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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인지 니체 에세이

지담 2021.03.27 15:06 조회 수 : 28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몇 가지 거짓말

 


 

1. 여느 학생과 다르게 학교로 가지 않던 무렵, 나는 팔십 년의 시간과 마주하고 있다.

2. 이제 삼 년 정도 줄었다.

3. 그만큼 살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4. 오히려 그보다 오래 살 것이라 생각한다.

5. 어떤 답에 대한 재촉이 뒤척인다.

6. 사회는 학교 밖이었다.

7. 그 이상의 시선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걱정이 옅었다.

8. 얼마 지나지 않아 답의 필요성을 내던진다.

9. 선배 부모님의 도서관에서 일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10. 물론 그전에 답을 요구받은 적이 있다(그러한 걱정을 가장 크게 할 사람이 누구겠는가).

11. 학교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는 핑계로 대답을 미루었다(아직 답하지 않았다).

12. 그러나 필요성이 돌아오고, 나는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13. 그 일 자체가 경험 이상일 수 없음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14. 지금 생각해보면, 어떤 경험 없이 그러한 답을 내리겠다는 것도 오만이다.

15. 그리고 선생님이 묻는다.

16. “고통스러울 때 웃을 수 있어?”

17. 칠월의 태양 아래 나는 열여섯이다.

18. “숨이 턱밑으로 차올라? 악을 써. 한 발 더 내딛어. 그때 웃을 수 있으면 뭘 해도 될 거여.”

19. 농구 동아리는 그의 말대로 웃는다, 오르막길을 뛰면서.

20. 웃는 사진을 보여주며 그가 말한다. “그려, 할 수 있잖여.”

21. 그가 니체를 읽었는지 모르겠다.

22. 그의 말에는 확신이 가득하다. 스스로 그렇게 살았기 때문이다.

23. 그리고 그의 삶이 나에게 영향을 주었다고 감히 말해본다(그렇다고 그처럼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24. 한 번 뱉은 말은 지키자는 태도가 강박적으로 굳은 것 같다.

25. 매해, 매달, 매일 바뀔 수 있는 것을 성급하게 표명하고 싶지 않다.

26. 때문에 나의 미래에 대해 말하는 것이 즐겁지 않다.

27. 그럼에도 이 생각을 왜 계속하는가.

28. ‘어떻게 살 것인가’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로, 다시 ‘왜 살아야 하는가’로 이어졌다.

29. 삶의 목적을 찾으려 한 것이 아니다.

30. (4.의 생각 아래) 긴 삶을 무엇으로 채우면 재미있게 살 수 있을까?

31. 나는 미래의 불확실성에서 오는 기대를 찾는다.

32. 아직 읽지 못한 책에 어떤 문장이 있는지 모른다는 것, 오늘 밤 스포츠 경기에서 어느 팀이 이길지 모른다는 것.

33. 이것의 범위는 사소한 것부터 거대한 것까지 다양할 것이다.

34. 이러한 이유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도 해결해주는 듯 보인다.

35. 그러나 그 속에 내가 있는가?

36. 십 년 뒤의 나는 어떤 모습인가?

37. 삼십 년 뒤의 나는…

38. 지금처럼 살 수 있지 않을 것이다.

39. 그리고 그것은 내가 밥을 어떻게 벌어먹고 살 것인가의 막연함과 겹쳐 있다(27.의 이유기도 하다).

40. 이 혼동 속에서 나는 질문과 답이 어긋나는 것을 보고 있다.

41. 2.의 시간 동안 태도를 물으면 직업으로 답한 것이다(사실 ‘직업’은 아닌데 마땅한 단어를 찾지 못했다).

42. 물론 직업에 대한 생각도 중요하지만, 여기서 더 다룰 만한 것은 아니다(1.의 시기에서 나를 가장 괴롭혔던 생각이었기 때문에 혼동이 일어났을 것이다).

43. 니체의 삶의 태도는 당장 실행해야 하는 것이지, 미래를 위해 남겨둘 것이 아니다.

44. 그러나 니체가 말하는 대로 바로 살 것이냐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다.

45. 적절한 답을 찾지는 못했는데, 일단 청개구리 심보가 두터워져 있다고 말해야겠다.

46. 그러한 심보 뒤에서 내가 하고 있는 것은 어떤 걱정이나 망설임을 제거하는 일이다.

47. 꽤 추상적으로 느껴지는 니체의 강자를 구체화하는 일도 있다.

48. 예를 들어 이러한 걱정이다. ‘16.의 웃음이 광기의 웃음으로 보이지 않을까? 스스로 보기에도 말이다.’

49. 또한 ‘고통의 한계에서 웃어야 하는데 조금의 고통이라도 느껴질 때마다 웃었던 것은 아닐까?’

50. ‘니체의 강자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51. 한마디로 나에 대한 확신을 다져가는 것이다.

52. (그리고 혹시 오해할까 싶어 말하는데, 나에게 있어 니체의 강자는 하나의 본보기일 뿐 교리가 아니다.)

53. 그러한 생각을 통해 얻는 것을 말로 꺼내는 일은 없을 것이다. 행동으로 우러나와야 한다.

54. 내가 그것을 말한다면, 더 이상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55. 여기 쓰인 글 역시 마찬가지다.

56. 나는 변화되었다.

57. 40.을 알 수 있던 것도 변화 때문이다.

58. 그래서 나는 여기 쓰인 모든 것을 거짓으로 밀어 넣는다.

59. “실로 도대체 무엇이 ‘참’과 ‘거짓’이라는 본질적인 대립이 있다고 우리가 가정하도록 강요하는가?”(「제2장 자유정신」 34절)

60. 참에의 의지가 거짓을 기반으로 솟아오른다.

61. 또 다른 참을 얻는다.

62. 그 참이 이전의 참과 어떤 연관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연관이 있기는 할까?

63. 그러나 나는 내가 밀어 넣은 것 중에서 다시 참이 될 수 있는 것을 건져 올리고, 여러 참을 가진다.

64. 60.부터 63.은 곧 일어날 일이다.

65. 그리고 누군가는 “거짓으로 밀어 넣는다”는 문장 역시 거짓일 수 있음을 알아챘을 것이다.

66. 그리고 나는 거짓만 말했으므로 두발 벋고 잘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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