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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가을강좌, 랭보와 현대]  강사인터뷰 :: 송승환 선생님

2019_바깥의 시쓰기2_송승환.jpg[강좌소개클릭]  [강좌신청▶클릭] 

 

1. 현대라는 키워드는 랭보와 어떻게 만나게 되는가

이번 강좌의 큰 제목은 랭보와 현대인데요, 여기에서 현대는 다른 삶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태도와 관련 있는 것 같습니다. '현대라는 키워드가 랭보와 어떻게 만나게 되는지'에 대한 말씀을 들으면 이번 강좌의 전체적인 방향이 보다 구체적으로 잡힐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강의소개 글에서 눈에 들어왔던 단어는 산문시였습니다. 랭보의 작업은 주로 산문시로 이루어졌다고 알고 있는데, 그가 채택한 형식이 현대라는 키워드와 관련이 있을까요? 두 단어가 맞닿을 수 있다면 어떤 지점에서 가능한지, 그리고 그 만남이 산출하는 의미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송승환: ‘현대modernity’는 ‘모던modern’, 즉 ‘새로운’을 뜻하는 ‘근대의’, ‘현대의’ 명사형 번역어입니다. 보들레르가 『현대 생활의 화가(Le Peintre de la vie moderne)』(1863)에서 “현대성이란 일시적인 것, 사라지기 쉬운 것, 우발적인 것으로서, 이것이 예술의 절반을 차지하며, 예술의 나머지 반은 영원한 것과 불변의 것으로 되어 있다.”고 했는데, 그 ‘현대성’이란 다름 아닌 자연과 인간의 교감이 깨어지고 인공정원의 삶, 일시적인 것, 사라지기 쉬운 것, 우발적인 것이 일상적으로 삶을 뒤흔들고 매순간 충격을 일삼는 도시에서의 삶을 기반으로 발생합니다.

자본과 상품 시대로 본격적으로 진입한 19세기 말 프랑스. 그 첨단의 도시, 파리에서 랭보의 시는 일시적이고 사라지기 쉬운 것, 우발적인 것의 극단으로 나아갑니다. 랭보는 현대 도시의 규범과 질서, 부르주아의 치안과 안정을 전복하고 혼돈과 환상의 시로 나아갑니다. 랭보는 도시 일상의 보이는 것 너머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자, ‘투시자(voyant)’가 시인이라고 선언합니다. 그것은 “나는 질서가 아니라 혼돈”이며 다른 존재가 되어서 “나는 타자다”임을 ‘육체의 감각’으로, ‘예기치 않은 이미지들의 결합’으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랭보는 일상의 바깥으로 나아가서 끝까지 ‘질서의 바깥’에 머무르고자 하였습니다. 그것은 규범과 질서 ‘바깥의 시’로 구현되었습니다. 프랑스 고전주의 전통 바깥의 시, 보들레르가 성취한 산문시집 『파리의 우울(Le Spleen de Paris)』(1869)보다 더욱 멀리 바깥으로 나아간 산문시집 『일뤼미나시옹(Les Illuminations)』입니다. 『일뤼미나시옹』은 자유시 2편을 포함한 산문시집으로서 각운의 ‘정형시’ 전통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현대’ 시집입니다. 그리하여 랭보로부터 아폴리네르와 앙드레 브르통, 페르난두 페소아와 레몽 크노까지 지속된 현대의 정신은, 일상의 규범과 미학적 전통을 전복하고 ‘질서의 바깥’에서 새로운 삶의 가치와 시학을 발명하는 삶의 태도입니다. 그런데 이번 강의에서 현대를 ‘modernity’가 아니라 ‘contemporary’로 병기한 것은 랭보의 ‘현대’뿐만 아니라 21세기 우리 시대의 ‘현대’, 당대의 우리가 발명해야 할 현대의 정신을 함께 사유하려는 의도입니다.

 

  2. 랭보의 문제의식으로 새로운 문학을 시도한 문인들

 

 

이번 강좌에서는 랭보의 문제의식에 초석을 두고 새로운 문학을 시도한 다른 문인들도 등장합니다. 강좌소개에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추측해보면 그들에게 중요했던 것은 바깥(타자, 극지, 변두리, 우연)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개된 문인들이 동시대에 활동 했는데 당시의 시대적 조류와 관련이 있는지, 이들이 '바깥'에 천착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송: 아폴리네르는 당시 주류의 중심이었던 폴 발레리의 바깥에서 랭보가 출현시킨 ‘자유시’를 시집 『알코올(Alcools)』(1913)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구현하고 전개하였습니다. ‘초현실주의’와 ‘입체파’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정의하였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직후 앙드레 브르통의 ‘초현실주의 선언’은 이성적이며 합리적이라는 서구 사회의 허위와 폭력성을 드러냈습니다. 인간의 무의식과 꿈의 글쓰기를 통해 랭보에게 ‘다른 삶은 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페르난두 페소아는 단일한 주체의 글쓰기가 아니라 현대의 분열증적 사회에서 스스로 만들어낸 다수의 이명(異名)들의 글쓰기를 실천함으로써 복수(複數)의 글쓰기를 제시하였습니다. 레몽 크노는 초현실주의, 참여문학, 누보로망 등 다양한 유파에 참여한 바 있지만 그 어느 유파에도 머물지 않고 문학의 실험정신과 유희정신으로 ‘잠재문학작업실, 울리포OuLiPo’를 창설합니다. ‘제약과 규칙’을 통해 더욱 새로운 작품들을 창작합니다. 이들은 모두 당대의 규범과 질서에 충실한 삶과 문학을 거부하고 그 ‘바깥'의 문학으로 나아감으로써 랭보처럼 ’다른 삶‘과 ’다른 문학‘을 발명하고자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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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_아폴리네르 / 오른_페소아

 

3. 다른 삶은 있는가

마지막으로 이번 강좌가 수강하실 분들에게 어떤 강좌가 되었으면 하는지, 혹은 하시고자 하는 말씀 자유롭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송: 이번 강의를 통해 랭보의 질문 “다른 삶은 있는가”에 대한 대답을 함께 모색하고 사유하면서 자신만의 글쓰기로 실천하는 ‘문학의 공동체’ 경험을 나누었으면 합니다. 여러분의 일상적인 삶의 궤도, 그 바깥의 입구에서 다른 삶의 출발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2021가을강좌_랭보와 현대_레몽 크노.jpg 2021가을강좌_랭보와 현대_브르통.jpg
왼_레몽 크노 / 오른_브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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