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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 종교적인 것

(45) 인간의 영혼에 관한 탐구. 이것은 ‘위대한 수렵’을 하는 친구에게 예정되어 있는 수렵장이다. 그러나 거대한 숲에서 함께 사냥감을 쫓을 몰이꾼도, 사냥개도 구하기 쉽지 않다. 고통에 찬 혼란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드넓은 하늘이 필요하지만 이를 누가 대신 찾아주겠는가. 결국 사람들은 스스로 모든 것을 해야만 한다 : 할 일이 많다. 그러나 진리에 대한 사랑은 그 보답을 하늘에서와 이미 지상에서도 얻게 된다. 

 

(47) 종교적 신경증 (종교적인 것)은 고독, 단식, 성적 금욕이라는 세 가지 위험한 섭생 규정과 연결되어 있다. (46) 그리스도교적 신앙은 모든 자유와 긍지, 모든 정신의 자기 확실성을 바치는 희생이다. 동시에 이는 노예가 되는 것이며 자기 조소이자 자기 훼손이다.

*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것은, 금욕이 무조건 문제시되는 것이 아니다. 자기의 욕망을 극대화하는 자기 배려의 금욕이 아닌, 자기의 욕망을 거세하는 자기 파괴의 금욕이기에 문제이다. 니체는 금욕을 강자의 필수덕목으로 치기도 한다.

 

(48) (르네스트 르낭) “종교란 정상적인 인간이 만든 산물이며, 인간이 더욱 종교적일수록, 무한한 운명을 확신할수록, 더욱 더 진실해진다”. 이 문장은 내 귀와 습관에 매우 반대되는 것이었기에, 그것을 처음 발견했을 때 나는 분노했다. (하지만) 마지막 분노에 이르러 나는 거꾸로 뒤집힌 진리를 담은 이 문장이 심지어는 좋아지기까지 했다. 

*계보학적 사유: 옳은지 그른지를 묻는 게 아니라 왜 그것이 발생하여 존속해왔는지를 묻는다. ‘무엇이 맞냐’ 대신 ‘그것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51) 가장 강력한 인간은 자기 억제와 부자유의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인 성자(聖者) 앞에서 경건하게 머리를 숙인다: 왜? 억제를 통해 자신을 시험하고자 했던 탁월한 힘을, 의지의 강함을 느꼈기 때문에. 그들을 성자 앞에 머물게 한 것은 ‘힘에의 의지’ 였다.

 

(55) 종교적 잔인함의 세 가지 디딤판

1) 선사 시대: 신을 위해 인간을 바친다

2) 도덕의 시대: 신을 위해 인간의 가장 강한 본능, 인간의 ‘자연’을 바친다 (ex-금욕)

3) 현대: 조화(調和), 미래의 행복과 정의를 위해 모든 희망과 믿음을 희생한다. 신 자체를 희생으로 바치고 어리석음, 중력, 허무를 숭배한다.

 

(56) 염세주의를 밑바닥까지 생각해보면 다시 반대되는 이상에 눈을 뜨게 될 것이다 : 가장 대담하고 생명력 넘치며 세계를 긍정하는 인간의 이상에. 이와 같이 선과 악의 저편에 있는 사람은  과거와 현재를 화합하는 법 뿐만 아니라 과거에 그렇게 존재했고, 현재도 그렇게 존재하는 방식대로 그것을 다시 갖고자 한다. 인생이라는 연극에 대해 영원을 넘어 지치지 않고 다시 한번da capo를 외치면서 말이다 : 그에게는 항상 다시 자신이 필요하며, 필요하게끔 만들기 때문이다. 

 

(57) 정신의 눈으로 예리함과 통찰력을 단련해온 모든 것은 자신을 훈련시키기 위한 계기에 불과하고, 하나의 놀이, 어린아이 같은 자들을 위한 그 무엇에 불과할 뿐이다. ‘신’, ‘죄’와 같이 장엄한 개념들은 노인에게 어린아이의 놀이도구나 고통이 그렇게 보이듯이 언젠가는 우리에게 중요치 않은 것처럼 보이게 될 것이다. - 그러나 ‘노인’에게는 다시 놀이 도구와는 다른 고통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 변함없이 여전히 어린아이이며, 영원한 어린아이인 것이다!

*통찰력을 단련하며 나를 훈련하는 것은 하나의 놀이에 불과할지라도 필요하다. 진리는 중요하지 않지만, 중요하다. 절대진리로 여겨서는 안되지만 진리에 대한 사랑은 필요하다. 

 

(58) 종교가 필요한 이유: 양심에 거리낌 없는 한가함, 혈통상의 한가함. 

부지런함은 종교적인 본능을 해체시켜버렸다. 종교와 관계 없이 살고 있는, ‘자유사상’을 소유한 사람들. 그들은 참을성 있고 겸손한 진지함으로 그다지 많은 호기심과 불쾌감은 지니지 않고, (종교적 관습에 대한) 찬성과 반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느끼기에는 너무나 떨어져 외부에 살고 있다. 오늘날 중류 계층에 속하는, 특히 근면한 상업과 교통의 대중심지에 살고 있는 독일 프로테스탄트 대부분이 이러한 무관심한 부류에 속한다. 왜소하고 오만한 난쟁이이자 천민인 그, ‘이념’이나 ‘현대적 이념’을 부지런하고 재빠르게 다루는 정신 노동자이자 육체 노동자인 그.

*‘자유사상’을 소유한 사람들: 욜로와 거지방. 일상의 영역을 잠식한 자본주의 논리. 어떤 해결책이 필요할까?

 

(61) (새로운 철학자는) 정치경제적 상황을 이용하는 것처럼, 인류를 육성하는 사업과 교육 사업을 위해 종교를 이용한다. 강자에게 종교란: 지배자와 예속된 자를 공동으로 묶는 유대의 끈. 

고귀한 자에게 종교는 소란스러움을 벗어나 안정을 취하게 하고, 정치적인 모든 작업에 뒤따르는 더러움을 벗어나 순수함을 지키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 종교는 더 높은 정신성의 길을 가도록, 위대한 자기 극복을 시험하는 충분한 자극과 유혹을 제공한다.

평범한 자들에게 종교는 영혼의 천박함과 빈곤함을 미화하며 정당화하도록 한다. 

 

(62) 단, 종교가 철학자의 손 안에 있는 육성과 교육의 수단이 아니라, 그 스스로 절대 권한으로 군림한다면,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궁극적인 목적이고자 한다면, 이는 언제나 비싸고 무서운 대가를 치르게 된다.절대 권한을 가진 종교들은 ‘인간’ 유형을 낮은 단계에 머물게 한 주요 원인이 되었다. 이것들은 몰락해야만 했던 것을 너무 많이 보존해왔다.

결국 인간에게서 하나의 숭고한 기형아를 만들려는 의지가 18세기 동안 유럽을 지배해왔던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닌가? 마침내 왜소해지고 거의 어처구니 없는 종족, 선량하고 병들고 평범한 존재가 육성될 때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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