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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인지 노마디즘1 6장 전반부 발제

한길 2021.10.15 19:19 조회 수 : 29

노마디즘 6장 발제 - 한길

 

1. 기관 없는 신체란 어떤 것인가?

 

알은 하나의 신체지만 아직 어떠한 기관도 갖지 않는, 기관화되지 않는 신체고, 정확하게 ‘기관 없는 신체’입니다. 알의 표면에 어떤 조건이 주어지고 어떤 자극이 주어는지에 따라 상이한 강밀도로 분배되고, 분화가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잠재성’ 차원의 개념을 주목해야 합니다. 들/가에게 잠재성은 가능성과 달리 현실의 일부입니다. 왜냐하면 잠재적인 것은 형태나 형상이 현재적인 어떤 것으로 미리 결정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신체적인 힘의 강밀도가 끊임없이 그 분포를 달리함에 따라서 다른 기관이 되며, 모든 알을 ‘기관 없는 신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요가는 기관 없는 신체의 다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평소와 다른 신체의 힘을 이끌어내고, 각각의 기관은 평소에 하던 일이 아닌 다른 기능을 수행합니다. 즉 습관적인 삶의 패턴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흐름을 만듭니다. 기관으로서 할당된 역할에서 벗어나 질료적 흐름으로 돌아가는 것, 그것을 통해 다른 종류의 ‘기관’이나 형상으로 변형될 잠재적 역량을 획득하는 것입니다. 기관 없는 신체는 ‘목표’가 되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닙니다. 탈기관화된 신체의 표면에 새로운 흐름이 지나가게 하는 것, 그 표면에서 어떤 새로운 일이 발생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2. 잔혹연극과 기관 없는 신체

 

아르토는 ‘잔혹극’이라는 새로운 연극 개념을 통해 이미 존재하는 것을 벗어나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새로운 삶의 양상을 ‘지배’하기를 꿈꿉니다. 이러한 발상은 낡은 습속에서 벗어난 신체, 모든 기관화된 사용에서 벗어난 신체라는 절대적 탈지층화로 나아가게 합니다. 이는 탈지층화의 강도를 절대적 순수, 절대성에 이르기까지 밀고가려는 그의 문제의식 보여줍니다. 아르토에게는 연극이란 언어적인 텍스트에 따라 움직이는 ‘재현’ 행위가 아니라, 그 자체로 신체적인 것이고 물질적인 언어를 통해 작동하는 것입니다. “그 자체로 하나의 이념이 되는 절대적 제스처의 순수물리학”

 

들/가는 기관 없는 신체는 기관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하나로 통합하여 그 기능과 위치를 고정시키는 유기체에 반대하는 점을 강조합니다. 유기화는 하나의 로고스 ‘일자’라고도 불리는 하나의 중심을 통해서 부분들을 통합하고 통일하는 것이고, 그 자리에서 특정한 하나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고정하는 것입니다.

 

“신체는 신체다. 그것은 단일하다. 기관은 필요없다. 신체는 결코 유기체가 아니다. 유기체는 신체의 적이다. 오히려 그것은 구성되고 위치지어져야 할 ‘진정한 기관들’과 더불어 유기체에, 기관들의 유기적 조직에 대립한다”(MP,196 ; I, 167)

 

 

 

3. 기관 없는 신체가 왜 ‘문제’ 인가?

 

기관 없는 신체와 절대적 탈영토화에 대한 들/가의 제안은 실천적이고 현실적인 긍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관 없는 신체가 목표로서 설정될 때, 자칫하면 생성과 창조의 확장이 아니라, 죽음과 공허함으로 귀착될 수 있는 어떤 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들/가는 기관 없는 신체를 ‘죽음’이라는 추상적 관념과 동일시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새로운 강밀도의 분포, 새로운 욕망의 배치를 생산하기 위해 스스로를 탈기관화하고 탈유기체화하는 것입니다. 오히려 어떤 것도 될 수 있는 잠재성 자체를 뜻하며, 고착화 된 것도 갖지 않는 욕망의 흐름 그 자체를 뜻하는 긍정적인 개념입니다.

 

기관 없는 신체가 죽음본능 내지 죽음의 모델로 간주될 위험마저 없다고는 누구도 말할 수 없습니다. 주어진 욕망의 배치에서 벗어난 새로운 욕망의 배치의 긍정적 형태를 갖지 못한다면, 기관 없는 신체를 만드는 것은 모든 기존의 배치에 대한 파괴, 모든 기관 내지 유기체에 대한 부정과 파괴를 지향하는 것으로 나아갈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자기자신의 파멸을 욕망하고 파멸능력을 갖기를 욕망하는 선을 그리며, 욕망은 죽음의 선을 그리게 될 것입니다.

 

4. 어떻게 기관 없는 신체를 만들 것인가?

 

“하나의 국면은 기관 없는 신체를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한 국면은 이 기관 없는 신체를 무언가가 순환하거나 통과하도록 하는 것이다. 동일한 절차들이 두 국면 모두에서 쓰이고 있지만, 그것들은 되풀이되어야 하고 두 번 이루어져야 한다.”(MP, 188 ; I, 159)

 

들/가는 기관 없는 신체의 문제를 두 가지 국면으로 이야기합니다. 첫째 단계는 자신의 신체를 묶고 꿰메어 기관들을 ‘알’과 같은 상태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둘째 단계는 그것에 새로운 욕망을 통과하게 하여 새로운 힘의 분포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첫째가 유기적으로 통합된 이전의 기관들의 뷴포를 부정하는 것이라면, 둘째는 새로운 종류의 기관들을 형성하고 새로운 주체가, 새로운 ‘유기체’가 되는 긍정적인 구성 과정입니다. 기관 없는 신체를 만드는 문제가 기관이 제거된 텅 빈 신체를 만드는 게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텅 빈 신체가 아닌 신체를 만든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신체를 오직 가시적인 형상을 통해서 이해하는 서구적 전통이 충분히 추상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 역설합니다. 반면 도교에서 기라는 개념, 불교에서 공이라는 요소들의 구성물로 세상을 이해한다면, 어떠한 가시적 형상이나 형태로부터 벗어나서 신체를 순수한 질료적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관 없는 신체’에 대한 질문은 사실 인도나 중국에서 이미 훨씬 오래 전에 던져진 바 있으며, 죽음에 이르는 음울한 길이 아닌 다른 종류의 길을 수행자가 발견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기관 없는 신체의 긍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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