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펙트 이론 입문] 2강 후기

니게하지 2019.01.15 01:07 조회 수 : 92

<어펙트 이론 입문> 수업을 수강신청하기 전에  강의 계획안과 선생님의 인터뷰를 읽어 보았다. 여러 사상가들의 특화된 개념들과 어펙트의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울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를 통해 '탈근대 사유의 족보'를 그려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생겼다. 특히 국내에서 어펙트 이론이 각광받아온 데 비해 체계적이거나 명료한 방식의 접근은 다소 아쉬운 상황에서, 이러한 방식은 어펙트 이론에 대한 이해를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2강은 다른 사상가들의 이론보다 정신분석 이론에 조금 더 익숙한 편이라 반갑게 느껴지기도 했다.

2강에서는 프로이트의 무의식-리비도 경제학과 어펙트의 연결고리를 다루었다. 즉 프로이트는 무의식을 주관주의와 주의주의 바깥의 객관적 영역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현실적 힘으로 파악하려 했고, 이는 곧 주관적 감성만으로는 파악되지 않고 실제 작동의 현실 속에서 확인되는 힘인 감응과 자연스레 연결된다는 것이다. 강도들의 연속체를 가리키는 임시적 범주인 '감정'이 의식의 영역에 속한다면 어펙트의 모호한 스펙트럼적 영역은 무의식에 속한다고 볼 수도 있다. 감응과 무의식은 모두 단순히 주관적인 영역을 넘어선 객관적인 현상이지만 가시성의 인과관계를 중시하는 근대적 토대를 넘어선 이행의 힘, 흐름, 운동의 영역에 속하는 현상으로서 파악된다.

무의식의 개념을 이해하려 할 때 핵심적인 개념은 바로 '억압'이다. 무의식은 1차적으로 억압의 산물이며, 무의식이 실정적으로 입증될 수 없는 데 반해 억압은 느낄 수 있고 언명할 수 있는 어떤 작용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억압'된 것을 가정함으로써 역으로 무의식의 실존을 유추해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억압은 심리에 불쾌를 일으키는 요인 중 정신적 측면에 속한 것을 의식 아래로 밀어내는 작용이다. (무의식과 억압을 둘러싼 메커니즘은 '꿈'의 예에서 잘 드러난다. 제임스 서버의 단편소설 <월터 미티의 이중생활>에서는 꿈과 유사한 비인과적인 연상들로 연결되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러나 프로이트에  따르면, 억압에는 이러한 본래적 의미의 억압뿐만 아니라 원초적 억압의 개념도 있다. 원초적 억압은 의식으로 진입하지 못한 충동이다. 즉 한 번도 의식이 되지 못한, 무의식 그 자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반면 본래적 의미의 억압은 억압된 이미지의 정신적 파생물이나 억압과 관련된 다른 이미지들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억압과 그 산물이다.이렇듯 억압이 다른 억압을 낳는 연쇄과정은 억압 혹은 억압이 산출하는 무의식이 우리의 의식에 일정하게 압력을 행사하며 그 이후 정신과정에 특정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상황을 드러낸다. 이는 무엇보다도 무의식이 마치 감응처럼 영향을 주고 영향을 받고 있음(affect and be affected)을 확인시킨다.

이러한 무의식적 감응은 힘의 작용이자 소모로서 신체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즉 개체는 불쾌를 덜어내기 위해 억압이라는 정신 작용을 시도하고, 이는 그 개체의 생물학적 힘을 소진하는 과정일지라도 계속되어야 한다. 프로이트는 <억압에 관하여>에서 "억압의 유지는 중단 없는 힘의 소모(지출)를 전제로 하며, 이런 점에서 억압의 중단은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절약을 의미"한다고 썼다. 이렇듯 생명체의 운용에 소모되는 에너지를 지칭하기 위해 프로이트는 리비도(libido)라는 단어를 체택하는데, 무의식 및 성적인 경향성과 충동을 내포하는 에너지로 특징지어진다. 그리고 리비도는 '양'적인 측면에서 분배, 투자 및 회수의 메커니즘이라는 경제학의 관점에서 분석된다.  이러한 리비도의 경제학은  <애도와 우울증>의 예에서 잘 확인된다. 애도는 주체가 리비도를 투자하던 대상을 상실했을 때 그 리비도를 다시 회수하는 과정을 의미하며 우울증은 이러한 애도가 완수되지 못하고 실패하여 리비도가 회수되지 못한 채 '리비도의 순환'이 끊어진 상태를 의미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나르시시즘'이나 '매저키즘'과 같은 병리적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개체이자 집단으로서 인간의 과제는 바로 이러한 리비도를 자신의 활동 가운데 효율적으로 분배함으로써 최대의 (성적) 만족을 향유하는 동시에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다.

리비도의 흐름은 무의식적이고 성적인 삶의 에너지로서 동양의학의 '기'처럼 비가시적이지만, 도덕과 규범이라는 저항에 부딪힌다. 그러나 사회성과 정상성을 추구하는 이면에는 무의식적 충동(id), 통제 불가능한 충동들의 힘이 자리한다. 무의식적 억압은 실제 삶의 과정에서 생겨나는 다양한 욕망들에 대한 저항의 결과미여, 바로 이 과정이 리비도의 경제학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자신의 충동을 주어진 환경적 조건에 맞게  (무)의식적으로 분배한다. 그러나 이러한 리비도의 분배 혹은 통제가 (무의식적인 차원에서) 실패할 경우 우리는 신경증과 도착증, 정신병의 예에서처럼 혼란과 장애를 겪게 된다.

무의식과 리비도는 근본적으로 다른 개념이라기보다는 어떤 지점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그 용도가 달라진 것으로 이해되며, 관련 개념들인 충동/욕망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즉 리비도는 성적인 생명 에너지를 지시할 때 주로 사용되며, 이드는 자아의 통제력을 벗어나는 유사-동물적인 힘을, 충동/욕망은 생성과 관련지어 규정된 힘을, 충동/욕망은 생성과 관련지어 규정된 (비)인간학적 개념을 가리킨다. 그리고 무의식은 이들을 한데 묶어 사용하기 위한 개념으로서 탈근대적 사유를 바탕으로 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무의식은 단수적인 개념일 뿐만 아니라 '흐름'의 영역으로서 복수적인 성격을 갖기도 한다. 스피노자가 개체(singular thing)를 "모두 동시에 하나의 결과의 원인이 되게끔 하는 하나의 활동으로 협력하는 것"으로 정의했듯이, 프로이트 또한 "함께 협력하여 서로가 공유하는 공통 목표를 찾아 타협을 하게 되는 것"으로서 충동들을 정의했다. 분기와 합류의 현생성, 곧 무의식의 운동만이 현재 그 개인의 무의식에 관해 말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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