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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말, 욕망의 문장>의 천정환 선생님 인터뷰입니다. 이번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했습니다.

인터뷰 진행 : 김은석

 

1. 선생님, 안녕하세요. 이번 강좌는 선생님께서 수유너머에서 하시는 첫 강의인데요, 강의 개요가 있긴 하지만 수강을 망설이고 있는 분들을 위해 선생님께 직접 강의 소개를 듣고 싶습니다.

 

<수유너머>의 여름방학 강좌에 참여하게 되어 기쁩니다.

작년의 ‘조국 사태’가 계기가 되어 한국 지식인 사회와 586세대의 ‘바닥’이 다 드러났었다 생각합니다. 586세대 엘리트는 ‘민주화’를 이끈 사상과 이념의 세대라지만, 남은 것은 세월에 풍화된 ‘민주화’의 타락과 얄팍한 사상의 잔해밖에 없는 듯 보였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덕분에(?) 저는 80년대와 90년대, 그러니까 비단 586 뿐 아니라 그 후배 세대들의 행보에 대해서도 새로 공부할 발심을 하고 (코로나 핑계로 잘 진척시키지 못하고 있지만) 연구 프로젝트를 하나 시작했습니다. 이번 수유너머 강의도 이런 생각과 이어져 있는데요, 그래서 자살론이나 독서사 대신 이 주제를 강의로 택하게 됐습니다. 망해버린 현대 한국 지식인사 70년여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생각해보다가 저런 “계몽/집단/저항/전위/전향”을 떠올렸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병행합니다. 제가 강의를 이끌어 나가되, 각 강의마다 해당 시대 지성사의 전문가인 게스트를 초대해서 좀더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병행되니 가능한 일인 듯합니다.

 

2. 선생님께서는 오랫동안 한국의 지성사, 특히 독서, 독자 연구, 잡지 연구를 해오셨고 학술적이면서도 대중적인 책을 주로 쓰셨습니다. 연구 대상들이 독립되어 있다기보다는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잡지 창간사들을 모아 <시대의 말, 욕망의 문장>이라는 책을 출판한 계기가 있으셨는지요?

 

네, 맞습니다. 지성사, 독서와 독자 연구, 잡지 연구는 다 이어지는 거 같습니다. 창간사를 묶어 책을 내자는 제안은 사실은 출판사로부터 먼저 받았습니다. 출판사가 이래저래 알아보다가 저를 집필 적임자로 골랐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출판사의 제안을 듣자마자 바로 ‘OK’ 했습니다.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습니다. 다만 출판사가 원래 생각하던 계획을 수정해서 대상 시대는 해방 이후로 한정하고, 잡지는 단지 인문이나 시사 교양이 아닌 전 영역으로 확대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책이 너무 두꺼워지고 책이 잘 안 팔리는 부작용(?)이 뒤따랐습니다만. ㅎㅎ

 

3. 선생님이 생각하시기에 한국 잡지사에 있어 가장 획기적인 사건 하나를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하나만 꼽는 건 역시 어려운 일인데, 모든 정치 변동과 잡지사의 변동은 이어져 있었습니다. 1919년 3.1운동, 1950년 한국전쟁, 1960년 4.19혁명, 1980년 광주항쟁과 전두환의 집권 등이 다 중요하네요. 성격은 좀 다르지만 최근의 가장 중요한 사건은 스마트폰의 등장 아닐까요? ㅎㅎ

 

3. 이번 강의에서 1950년대부터 1990년대 이후까지 주요 잡지들을 다루고 계십니다. 잡지를 연구하시는 선생님은 학창 시절에 실제 구독하거나 좋아하셨던 잡지가 있었는지, 잡지 공부를 하시면서 매혹된 잡지가 있었는지, 선생님의 잡지 취향이 궁금해지네요. :)

 

3번 질문이 두 개네요. 생각해보니 중고등학교 때는 <주간 야구> <신동아> <주부생활> <선데이서울> 같은 잡지도 저의 성장에 많은 영향을 주었네요. ㅎ) 저같은 경우엔 <월간 팝송> <객석> <스크린> 같은 잡지는 좀 드문드문 봤습니다. 대학생 때는 <말> <창비> <노동해방문학> 등과 비합법 조직에서 나온 팸플릿 잡지들에 영향을 받았던 거 같습니다. 그 뒤론 <현실과 과학> <이론> <문화과학> <역사비평>도 읽었습니다. 잘 모르지만 나름 열심히 읽으려 노력했던 거 같네요.

연구자가 돼서 잡지 공부를 하면서는 최남선이 만든 <소년> <청춘> 을 보고 놀랐고, 식민지 시기는 <삼천리>에, 해방 이후에는 <뿌리 깊은 나무>에 매혹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4. 한국의 지성사를 다섯 가지 키워드로 해석하고 계신데요, 강의 일정상 포함시키지 못했지만 추가할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나 잡지가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2000년대 이후 한국 지식인 사회를 생각해보면 ‘파편화, 형해화, 재식민화’ 같은 부정적인 말 밖에 안 떠오릅니다. 이제 지식인, 지성 같은 말자체가 성립할지, 90년대 세대 이후에도 그런 존재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각자도생, 승자독식, 생존주의, 냉소주의는 대중이나 청년세대가 아니라 모두 이 시대 모두 한국 지식인 사회에 잘 들어맞는 말들인 듯합니다. 과거와 같은 엘리트의식은 아니라 해도, 새로운 사회적 책임감과 대자적인 자기의식이 필요하지 않은지...? 이런 걸 이야기 하는 게 결론이 될지요.

 

5. 잡지의 시대를 지나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가 넘쳐나고, 지식의 유통이 책이나 잡지일 필요가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옛날 잡지들의 이름조차 낯선 젊은 세대들도 있고, 오늘날 잡지 대한 관심은 확실히 줄어든 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책에서 잡지는 시대의 지성과 욕망을 보여주는 거울 같은 존재였지요. 이번 강좌는 90년대 이후에서 끝나지만 오늘날 잡지 문화가 궁금한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가능한 지식 사회의 모습도 거기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잡지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책에는 2000년대의 잡지 문화에 대해 좀 썼습니다. 그대로 인용하면 될 듯합니다. 그리고 2020년대에도 잡지는 계속 만들어지고 있고 강좌에서 이야기하겠지만 2015년 이후 활발해진 면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일단 두 가지인 듯하다. 첫째, 미래에도 우리는 어딘가에서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가 쓴 글을 나누고 돌려 읽기는 해야 한다. 그래서 ‘잡지’라는 글-묶음과 앎-모듬의 형식도 유지될 것이다. 종이는 아직은 문자문화를 위한 가장 값싼 도구이며, 종이책 방식도 가장 우수한 플랫폼이기는 하다.

요컨대 세계를 문자와 활자, 문학이란 행위로 포착하여 해석하고 변혁하려는 노력은 계속된다. 그 방법들은 언제나 특정한 지적 장치와 유형으로 틀 지워져있다. 이 틀이 ‘플랫폼’이라 할 수 있으며, 세계를 생각하는 방법 자체가 되기도 한다. 지식인ㆍ편집자ㆍ학자에게 특히 그렇다. 잡지는 그 틀의 하나였던 것이다.

그러나 둘째, 영원한 플랫폼이나 ‘매개’(미디어)는 없다. 심지어 당장의 패자(覇者)처럼 보이는 네이버나 페이스북ㆍ구글들도 지금과 같은 형태와 위세를 영원히 유지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것은 미디어 역사, 나아가 문화사의 법칙이다. 그러니 ‘잡지스러운 것’은 끝없이 모양을 바꾸고 다른 ‘매개화’를 겪을 것이다. 그 작용은 사람의 언어와 교통이 있는 한 영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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