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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지난 세미나 시작 때, 제가 노트에 적었던 글귀를 (부끄럽지만) 공유하고 싶습니다.

"오늘은 귀와 마음을 열고, 입은 닫고. 많이 듣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느끼고. 그리고 적게 말하기"

전 세미나에서 제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다른 분들의 의견과 느낌을 잘 듣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말하기보다는 듣기에 집중하려고 늘 마음을 먹는데, 매번 집에갈 때는 왜 또 말을 많이 했을까 쓸데없이... 그런 후회를 하면서 갑니다. 
부끄럽지만, 이런 내용을 후기에 쓰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먼저, 다음 세미나 시간부터는 더 열심히 잘 듣겠다는 다짐을 하고 싶고,
또! 말씀을 많이 안 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목소리도요!)를 듣고 싶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여러 사람의 생각을 다양하게 공유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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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왜 나는 니체를 읽는가?
니체 공부를 통해서 내 삶을 더 건강하고 쾌활하고 명랑하게 만들어 가고 싶다. 내 삶을 위해 니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싶다.
니체 세미나를 통해서 논쟁하기보다는 내 이해를 심화하고, 내 사유의 결을 곱게 다듬어 가고 싶다.

## 니체를 도식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리고 누구보다 나 스스로에게 손해다.
니체를 이해하기 위해 도식화하는 것은 위험하다. 니체를 오해하거나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은
새로운, 창조적이고 창의적인 해석, 사유, 그에 기초한 다름, 차이의 생성을 막아버리기 때문이다.
니체를 정확하게 설명하기보다는 니체를 나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사유하고 활용하고 싶다.

## 생성은 어떤  목표도 갖지 않는다 = 생성이 무의미, 무가치하다?
니체는 생성, 변화 그 자체를 강조한다. 하지만 생성은 어떠한 목표도 가지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한다.
이는 곧 생성이 '무가치하고 무의미'하다는 것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초월적) 목표, 목적과 의미(가치)를 무조건 연결해서 생각하는 건 오류가 아닐까? 생성도, 삶도 그 자체로 가치 있다. 

니힐리리즘은 세계와 내 삶, 내 존재의 가치를 세계 밖, 세상 밖, 그리고 자신의 존재 밖에서 찾으려는 끊임없는, 그리고 무의미하며 성공할 수 없는
시도의 필연적 결과라고 생각한다. 내 삶의 가치, 내 존재의 의미를 나 아닌 것에서 찾아내려는 시도는 결국 나 자신에게서 멀어지게 만들 뿐이다.
삶과 자신의 존재를 비난하게 만들고, 스스로 무가치한 감정에 빠져들게 하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려면 직면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나에게 아직 그 용기가 부족하다. 하지만 니체 공부를 통해서 조금 더 유쾌하고 용감한 내가 되고 싶다. 나를, 그리고 내 삶을 믿을 용기가 필요하다.)

## 니체는 강자를 옹호하고 약자를 혐오했을까?
니체는 강자, 주권적 개인, 힘에의 의지를 추구하고 쇠퇴하고 소진된 약자를 비판한다.
강자와 약자를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강자를 옹호하고 있다고 '손쉽게' 해석하고 단정할 수 있지만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다.
내 안의 강자와 내 안의 약자를 성찰하는 실마리로 활용하고 싶다. 
니체는 '약자' 라는 어떠한 고정적 존재를 상정하고 그를 혐오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약자성, 무기력, 쇠퇴를 부정하고
'증오와 경멸'이라는 수단을 활용해서 강자의 힘, 생명의 에너지를 소진시켜버리는 약자적 태도를 가진 인간이 범하는 실수를 지적하고 싶은 게 아닐까? 

고통받는 자들은 자신의 고통의 이유, 의미를 찾으려고 몸부림치며 누가 자신에게 그 고통을 가했는지 찾아서 응징을 가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이 스스로 자신을 고통 속에 몰아넣고 그 고통 속에서 빠져나오길 거부하고 있다면?
'가장 감상적인 형태의 이기심'인 이타주의로 무장한 이들이 자신의 힘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 이러한 약자적 태도를 가진 인간들을 더 약하게 
만들고 더 소진되게 만들고 있다면? 그렇기 때문에 동정은 '악덕'이 될 수 있다는 걸 깊이 성찰해봐야 할 것 같다.

## 인간을 동정하는 것이 인간을 사랑하는 유일한, 올바른 방법은 아니다. 
타인을 깊이 사랑하는 사람은 그 사람을 동정할까? 그리고 자기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을 동정할까?
나는 동정, 연민의 가치,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귀한 마음이라고 (여전히) 믿지만
니체를 통해서 동정과 연민의 가치에 대해 다시, 차분하게 생각해보고 있다.
동정이 과연 나를, 그릭고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을 아끼고 사랑하는 올바른 방식일까? 아닐 수도 있다.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삶을 사랑하고 자신이 가진 힘, 능동적 에너지, 가능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고통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고통을 즐길 수 있도록 지지하고 지켜봐주는 게 진짜 사랑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 니체가 '무리 본능'을 비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니체는 '개인 윤리'만을 배타적으로 중시하나?
나는 (아직, 어쩌면 영원히) 정확히 알 수 없다. 나는 니체가 남긴 글을 읽을 수 있을 뿐이고, 그 글도 독일어 원문을 직접 읽을 수 없기 때문에
누군가가 해석한 텍스트를 통해서 접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히는 알 수 없다. 다만 추측하고 해석하고 생각해볼 수 있을 뿐이다. 
그런 과정이 정확한 해석, 이해보다 더 중요하고 나한테 가치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해석한 걸 이야기해보자면) 니체가 무리 본능을 비판하는 이유는 생성이나 변형, 차이를 만들어내는 힘을 부정하고, 현상 유지와 욕망의 평준화를
초래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무리 본능에 이끌리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걸 만들어내려고 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거나 억압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꼭 그것이 '개인 윤리'라고 해석되어야 하는가?는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니체에 대해 아는 게 부족하기 때문에 말하기 어렵지만, 니체는 개인 윤리를 배타적으로 중시했다고 결론을 성급히 내리고 싶지는 않다.

## 나는 니체를 옹호하고 싶은 걸까?
나는 니체를 옹호하고 싶다기보다는 적어도 니체를 성급하게 판단하거나 어떤 틀에 가둬서 내 멋대로 해석하고 그게 니체라고 믿고 싶지 않다.
그런 실수를 이미 너무 많이  범하고 있는 거 같아서 슬프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그런 실수를 줄여나가고 싶다.
때로는 도대체 왜 니체는 이렇게 표현했을까? 이게 무슨 말일까? 이런 생각도 하지만 표현이 주는 느낌이나 이미지에 휘둘리기보다는 
내 나름의 니체 해석을 다양하게 시도해보고 싶다. 왜 그러고 싶은지, 왜 많은 철학자들 중에서 니체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 공부를 계속 하다보면 알 수 있을까?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지금은 니체를 공부하고 싶으니 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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