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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 미와 숭고] 4강 후기

박주영 2022.02.11 14:51 조회 수 : 109

  저는 칸트를 니체, 들뢰즈를 통해 간접적으로만 만났습니다. 이번 강의를 수강하게 된 계기는 다른 철학자들이 칸트에 대해 비판하는 지점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였는데, 수업을 통해 제가 칸트에 대해 갖고 있었던 선입견들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는 중입니다. 여전히 내용이 어렵긴 하지만, 몇 번 강의 듣고서 한번에 이해하겠다는 것은 과욕임을 알기에 한 두 개의 개념이라도 건지자는 마음으로 공부중이네요.^^

  4주차에는 이전 강의에 대한 복습과 함께 칸트의 예술론, 천재론에 대해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감상자 미학의 근거라고 할 수 있는 취미판단의 4계기(①성질, ②관계, ③분량, ④양상)에 대해 상기를 했는데요. 성질은 주관적 측면으로 무관심한 관심을 얘기하고, 관계는 객관적 측면으로 목적없는 합목적성에 대한 것입니다. 객관적 측면은 대상의 특성에 관한 것으로 형식주의 미학과 관련이 있습니다. 세 번째로 분량은 주관적 보편성, 즉 단칭판단의 보편성에 대한 것으로 단 한번 있는 사례에 대한 보편성을 의미합니다. 취미판단의 보편성은 전칭판단이 보유하고 있는 보편성, 즉 ‘장미는 아름답다’와 같은 것이 아니구요. ‘어제 아침에 출근하며 봤던 아파트 화단에 핀 장미는 아름답다’와 같이 단 한번만 있는 보편성을 얘기합니다. 네 번째로 양상은 범례적 필연성인데, 이는 공통감을 전제하는 것으로 우리가 필연하면 떠올리는 무조건적인 필연성이 아니라 제한적인 필연성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논의는 감상자 미학에 대해 밝힌 것이며, 칸트는 생산자 관점에서의 미는 예술론과 천재론에서 설명합니다.

  먼저 칸트의 예술론 대해 얘기하면, 칸트는 예술을 기계적 기술(mechanical art)과 감성적 기술(aesthetic art)로 구분하는데요. 전자는 어떤 가능적 대상의 인식에 적합하도록 그 대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수행하는 행위라면, 후자는 쾌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의도한 기술을 의미합니다. 감성적 기술은 다시 쾌적한 기술(agreeable art)과 아름다운 기술(beautiful art/fine art)로 구분되는데, 쾌적한 기술은 감각으로서의 표상에 수반되는 쾌를 선사하는 감성적인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한 신탁에 앉은 사람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모든 매력, 즉 유쾌하게 이야기를 한다든가, 사람들을 기탄 없고 쾌활한 대화 속에 끌어 넣는 것 등인데요. 또한 향락을 위해 식탁을 꾸미는 방식이나 대연회 때의 식사 중의 음악도 여기에 속합니다. 이 음악은 쾌적한 소음으로서만 기분을 즐겁게 유지하도록 하고 누구도 그 악곡에 주의를 기울이는 일은 없죠. 반면 아름다운 기술은 상상력과 지성이 동반되는 것으로 인식방식으로서의 표상에 수반되는 쾌를 선사하는 것이며, 반성의 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하나의 인식방식이며, 비록 목적은 없지만 심성의 도야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칸트는 “예술은 그것이 동시에 자연인 것처럼 보이는 한에서만, 예술이다.”라고 했습니다. 즉 예술은 자연은 아니지만, 합목적성으로부터 벗어나 자연의 산물인 것처럼 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합니다. 이런 개념을 적용하자면, 저희가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의 태반이 예술에 속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칸트는 예술을 소통방식으로 구분하기도 했습니다. 소통의 세 가지 큰 틀인 사상, 직관, 감각에 따라 언어예술, 조형예술, 감각예술로 나뉩니다.

  언어예술로는 웅변술, 시예술을 들 수 있는데요. 웅변술도 예술에 속하는 줄 몰랐네요. ㅋㅋ 지성의 일을 마치 상상력의 자유로운 유희인 것처럼 수행하는 예술이라고 볼 수 있는데, 웅변가가 말을 통해 청중에게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것(이것은 의도적이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될 듯합니다. 언어예술에서 상상력의 지성의 결합과 조화는 의도가 없는 것처럼 보이고, 저절로 그렇게 된 것처럼 보이지 않으면 안된다고 합니다.

  조형예술은 이념을 감각적 직관에서 표현하는 예술이라고 볼 수 있는데, 조각예술과 건축예술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예술이 조형예술인 것 같네요. 여기에서도 중요한 것은 기술과 자의의 산물로 보이면 예술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거죠. 회화도 조형예술에 해당하는데 감관적 가상의 예술로서 생명이 없는 사물들에게 형식에 따라 하나의 정신을 부여하고, 그 정신으로 하여금 이 사물들을 통해 말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감각예술이 있는데, 넓은 의미에서 예술에 해당하며 칸트는 이를 인정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감각예술에 해당하는 것으로 음악과 색채예술이 있네요. 칸트는 음색 또는 특정 색깔이 아름답다는 말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이것들은 쾌적에 관계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음색과 색채예술은 감관에 기초를 둔 것인지 반성에 기초를 둔 것인지 정확하게 결정할 수가 없습니다. 칸트는 예술의 가치평가 기준을 인식능력들의 개발과 심성의 도야에 기여하는 것에 두었는데, 이 기준을 적용했을 때 시예술을 가장 높게 평가했던 것 같습니다. 반면 음악은 마음의 도야와 인식능력들의 확장에 관한 한, 기본적으로 감각과 더불어 유동하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예술 중에서 가장 낮은 위치를 차지한다고 봤습니다.

  칸트가 가장 높이 평가했던 시예술은 그 근원에 천재가 있다고 합니다. 이 천재라는 개념을 우리가 현재 생각하고 있는 천재하고 같다고 보면 안 됩니다. 칸트의 천재는 특수한 능력을 갖고 있는 주체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천재는 예술에 규칙을 부여하는 재능, 종래에는 없던 규칙을 산출하는 재능, 재현불가능성, 감성적 이념을 상징화하는 능력 등으로 누군가가 어떤 것을 창작하고 있는 그 순간에 천재가 됩니다. 그가 일상으로 돌아오면 그 때는 천재가 아니겠죠? 그리고 과학의 경우 언제든지 재현이 가능하기에 천재가 없습니다. 천재는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을 모르고, 개념없이 천부적인 재능을 발휘합니다. 의도와 목적이 없어야 합니다. 그러나 천재에 의해 산출된 아름다움은 목적을 상정하지 않고서도 합목적적인 것으로 표상됩니다. 천재는 규정되지 않았던 힘을 드러내며 새로운 규칙을 만듭니다.

  소비자 측면의 취미와 생산자 측면의 천재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이 문제에 대해 칸트는 “아름다운 대상을 아름다운 대상으로 판정하기 위해서는 취미가 필요하나, 미적 예술 그 자체를 위해서는, 다시 말하면 그러한 대상을 산출하기 위해서는 천재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취미는 미를 판정하는 능력으로, 천재를 미를 산출하는 능력으로 규정합니다. 두 개의 능력 모두 지성과 상상력의 자유로운 유희에서 비롯되지만, 천재는 취미와 달리 상상력의 자유로움이 극에 달할 수 있네요. 그렇다면 이 자유로움을 그대로 내버려두어야 할까요? 칸트는 감상자가천재의 날개를 자르고, 이를 교화시키고 연마시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즉 미적 예술은 천재 혼자만으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없을 듯합니다. 취미와 역학관계를 이루면서 합목적적이기 위한 적정한 수준까지 천재의 상상력이 확장된다고 봐야 할 것 같네요. 이와 관련하여 질문은 칸트가 취미와 천재를 분리하여 단독으로 존재할 수 있다고 본 것인지, 아니면 두 개가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본 것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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