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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_발제] 권력의지2권_2장 도덕에 대한 비판

글뤼바인 2020.06.10 11:41 조회 수 : 232

니체 『권력의지』 제2권 제2장 도덕에 대한 비판

 

니체의 사유바위.png

[질스마리아의 니체바위(사진:글뤼바인)]

 

1. 도덕적 가치평가의 기준

# 253 우리가 종교를 부정하고 과학적 사고를 한 이후에 선택한 것은 칸트적 해법이거나 헤겔적 해법이다. 그러나 그로부터 얻은 결론은, 1) 신은 우리 인간이 절대로 알 수 없는 존재이며, 당연히 인간에 의해 증명되지 못한다는 인식, 그리고 2) 신은 증명될 수 있지만, 생성 과정에 있는 그 무엇으로서만 증명되며, 이상을 추구하려는 우리의 충동이 증명하듯이 우리 인간도 신의 일부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해법은 이상(Ideal) 그 자체를 표적으로 겨눈 것이 아니며, 오직 이상과 관련된 부수적인 문제들, 즉 이상이 아직 실현되지 않은 이유를 규명한 것에 불과하다.

# 254 도덕적인 가치판단과 도덕적인 선악의 목록은 왜 존재하는가? 도덕의 존재 가치는 삶에 있다. 삶이란 힘에의 의지이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행하는 도덕적 가치판단은 일종의 해석(Auslegung)이다. 해석은 생리적 상태에 불과하며, 판단의 정신적 수준을 보여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그 해석의 주체는 우리의 욕망(성향, 기호)일 뿐이다.

# 255 모든 미덕(Tugend)는 생리적 상태이다.

# 256 도덕(Moral)은 가치판단의 체계(System)로서, 생명체의 기본조건과 관련된 것이다.

# 257 예부터 사람들은 열매를 보면 도덕을 알 수 있다고 말했지만, 나는, “도덕은 열매요, 그것을 보면 그것이 자란 토양을 알 수 있다”라고 말한다.

# 258 도덕적 현상이란 존재하지 아니하며, 단지 그러한 현상을 도덕적으로 해석한 것일 뿐이다. 그러한 해석의 기원은 도덕 밖에 있다.

# 259 가치판단에는 어떤 목적이 작용한다. 개인, 공동체, 종족, 국가, 믿음, 문화 등을 “보존(Erhaltung)하려는 의지가 그것이다. 이러한 목적성을 잠시 망각하면, 인간은 언제든지 모순된 가치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 모순가득한 피조물은 본질적으로 위대한 인식(Erkenntniss)의 툴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수많은 찬/반의 감정을 가지고 있고, 정의(Gerechtigkeit)를 향해, 선과 악 그 너머로 스스로를 고양시킬 수 있는 존재이다. 따라서 가장 현명한 자는 모순의 끝판왕(?)으로서, 모든 유형의 인간에게 동일한 감각기관(잣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내부에 존재하는 거대한 관계들 -나아가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고도의 우연성에 대해서도- 주목하는 그런 사람일 것이다. 일종의 태양계의 움직임이랄까. 

# 260 우리가 알고 있는 도덕적 가치의 목록들은, 몇몇 한정된 집단의 생존을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이 누리는 풍요, 현대인들의 생존조건은 더 이상 어떤 고통도, 투쟁도 수반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스스로 도덕적 가치를 설정하려는 시도(versuchende Moral)가 필요하다.

# 261 이타성과 보편타당성이 도덕행위의 기준이라는 생각은 탁상머리 도덕에 불과하다. 실제로 다양한 민족들을 연구해 보면, 생존 조건에 부합하는 것이 도덕이요, ‘몰락을 초래하는 것’(죽음을 가져오는 것)이 곧 비도덕이었다. 새로 형성된 (국가) 공동체들에는 몇몇 유효한 도덕들, 이를테면 도둑질 하지 말라는 식의 도덕만이 남게 되었다. 공익적 감정이 필요하지 않던 이를테면 그리스 시대에나, 영혼의 구원이라든가 최대행복이라는 말이 유효할 수 있었다.

# 262 조건부 도덕은 반박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거짓 도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 263 도덕을 관찰하고 보여 주는 것이 나의 과제이며, 아직까지 그 어떤 철학도 이 일을 해내지 못했다.

# 264 인간은 자기 자신의 내면세계에 대해 기만적이다.

# 265 사람들은 도덕적 판단의 전환(Umdrehungen), 선과 악이 수차례 전환되었음을 알지 못한다. 나는 이러한 변동을 "윤리의 윤리성"(Sittlichkeit der Sitte)이라고 부른 바 있다.

# 266 도덕은 비도덕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그럼에도 도덕이 삶에 유용한 것은,

1) [권력의지의 ‘도구’(Werkzeug)인 자들에게] 공동체를 유지하고 단합하게 하는 수단.

2) [평범한 중간자들에게] 내적 욕망에 따른 위험을 완화시키는 수단.

3) [고통받는 자들에게] 슬픔과 비통함에 저항하는 수단

4) [낮은 자들에게] 강자들의 폭발에 대응하는 수단

# 267 옳고 그르다는 말을, 옳은 일은 하되 누구도 위협하지 말라는 말로 좁고 명쾌하게 시민적인 의미(im bürgerlichen Sinne)로 이해하는 것은 괜찮다. 공동체의 존속을 가능하게 하는 범위에서만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훌륭하다.

# 268 건강한 본능이 데카당스를 방어하는 정도의 도덕과, 데카당스를 강화하고 그것을 정당화하고, 아래로 향하도록 하는 도덕은 구분되어야 한다. 전자는 스토아 철학에 가깝고, 후자는 원시 기독교의 도덕과 유사하다.

# 269 도덕적 현상은 수수께끼와도 같다. (도대체) 내 이웃의 행복이 나의 행복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무엇일까? 이런 비상식적인 사상은 개인이 공동의 감정(Gemein-Gefühl)과 공동의 양심(Gemein-Gewissen)을 기반으로 하나의 공동체(Gemeinschaft)를 형성하여야 한다는 데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사상은 특정 방향만 보게 하는 훈련(Übung)이자, 자기자신을 볼 수 없게 만드는 "외눈 의지(Wille zu einer Optik)"이다

# 270 도덕적인 가치만이 자존감을 선사한다는 사상을 나는 ‘도덕적 특이체질’(Moral-Idiosynkrasie)이라고 부른다. 파스칼과 쇼펜하우어가 대표적인 예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1) 사회의 미덕을 풍성하게 만드는 데에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거나 2) 도덕적 가치 외에는 자신의 상태를 설명할 말이 없거나 둘 중 하나이다. 전자는 사회에서 중간 정도에 해당하지만, 후자는 자기 자신을 잘 모르기 때문에, 자기 자신이 도덕적일 때에만 자신을 참아내는 그런 사람들이다.

# 271 도덕적 가치는 고정불변의 것임을 입증하기 위하여 대개 명령법을 사용한다. 그러다 보니 아예 도덕이 내면의 명령인 것처럼 여겨진다. 도덕적 가치는 사회 보존수단이므로, 의심을 불허한다. 비판을 마비시키는 조치로서, 칸트가 대표적이다. 칸트는 도덕을 비판할 생각을 하지 않고, 이를 연구하고 있지 않는가.

# 272 도덕과 비도덕은 관점에 따라 다른 것일 뿐 절대적으로 동질한 것이며, 도덕은 비도덕적인 목적을 가지고 비도덕적인 수단에 의해서만 발전한다. 비도덕적인 것이 오히려 경제학에서는 우월한 가치일 수 있다. 반대로 생명력의 충만은 비도덕성이 발전할 때 더 큰 발전을 가져오기도 한다.

# 273 (비유 Gleichnisse) 병리학자는 실제 환자의 질환에 대해서 환자만큼 관심이 있을 리 없다. 그런데 자신이 환자이면서 동시에 병리학자라면 그 질환을 퇴치하기 위해서 얼마나 큰 노력을 할 것인가. 우리가 바로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질병(도덕)을 퇴치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2. 무리

# 274 도덕은 누구의 의지인가? 도덕적 가치에 작용하는 세 가지 힘은 다음과 같다. 1) 강하고 독립적인 자들을 누르는 무리 본능 2) 훌륭한 체질을 타고난 자들을 누르는 고통받는 자들의 본능 3) 예외적인 존재들을 누르는 평범한 자들의 본능.

# 275 도덕적 가치란, ‘자기 희생’과 ‘자기 부정’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모든 사람은 타인을 위해 존재한다(Jede Mensch als Objekt für Andere)는 믿음이나, 평등의 문제가 그러하다. 삶과 행복을 무시하는 태도도 그러하다. 그렇다면 도적 가치를 명령하는 자는 누구인가. 위대하고 완벽한 존재만이 인간에게 그러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그 권위가 바로 ‘신’이다. 인간은 무조건적인 구속력을 갖는 최종심급이자 정언명령자로서 신을 필요로 했고, 최고의 논리를 가진 존재로서 통합의 형이상학(Einheit-Metaphysik)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신을 대체할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무리본능이다. 무리본능이 당신에게 무엇인가를 하라고 명령하는 것이다. 무리 본능은 분리된 개인을 싫어하며, 개인의 증오감정을 그 분리된 개인에게 투영한다.

# 276 유럽은 무리본능을 토대로 형성된 사회이기 때문에 예외적인 자들에게 자기비하를 조장한다. 이러한 고통은 오히려 강자들에게는 미덕이다. 무리 안에 있는 평균적인 사람들은 괴로울 일이 없다. 반대로 무리에게 위협적인 인물일수록 비판의 대상이 되기 쉽다.

# 277 무리 안에서는 정직이 최고의 도덕이다. 당신은 언제나 투명하고 지속적으로 자신을 표현해야 한다. 스스로 변할 수 있는 존재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 가장하는 능력은 무리에게는 악덕이다. 무리 안에서 교육(길들임)의 목표는 인간 본질에 대한 믿음(인간은 정직하다는 믿음)을 형성하는 데에 있다. 그러고 나서 교육은 인간에게 정직할 것을 강요한다.

# 278 무리 안에서 정직을 요구하는 것은 결국 서로에 대한 불신을 전제조건으로 한다. 불신이라는 심리적 요인이 정직이라는 도덕적 가치를 낳는 것이다.

# 279 무리의 미덕, 즉 신뢰, 숭배, 진리, 공감, 공명정대함, 정의로움, 관용에 대한 비판

# 280 무리 본능은 중간에 있는 것을 가장 고귀하고 소중하게 여기며, 위계에 반대한다. 그리고 무리는 예외적인 사람을 우두머리로 만들어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도록 만든다.

# 281 미덕에 찬 사람들에게 주는 나의 대답은 이것이다. 우리는 서로를 해치지 않기 위해서, 일부 행동을 금지하고 있으며 그것은 상대하는 자들-가령 당신처럼- 충분히 존경할 만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이들도 그런 사람들로 양육하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신의 뜻에 딱맞는 급진주의라고 부를 수도 있고, 각자의 행동 안에서 신념, 핵심, 열정 따위를 찾고 그것으로부터 인간의 존재가치를 판단하며, 신념/핵심/열정 같은 것들이야말로 인간의 전제조건으로서 최고의 명예를 가지고 존경해야만 할 것들이라고 생각하는, 일종의 박약상태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 우리는 영리하며, 우리 자신에게 스스로 법령을 선사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으로써 윤리적인(sittlich) 것이다. (..) 그럼에도 "공동정신"이 우리의 주인이 되었다: 그것이 곧 윤리(Sittlichkeit)의 개념이라는 사실을 알겠는가. 

# 282 무리 동물의 나약함은 데카당의 나약함과 유사하다. 무리 동물이 스스로 주도권을 행사하지 못하여 지도자를 둔다는 사실을 잘 이용하고 있는 것이 바로 성직자이다. 국가는 정교하지도 비밀스럽지도 않지만, 성직자는 양심을 지휘하는 기술로 국가의 통제를 벗어난 인간들을 질병에 감염시킨다.

# 283 평균적인 사람들은 지배를 추구하고 회의하며 철학하는(기계적이고 자동적인 본능에 맞서는)자들, 즉 육체적, 정신적으로 특권을 누리는 사람들을 증오한다.

# 284 우리는 사회적 잣대를 따르는 것을 선한 자질이라고 받아들인다. 그런데 무리가 가진 자질과 정반대의 자질을 갖고 있는 자들이 그들의 지도자가 된다.

# 285 선하고 자비로운 사람을 편안하게 느끼는 것은 안전이나 동질성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개인적 감정에 불과하다. 도덕이란, 편안함을 추구하는 인간들의 개인적 성향을 아름답게 포장한 말에 불과하다.

# 286 이타적인 행위에서 위험과 파멸을 볼 때, 당신은 무리에 속하는 사람이 아니다.

# 287 나의 철학은 개인주의적인 도덕을 확립하는 것이 아니라, 위계(Rangordnung)를 확립하는 것이다. 군중의 우두머리는 군중들과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다. 독립적인 자들과 야수들도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다.

 

3. 도덕에 관한 일반적 관찰

# 288 자유의지 이론은 인간이 자부심을 표현하는 한 방법이다. 이는 세상에 인간이 의식적으로 의도하지 않은 것은 없다는 엉터리 가설에 불과하다. 도덕철학자들은 인간의 가치는 도덕에 있기 때문에 인간 스스로 의도한 것에만 인간은 책임을 진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인간 행동의 1차적 원인(causa prima)은 자유의지이며, 자유의지가 없으면 인간은 무책임해지고, 비도덕적이며, 선악의 판단을 기계적으로 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 289 그러나 인간의 의지나 의식은 언제나 불완전하고 병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의식을 통해 인간의 완전성을 추구한다는 것은 하나의 자기모순이다.

# 290 신을 정당화하는 도덕적 가설들은, "죄(또는 원죄 Schuld)라는 개념을 존재의 근원과 무관한 지점에서 도출해 내고, 처벌(Strafe)이라는 개념을 교육적이고 이로운, 선한 신의 행위로 여긴다.

# 291 공리주의자들은 행위의 결과에서 행위의 가치를 판단한다. 행위의 기원을 아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만큼이나 결과의 가치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 우리는 행위 그 자체의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 개별 행위에는 그 행위에 수반되는 주관적 상태가 있기 때문이다.

# 292 행위를 사람으로부터 분리하여, 그 행위 자체에 선과 악이 있다고 믿는 것은 도덕을 탈자연화(Entnatürlichung)한 것이다. 따라서 자연을 재확립(Wiederherstellung)하는 것이 필요하다. 누가 그 행위를 했는가 하는 물음이 중요하다. 범죄가 특권이 될 수도 있고 오명이 될 수 도 있는바, 그 행위를 해석하는 것은 오로지 심판자의 자기 취향(Selbstsucht)이다.

# 293 세상에 그 자체로 비난받아야 할 행위란 없다. 누군가 비난받을 행위를 했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속한 세상이 비난받아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부분을 배제한다는 것은 전체를 배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체를 비난하는 마음은 전체를 긍정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만약에 생성이 하나의 고리라면, 그 고리의 부분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은 서로 똑같은 가치를 지니며 영원하고 필요하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자신의 생존을 통해서 긍정의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 294 양심은 주관적인 가치감정에 불과하다. 양심이 비난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 행동이 오랫동안 비난받아 왔기 때문에 그에 대한 모방으로서 비난을 하는 것이지 양심이 하는 일은 아니다. 양심은 어떠한 행위가 초래하는 결과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에 불과하다.

# 295 우리는 그동안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성을 나쁜 양심으로 치부하여 왔다. 이제는 부자연스러운 것들, 가령 내세를 추구하는 마음들을 나쁜 양심으로 치부하는 시도를 해 보아야 한다.

# 296 심리학이 저지른 중대 과오는 1) 좌절과 불행을 죄책감과 연결시킨 것, 2) 강한 욕망을 죄스러운 것으로 낙인찍은 것, 3) 소심한 행위를 바람직한 것으로 가르친 것, 4) 이타심이나 희생을 인간의 위대함이라고 재해석한 것, 5) 사랑은 풍성한 인격의 상호 교환이어야 함에도, 순종을 의미하는 것으로 왜곡한 것, 6) 삶을 하나의 처벌로 치부한 것. 심리학은 모두 예방심리학이고, 두려움의 바리케이트이다.

# 297 도덕은 자연경시의 잔재이다.

# 298 예술, 지식, 도덕은 그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되고 하나의 수단이어야 한다. 예술, 지식, 도덕은 생명을 고양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생명에 반대되는 신과 연결시켜 왔다.

# 299 도덕적 자연주의는 도덕에서 자연적인 요소들을 제거함으로써 도덕을 이상화(Idealisierung)하려는 시도이다. 나의 과제는 자연으로부터 벗어나버린 도덕적 가치들에게 진정한 본질, 즉 자연스러운 비도덕성을 다시 찾아주는 것이다.

# 300 도덕 안에서 이단, 즉 이교 사상, 주인 도덕, 비르투가 말살되고 억압되었다.

# 301 인류가 도덕으로 인해 입은 정신적 피해, 그것이 나의 과제이다.

# 302 인간은 이 지구에 인간이 사라진다 해도 경탄할 수 있는 그런 철학자가 되어야 한다.

# 303 지구상의 생명(인간)은 하나의 순간이고 사건이고, 하나의 예외이며, 지구의 본질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그 무엇이다. 이 모든 것이 하나의 현상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칸트는,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인간(der Mensch trotzalledem)”이라고 하였다.

 

4. 어떻게 미덕이 지배하게 되었는가?

# 304 이하에서는 미덕의 정치학, 말하자면 미덕이 세상을 지배하게 된 과정을 다루고자 한다. 미덕이 지배하는 세상을 원한다면, 인간이 덕이 높은 존재가 되려는 희망을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밝히고자 한다.

# 305 미덕 자체로는 세상을 지배할 수 없다. 미덕은 권력을 부정하고, 권력의지를 포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 306 도덕의 승리는 비도덕적인 수단에 의해서 쟁취된다.

# 307 명성이 생겨나는 과정을 안다면, 미덕이 누리는 명성도 의심하여야 한다.

# 308 도덕은 그 자체, 비도덕성의 한 형태이다.

# 309 비도덕적인 것을 폐지함으로써 마음의 평정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오히려 비도덕적인 것을 발견할 때, 비로소 마음의 평정을 찾는다.

# 310 새로운 미덕이 권력을 잡기까지, 관심의 환기, 중상, 찬미, 지지자의 희생, 상징 동원의 과정을 밟는다. 그렇게 권력을 잡은 미덕은, 강제수단이 되고, 통치의 수단이 되고, 에티켓으로 자리잡는다.

# 311 미덕이 권력을 잡기 위해서는 정당이 권력을 잡는 것과 동일한 수단이 동원된다. 그리고 그 절차는 세례를 다시 받는 것과도 같다.

# 312 잔인성은 비극적인 동정으로, 남녀 간의 사랑은 열정을 추구하는 마음으로, 예속적인 속성은 기독교의 순종으로, 비열함은 겸손으로 둔갑하였다.

# 313 행실을 바르게 하여야 하는 적극적인 이유들을 대는 사람, 존경스러운 사람으로 남아야 하는 부정적인 이유들을 대는 사람, 그런 사람을 의심해야 한다.

# 314 우리가 품고 있는 가장 신성한 확신, 즉 최고의 가치들과 관련해 우리의 마음 속에 영원히 자리 잡고 있는 확신은 바로 우리의 근육에서 나오는 판단(Urteil unserer Muskeln)이다.

# 315 어떤 종족과 계급이 그 자체가 미덕이 되길 원한다면, 개인을 희생하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한 가지 종류의 도덕을 추구하려는 의지는 그 도덕에 부합하는 종이 다른 종들을 지배하는 폭정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지배적인 종을 위한 파괴 또는 평준화인 것이다. 평등이 바로 그러하다.

# 316 모든 제도는 도덕의 파생물이다. 결혼, 노동, 소명, 애국심, 가족, 질서, 권리 등이 그러하다.

# 317 미덕은 그것을 전도하려는 사람들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 가령 결혼은 그로 인해 결합된 사람들의 가치만큼 가치가 나가야 한다. 그럼에도 대체로 결혼은 비참하고 품위 없는 것이 된다. 내가 미덕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1) 자신을 인정해 줄 것을 고집하지 않는 것 2) 미덕 외에 다른 무엇인가도 존재할 것임을 전제하는 것, 3) 미덕의 결여에 힘들어하지 않고, 미덕의 결여를 오히려 미덕을 두드러져 보이게 하는 것으로 인정하는 것, 4) 미덕을 선전하지 않는 것, 5) 미덕은 개인적인 것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에게도 심판관의 자리를 허용하지 않는 것, 6) 일반적으로 금지된 그것을 하는 것. 7) 내가 미덕이라고 인정하는 것은 르네상스 스타일의 미덕, 즉 모든 도덕적 의견으로부터 자유로운 비르투이다.

# 318 미덕은 자신을 이용하고 자신을 희생시키는 것이다. 도덕적이기만 한 사람들은 하찮은 부류이다. 뛰어난 사람들, 권력의 크기를 느끼려는 본능을 가진 사람들은 미덕만을 고집하는 데에서는 만족을 얻지 못한다.

# 319 도덕적인 인간은 낮은 종에 속한다. 우리가 선한 인간에게 기대하는 자질과 성격은 우리자신으로부터 투영되어 나오는 그런 행복감, 그것을 추구하는 것이다.

# 320 도덕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우리가 다른 점은, 인간의 수수께끼 같은 본성과 모순, 더욱 깊고 더욱 고통스러운, 더욱 의심스러운 인간의 지혜를 본다는 점이다.

# 321 미덕을 가벼이 여기는 자는 종국적으로 미덕을 비웃게 된다. 그런 사람들은 미덕을 이루고 나면 그 너머인, 악의 세계로 도약하게 된다.

# 322 악덕은 더 무서운 악과 결합함으로써 그 악을 유지한다 .

# 323 미덕의 후원자들, 재산에 대한 욕망, 권력에 대한 욕망 덕에 미덕은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다.

# 324 미덕은 이제 사라졌다. 미덕의 매력도 사라졌다. 미덕은 지금까지 한 번도 되어 보지 못했던 것, 즉 악덕이 되었다.

# 325 미덕은 가장 비싼 악덕이다.

# 326 미덕은 스스로 생성되어야 하고, 우리의 존재와 성장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어야 한다.

# 327 미덕을 버릴 수 있는 정도가 곧 그 사람이 가진 힘의 척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치심을 버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 328 결론적으로 우리는 미덕으로부터 험악한 표정과 장막을 걷어냈다. 또 미덕을 군중의 집요함으로부터 해방시켰다. 우리는 미덕으로부터 터무니없는 엄격성과 공허한 표현들을 제거했다.

# 329 그래서 내가 미덕에 피해를 입혔는가. 군주들은 총을 맞고 난 뒤에야 권좌에 다시 확실히 앉을 수 있다. 내가 한 것이 바로 그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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