라보는 모든 감각들도 똑같이 일어날 것이고, 충동과 욕망이 반복되어서는 내가 저지를 것 또한 반복될 것이다. 아팠던 기억이 많을수록 이 영원회귀의 시도는 거절하고 싶은 방어기제를 만든다. '그 때 고생스러웠던건 한번으로 족한데. 또??' 사실 이 영원회귀라는 것은 앞으로도 고통일지 모른다는 불안을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모르는 이에게 상당한 압박을 준다. 그만큼 극복하지 못하면, 너는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한파의 추위를 주는 것이다. 
 
'고통 - 현재 - 고통? 삶이 고통의 데칼코마니라고?'
 
니힐리즘. 허무주의와 어울리는 말이 '학습된 무기력'같다. 그 사람이 만약 기쁨의 기억이 더 많았던 과거라면, 그는 영원회귀가 거절될 이유가 없다. 한번 탔던 롤러코스터가 즐거웠다면, 다시 타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아닌 중 다행으로, 근대인 들이 놓인 니힐리즘 앞에서의 영원회귀를 통한히 느낄 수 있는 과거가 있다. 영원회귀를 긍정만 할 수 없는, 다시 그 과거를 겪고 싶지 않은 기억이 있다. 그렇지만 내가 영원회귀라는 개념을 만나면서 오늘 생각이 드는건, 그렇게 무지했던, 슬퍼했던 어느 구간을 지나온 오늘 또한, 그 다음 생에도 반복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영원회귀에서의 긍정과 부정을 할 갈림길의 인지는, 곧 밝아올 새벽을 맞이하는 전망을 가지는지, 아니면 저물어가는 혹은, 깜깜함으로 잠식된 상황인지를 가르게 해준다.
 
...
 
철학을 2년간 이것저것 입문서적을 보면서 어려운 원문들에는 쉽게 접근이 안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까 영원회귀를 들자면, 내가 파악될 지혜는 정해져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그 2년동안 내가 어디서 막힐지도 모르고 나름 최선을 다했다. 혹시라도 내가 읽는대로 많은 것을 잘 이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는데, 하지만 내 독해력은 그닥 괄목할 정도로 자질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난 내게 필요하고 맞는 철학만을 선별해서 쌓으려는 관성이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이미 눈에 들어오려고 예정된 것이 비춰지는걸까.)
 
동시적이다. 할 수 있었던 것은 할 수 있던 것으로 뻗어가고 있었고, 할 수 없었던 것은 할 수 없던 것으로 뻗어가고 있었다. 그렇다면, 해왔던 것을 계속 해야 얻을 수 있는 지금의 수고의 반복은 헛수고가 아닌게 된다. 내 세상이 가능성 바깥의 초월로의 결과를 얻지 못한다해도, 그 연속된 삶에서 얻게될 미래를 단지 보고 싶을 뿐이기에, 난 반복되었던 투쟁을 그치지 않을 이유가 있다.
 
나의 세계뿐만 아니라, 나는 타자와 얽혀서 변하고 역동하는 세계다. 우연으로 당한 사고, 고통 또한 있지만, 다시 우연으로 얻을 기쁨 또한 놓여있다. 어제의 강의를 마주침도 물론 충분히 내 과거에 전혀 기대하지 못했었던 매우 좋았던 강의였다.
 
...
 
니체의 차라투스트라에서 벗과 적과 이웃에 대한 개념이 나오는데, 니체가 바라본 이웃은 되게 애매한 지점에 놓인 이들이었다. 이웃은 동정을 베푸는 자들이었는데, 그들은 베푸는 것으로 힘에의 의지를 나약하게 만드는 이들이었다. 되려 벗이라 하면, 야전침대같아서, 잠깐의 휴식만을 제공하고는 동정을 남기지 않은 채, 바로 일어나도록 독려하는 사람이었다. 벗을 만들지 못한다면, 차라리 적을 두라고 니체는 얘기했는데, 바로 시련과 고통이 결국 '힘에의 의지'를 추동하는 기폭제로 충분히 유익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좋기만한 친구가 니체에게는 아니구나. 평소에도 인지했던 것 중에 하나는, 과연 벗이라고 하면 내 투쟁을 기뻐하고, 그로 통해 얻을 나의 승리와 성취감을 기뻐해줄 수 있을까, 그렇지만 게으름과 권태에는 매를 들 친구가 몇이될까를 생각했다. 좋은 벗이되려는, 그리고 좋은 벗을 얻으려는 이 충동이 있어서 감사하다.
 
영원회귀에서 마주할 적이 니힐리즘(잠재성에서 부정만 보려는 허무주의)이라는 벗이라면, 힘에의 의지는 잠재성에서 긍정을 보고는, 극복할 힘을 고양시키는 벗이다.
 
'그대들에게 초인을 가르치려 하노라.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그대들은 자신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최근에 본 글이 정말 좋아서 남기고 글을 끝낸다.
...
 
'이 글의 첫머리에서 피츠제임스 스티븐을 언급했다. 그의 말을 인용하면서 끝맺으려고 한다.
 
'여러분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세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이런 질문들은 모두에게 좋은 질문이므로 다들 생각해 보아야 한다. 스핑크스의 수수께끼 같지만, 어떤 식으로든 이런 질문들을 꼭 다루어보아야 한다. ...... 삶에서 중요한 일을 처리할 때 우리는 언제나 어둠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수수께끼에 답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다. 대답을 주저하는 것도 우리의 선택이다. 하지만 어떤 선택을 하건 위험을 각오해야 한다. 어떤 사람이 신과 미래에 완전히 등을 돌리기로 해도, 그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합리적 의혹을 너머, 그의 선택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해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군가 다르게 생각하고 그대로 행동해도, 그가 틀렸다는 것을 입증할 사람은 없다. 각자가 자신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대로 행동하면 된다. 하지만 틀렸다면 그 결과도 감당해야 한다.
 
우리는 휘몰아치는 눈보라나 안개가 시야를 가리는 산길에 서 있는 거과 같다. 이따금 우리를 현혹하는 길들이 언뜻언뜻 보인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하면 우리는 얼어죽을 것이다. 잘못된 길을 따라가면 산산이 부서져버리고 말 것이다. 올바른 길이 있기는 한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어떻게 해야할까? "힘과 용기를 내어라." 최선을 다하고, 최선의 결과를 바라되, 주어지는 결과를 받아들여라. ...... 죽음이 모든 것을 끝낸다 해도, 이것이 죽음을 맞이하는 최선의 태도이다.'
 
'윌리엄 제임스, 믿으려는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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