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여름 강독강좌


[ 들뢰즈의 시네마1 읽기 ]

변성찬 선생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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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소개

2002년 제7회 <씨네21> 영화 평론상 수상 이후에 영화평론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영화와 철학 등을 공부하고 있다. 공저로 《우리 시대의 미를 논한다》, 《문화정치학의 영토들》, 역서로는 《HOW TO READ 데리다》등이 있다.

 

 

Q1. 들뢰즈의 모든 저작이 그렇듯 이번 여름 강좌에서 선생님께서 읽어주실 『시네마』 또한 난해하기로 이름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생님과 함께 꼼꼼히 강독할 수 있는 이번 기회를 몹시 기대하고 있습니다. 먼저 『시네마』는 어떤 책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간단히 소개해 주셨으면 합니다.

 

A1. 정말 간단히 말하자면, 『시네마』는 ‘운동’과 ‘시간’에 대해 새롭게 이해해야 한다는 베르그손의 철학적 문제제기와 2차 대전을 기점으로 영화 안에서 일어난 변화의 양상을 결합시키고 있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들뢰즈는 이 책을 통해서, 한 편으로는 베르그손의 문제설정을 영화와 함께 더 밀고 나가려는 시도를, 또 다른 한 편으로는 베르그손의 개념들을 통해 영화사 안에서 일어난 큰 변화의 의미를 포착해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서로 다른 분야의 이질적인 요소들을 상호 교차시키며 결합시켜 나가는 들뢰즈 특유의 ‘콜라주로서의 글쓰기’ 스타일로 쓰여 진 책인데, 다른 경우와 달리 하나의 작품이나 한 명의 작가가 아니라 영화 전체를 그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난감하게 다가오는 책입니다. 더욱이 베르그손의 철학적 개념과 영화의 미학적 실천의 산물들을 결합시키기 위한 매개로 퍼스의 기호론을 차용하고 변주시키고 있기 때문에, 더욱 더 복잡하고 난해하게 느껴지는 책입니다.

계속 이 책의 난해함에 대해서만 이야기한 것 같은데, 사실 그렇기 때문에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책이기도 합니다. 내가 『시네마』에서 가장 흥미롭다고 느끼는 지점은, 앞서 말했듯 들뢰즈가 2차 대전을 기점으로 영화 안에서 일어난 변화를 ‘운동-이미지 체제’에서 ‘시간-이미지 체제’로의 변화라고 말하고 있는 대목입니다. 들뢰즈에 따르면 그 변화는 일종의 인식론적 단절 또는 사유의 패러다임의 변화입니다. 나는 들뢰즈가 『시네마』를 집필한 가장 큰 동기 중의 하나는, 구조주의 언어학 및 정신분석학에 토대를 두고 있는 기존의 영화이론으로는 그 변화의 의미를 제대로 포착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2. 들뢰즈의 『시네마』는 『운동-이미지』와 『시간-이미지』 이렇게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번 강좌에서는 ?운동-이미지?를 집중적으로 강독하게 될 텐데요. 난해한 이 책을 읽어나가기 위해서 사전에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지, 또 읽어 나가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키워드가 무엇인지 소개해 주셨으면 합니다.

 

A2. 가장 바람직한 준비는 베르그손의 『물질과 기억』을 정독하는 것일 겁니다. 시간이 없다면, 『시네마』1, 2권에 각각 2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는 4번의 ‘베르그손에 대한 주석들’만이라도 한 번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우리는 순서대로 1권인『운동-이미지』부터 읽어나가지만, ‘시네마’의 전체적인 기획에 대해 일정 정도의 감을 가지고 있어야 그나마 읽기가 수월할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도움이 될 만한 글로는 『뇌는 스크린이다 : 들뢰즈와 영화철학』(그레고리 플렉스먼 엮음, 박성수 옮김, 이소출판사, 2003)의 마지막 장으로 소개되어 있는 들뢰즈의 인터뷰가 있습니다. 

『운동-이미지』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용어들, 즉 ‘운동’, ‘이미지’, ‘기호’ 등일 것입니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그것들 사이에 들뢰즈가 설정해 놓은 관계가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입니다. 『운동-이미지』와 관련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면서 동시에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은, 들뢰즈가 베르그손적인 의미에서의 ‘운동-이미지’와 영화적 이미지들 사이에 관계를 설정해 나가는 관점 및 방식을 이해하는 문제일 것입니다. 책의 앞 4장에서 이루어지는 그 과정을 잘 이해하면, 나머지 부분은 상대적으로 쉽게 읽혀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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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영화평론가로서 들뢰즈의  『시네마』를 자주 이론적 방법론으로 활용하시나요? 들뢰즈가 거론하는 영화들 외에 선생님께서 보시기에 이 책을 읽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영화가 있는지, 있다면 추천해 주셨으면 합니다. 

 

A3. 참, 어려운 질문이네요^^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 못하기도 하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분명 들뢰즈는 나에게 가장 많은 영향과 영감을 준 철학자이고, 영화뿐 아니라 다른 문제와 관련해서도 가장 많이 의존하게 되는 사상가입니다. 하지만 정작 영화 글쓰기를 할 때, 들뢰즈가 다른 곳에서 제시한 용어나 개념들, 예를 들면 ‘도덕과 윤리의 구분’ 등을 자주 쓰기는 하지만, 정작 『시네마』에서 영화와 관련하여 제시되는 수많은 용어와 개념을 사용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내 이해의 정도에 확신이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들뢰즈의 수많은 용어와 개념은 적용과 설명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새로운 확장 및 변주를 요청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시네마』에는 수많은 영화와 작가뿐 아니라 그것들에 대한 많은 비평적 담론들의 인용 및 차용이 등장합니다. 아마도 『시네마』는 들뢰즈의 저술 중 인용의 출처를 밝히는 미주가 가장 많은 책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그 인용은 대부분 예증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확장과 변주를 위한 것이고, 그 변주는 ‘삶의 관점’ 또는 ‘윤리의 지평’에서 사유하기라는 들뢰즈의 태도 및 방법론과 관련해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나는『시네마』에서 중요한 것은 들뢰즈가 영화와 관련하여 쏟아내고 있는 그 수많은 용어나 개념이 아니라 그 바탕에 있는 근본적인 화두나 문제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비평가로서의 들뢰즈에게 배운 것이 있다면, 비평적 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일반적 범주로 대상들을 묶는 것이라기보다는 대상들 사이의 미세한 차이를 밝히고 그 차이가 지닌 의미에 대해서 탐구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영화평론가로서의 나에게 들뢰즈의『시네마』는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참고서라기보다는 영화의 여러 측면이나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것을 자극하는 해답 없는 문제집에 더 가깝습니다.

시간이 나면 들뢰즈가 던져 놓은 단서를 바탕으로 더 생각해보고 정리해보고 싶은 문제가 많이 있는데, 그런 문제는 철학 책에 더 가까운 『시간-이미지』보다 ‘영화 책’에 더 가까운 『운동-이미지』에 더 많습니다. 가령, 채플린과 키튼의 차이, 포드와 혹스의 차이 등에 대한 것 등이 그렇습니다. 영화 담론 안에서 많이 이야기된 것들이지만, 들로즈의 개입은 그 차이가 지닌 의미를 새로운 방향에서 생각해 볼 것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간단히 말하겠습니다. 『시네마』를 읽는 데 특별히 도움이 될 만한 특권적이거나 특별한 영화가 따로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단지, 들뢰즈의 시선으로 보면 다르게 보일 영화는 많다고 말씀드릴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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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들뢰즈는 궁극적으로 이 책에서 ‘이미지를 어떻게 사유할 것인가’를 말하고자 했다고 이해해도 될까요? 우리에게 사유란 대체로 언어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이미지’로 사유한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A4. 간단히 말씀드리면, 『시네마』는 ‘이미지에 대한 사유’를 하고 있는 책이라기보다는 ‘이미지에 함축된 사유’을 읽어내는 책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운동-이미지』서문에서 들뢰즈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 영화의 위대한 작가들은 화가나 건축가, 음악가들뿐 아니라 사상가들에 비견될만하였다. 그들은 개념 대신 운동-이미지와 시간-이미지를 가지고 사유한다.” 들뢰즈는 영화작가는 전-언어적인 이미지를 질료로 해서 전-기표적인 기호를 창안하는 방식으로 사유를 하는 사람들이고, 자신은 철학자로서 그 창조 행위 속에 함축된 사유를 ‘개념’으로 번역하거나 그 사유의 새로움에 걸맞은 새로운 개념을 창안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구조주의 언어학이나 정신분석학처럼 그 이미지와 기호를 ‘기표’의 논리로 환원해서는 그 사유의 새로움이 포착될 수 없다는 것이 『시네마』를 통해 들뢰즈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 중의 하나입니다.  

 


Q5. 강독강좌는 일반강좌와 조금 다른 느낌이 있는데요, 영화를 전공으로 하거나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무리 없이 강의를 들을 수 있을까요? 선생님께서 이번강좌를 어떻게 진행하실지 궁금합니다.  

 

A5. 제 경험으로는『시네마』는 영화 전공자인가 아닌가, 언급하는 영화를 보았는가 아닌가에 따라 그 읽기의 어려움에 큰 차이가 나는 책은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어떤 영화를 보았더니 들뢰즈의 말이 더 이해가 가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마치 들뢰즈의 눈에는 보이는데 내 눈에는 보이지 않은 ‘매직아이’ 게임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답답하고 당황스러운 순간들이 있을 겁니다.

이번 강독 강좌는『시네마』전체를 관통하는 들뢰즈의 문제의식과 논리 전개 방식의 큰 흐름을 정리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가능한 한 빠른 시간 안에 2권인 『시간-이미지』를 연속해서 읽어나갈 계획입니다. 강독강좌인 만큼, 나는 해설 강의를 하는 강사라기보다는 먼저 읽고 고생한 사람으로서 그 큰 흐름의 방향을 놓치지 않게 도와주는 안내자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오리엔테이션을 겸한 1강에서만 제가 발제 및 강의를 하고, 2강에서 6강까지는 수강생들이 분담해서 발제를 하게 됩니다. 영화는 큰 흐름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작품을 선별해서 추천할 생각입니다. 매회 해당 분량을 읽고, 발제를 하고, 영화를 보시고 오실 수 있는 조건과 의욕이 있으신 분들과 함께 이번 『시네마』읽기를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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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일: 2019.7.11.-8.22.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총 6강(12만원)

◆장소: 수유너머104 2층 대강의실

◆입금계좌: 신한 110-477-295184(양정진)

◆강좌문의: 010-8911-9830(김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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