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세미나자료 :: 기획세미나의 발제ㆍ후기 게시판입니다. 첨부파일보다 텍스트로 올려주세요!


설 연휴와 함께 밀어닥친 폭풍더미 같은 회사일에 이렇게 늦은 후기를 (좀 뻔뻔하게), 올려봅니다. 후기의 형식은 자유로운 것으로 알고 있어 저의 이런저런 잡담을 적어봅니다.

니체를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즐거운 것은, 니체의 글이 나 자신의 생각과 삶의 태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어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니체 생각을 읽고 그것을 어떻게 해석해서 나의 양분으로 삼을 것인지에는 정답이 없는 것이기에, 성의 있게 읽고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 만으로도 세미나에서 큰 활력을 얻어갈 수 있었지요.

그런 의미에서 <들뢰즈의 니체>는 저에게 참으로 어렵고 당황스러운 텍스트였습니다. 니체를 읽되 들뢰즈라는 아주 커다란 철학자의 눈으로 이해한 니체를 읽는 것이므로 어느정도 정답도 있을 것 같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책을 읽어낸 나의 노력이 참으로 아깝고 안타깝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 제대로 이해해 보고 싶었고 이런저런 참고서적도 뒤적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정작 발제와 세미나가 끝나고는 참으로 진하고 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치열한 이야기들이 오갔고 많은 양의 텍스트를 읽어 제 나름대로 어느정도의 이해가 서 있는 상태에서 발제를 했다는 자신감도 있었지만 저는 뭐가 뭔지 모르겠는 상태로 세미나 시간이 끝났던 것이지요. 당황스럽기도 하고, 이대로 다음 책을 읽어도 되는건지 조금 식어버린 마음이 들기도 했어요.

지난주 어느날 정신없는 오전이 끝나고 제가 참 좋아하는 선배이자 동료와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말이 점심식사지 그날 참 게걸스럽게 먹었지요. 이래저래 서로 지칠법한 매일이었으니까요. 문득 선배가 저에게 '니체 세미나에는 어떤 사람들이 오냐, 무슨 이야기를 하냐'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이래저래 군색한 대답을 이어가다가 저는 문득 지난 세미나 시간에 이야기 나누었던 '영원회귀' 개념이 떠올랐습니다. "어린 사람부터 나이 많은 사람까지 다양하게 모여 몇번을 다시 살아도 이 선택을 할 것인지를 묻는 이야기를 한다"고 대답을 마쳤습니다. 저는 지금도 스스로가 그렇게 살고 있는지 슬쩍 되물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니체 덕분에요.

왠지 다시 니체의 글을 찬찬히, 즐겁게 읽어나갈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3월부터는 세미나에 참여할 수 없게 되어 아쉬운 마음이지만 남은 2월, 무엇이든 가득한 마음으로 함께 니체의 글을 읽어나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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