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4강 후기를 맡은 안수민입니다.
선생님의 강의력 덕분에(!) 그리고 차근차근 논리를 전개하면서도 문학적이고 힘 있는 문장을 현란하게 구사하며 밀당 제대로 하는 맑스 덕분에, 매 강의를 흥미롭게 듣고 있습니다.
배운 것을 정리할 겸 이번 주에 듣고 또 읽은 부분을 짧게 추려보자면, 주요 내용은 아시다시피 화폐가 자본으로 전화(轉化)하는 과정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이전까지 우리가 살펴본, 맑스의 비유에 따라 “천부인권의 진정한 낙원”인 단순한 상품유통과정, 즉 C-M-C 안에서는 이 전화가 이루어지지 않지요. 하지만 기호 상으로 순서만을 바꿨을 뿐인 M-C-M 정식은 전자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유통과정이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처음의 M과 마지막의 M이 같다면 이 유통과정이 존재할 이유가 없으므로, 마지막의 M은 M+잉여가치=M'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M-C-M 정식을 놓고 겉으로 보았을 땐, 잉여가치가 생산될 수 있는 부분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 이 단순해 보이는 정식 안에서 잉여가가 어떻게 형성될 수 있을까요.
여기서 드디어 노동력에 관한 부분이 나오는데, 이 부분이 가장 재미있고 또 짠한(...) 부분이었어요. 맑스에 따르면, 화폐소유자가 구매한 노동력은 상품이기는 하지만, 이전의 상품유통과정에서 나왔던 1벌의 웃옷 같은 일반적인 상품과는 다른 것(“전무후무한 특별한 상품”)이라고 말합니다. 화폐소유자가 노동자의 노동력을 구매하면, 놀랍게도 그것에서 노동력의 교환가치 이상의 가치가 생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선생님이 강의 후반부에서도 말하신 것처럼, 화폐소유자는 노동자의 노동을 대상화된 노동(죽은 노동), 즉 노동(능)력으로 퉁쳐서(!) 구매하지만, 그 노동의 가치 실현 과정에서는 노동자의 살아있는 노동이 발현되기 때문입니다. (노동과 노동력의 구분!) 화폐는 노동자의 '산 노동'을 딛고 자본으로 환골탈태하게 되는 것입니다...
경제 쪽으로는 무지한지라ㅠㅠ 드는 생각일지 모르겠는데, 궁금했던 부분은 노동자가 화폐소유자에게 자신의 노동력을 판매함으로써 얻는 재생산을 위한 가치에 관한 것이었어요.
노동자가 화폐소유자와 계약을 맺은 날짜와 시간에 표준적인 수준의 노동을 할 수 있으려면, 20엘레의 아마포로 1벌의 웃옷을 만드는 데에 일정한 비용이 드는 것처럼 노동자에게도 재생산을 할 수 있는 비용(시간과 돈을 포함)이 필요하고, 그 비용을 벌어들이기 위해 노동을 하는 것이지요. 이 부분은 다음 강의에서 나올 부분이기도 한데, 왜 반드시 재생산에 필요한 비용이 그가 형성해낼 가치보다 작은 것인가요? 제가 수학적 사고에 둔한 것인지 ㅠㅠ 다음의 부분이 이해가 잘 가지 않았어요.. 길 판본으로 257쪽입니다.
“하룻동안에 필요한 이 평균상품량이 6시간의 사회적 노동에 해당된다면 매일의 노동력에는 반나절의 사회적 평균노동이 대상화되어 있는 셈이고 이는 곧 하룻동안의 노동력 생산에 1/2 노동일이 필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매일매일의 노동력 생산에 필요한 이 노동량은 노동력의 하루 가치를 이룬다.”
여기서 맑스가 평균 상품량을 6시간의 사회적 노동으로 둔 것은 임의적인 것인가요? 제가 이해하기론 자의가 아닐 듯한데... 말하자면 노동자들이 평균적으로 하룻동안의 노동력 생산에 1/2 노동일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1 노동일이 필요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아니면 M-C-M 에서는 반드시 잉여가치를 만들어내야 하므로, 노동자들의 재생산 비용은 역시 반드시 1노동일 미만이어야 하는 걸까요..? (많은 비용들 중에 제일 깎기 쉬운 건 인건비인것처럼요.. 그런 이야기가 아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ㅠㅠ)
그리고 이 부분은 재생산과 관련한 가사노동, 돌봄 노동 등이 그 노동 강도에 비해 임금을 적게 주는 ‘나쁜 일자리’가 된 이유와 관련이 있을까요? 물론 맑스는 노동능력에 대한 얘기 안에 노동자가 필요로 하는 생활수단이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지만요. 배제는 아니지만 그 중요도가 폄하되고 있는 것인 듯도 하고요..
아고. 제 복잡한 생각을 후기를 핑계로 두서없이 늘어놓게 되었네요. 다음 강의도 열심히 듣고 좀 더 생각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4강 퀴즈 (중요 문장 빈칸 채우기, 길 판본)
그런데 두 순환 W-G-W와 G-W-G를 처음부터 구별해주는 것은 동일한 대립적 유통단계들의 순서가 서로 반대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단순 상품유통은 판매로 시작되어 구매로 끝나고, 자본으로서의 화폐의 유통은 구매에서 시작되어 판매로 끝난다. 전자에서는 (1) 이/가, 후자에서는 (2) 이/가 운동의 출발점이자 종점을 이룬다. 전자에서는 (2) 이/가, 후자에서는 거꾸로 (1) 이/가 전 과정을 매개하고 있다. [227쪽]
→ (1), (2)를 채워주세요
순환 W-G-W는 하나의 상품에서 출발하여 다른 한 상품으로 종결되며, 이 후자의 상품은 유통에서 떨어져나와 소비되어 버린다. 그러므로 소비와 욕망 충족, 즉 한마디로 말해서 (1) 이/가 이 순환의 최종 목적이다. 반면 순환 G-W-G 는 화폐에서 출발하여 결국 똑같은 화폐로 돌아온다. 그러므로 이 순환의 동기와 목적은 (2) 그 자체이다. [229쪽]
→ (1), (2)를 채워주세요
이제 가치는 상품들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자기 자신에 대한 사적 관계 속으로 들어간다. 그것은 본원적 가치로서의 자신과 (1) (으)로서의 자신을 서로 구별짓는다. 즉 그것은 아버지 신으로서의 자기와 아들 신으로서의 자기를 구별하는데, 아버지와 아들은 나이가 같고 사실상 한 몸을 이루고 있다. 왜냐하면 선대(先貸)된 100파운드스털링은 오직 10파운드스털링이라는 (1) 에 의해서만 (2) 이/가 되며, 그것이 (2) 이/가 되는 순간, 즉 아들이 태어남으로써 아들에 의해 아버지가 태어나게 되는 순간 양자의 구별은 다시 소멸해버리고 양자는 하나[110파운드스털링]가 되기 때문이다. [235-236쪽]
→ (1), (2)를 채워주세요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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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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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다
아. 매우 친절하고 자세하게 댓글달다가 날라가 버려 시무룩한 상태로 남깁니다, ㅠㅠ
두분이 궁금해하는 거 보니 맑스의 전술(?)이 먹히는 듯 하네요.
'노동력이라는 특별한 상품'의 드라마틱한 등장 이후 갑자기 <다음 편에 계속> 이래놨으니 ㅋ.
궁금하신 부분은 다음 강의때 다룰 예정입니다.
다만 '노동력의 가치'와 '노동력이 형성한 가치'는 다르다는 점을 기억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수민님이 말씀하신 구절은 노동력의 가치와 노동력이 형성한 가치의 차이를 다루는 부분은 아닙니다. 그건 다음 장^^
다만 노동력의 하루가치 = 노동력이 하루동안 필요한 평균 상품량 = 6시간의 사회적 노동시간 = 1텔레의 금(임금) 을 설명하는 거죠.
그러니 6시간이라는 사회적 노동에 해당된다면.... 이라는 가정이 붙었죠?
더 재미있는 부분은 돌봄노동과 같은 '나쁜 일자리'는 노동력의 가치 이하로 떨어진 임금을 받는 것일까, 아닐까. 하는 부분이죠.
우선 노동력의 가치에 대해서는 맑스가 여러 정의를 내렸죠. 생필품의 총합이면서 동시에 역사적 도덕적 요소가 들어가 있고, 문화적이거나 지리적 요소도요.
그리고 제가 제일 맘에드는(?) 정의는 이것이죠.
"오늘의 노동을 마친 노동력의 소유자는 내일도 동일한 조건의 힘과 건강을 유지한 채 같은 과정을 반복할 수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죠.
적정한 임금이란 무엇일까를 이야기 할때 이러한 정의만큼 타당한 것이 있을까하는 생각입니다.
우리는 보통 물가상승률과 노동생산성 혹은 자본의 이윤 증식분을 근거로 임금을 계사하고 있는데, 그보다 '원칙'에 가까운 정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요즘처럼 과로사로 죽어나가는... 혹은 사고사고 죽어나가는 것이 흔한 시대에 말이죠.
그런데, 자본의 입장에서는 다르죠. 노동자의 건강상태라는 것은 사실 '버틸수 있는 상태'로 최소화해서 생각하기 때문에 '임금을 둘러싼 투쟁'은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도입된 이래, '이미' 자본의 출발과 함께 나란히 가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제가 더 흥미로운 것은 '돌봄노동' 같은 전통적인 가사노동 즉 비생산적인 노동으로 간주되던 것이 자본화, 시장화 되었을 경우에요.
이런 노동이 왜 전통적으로, 그리고 서구, 비서구, 국가적 경계를 초월해 일반적으로 저임금 노동을 형성하고 있는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노동력의 가치, 즉 임금의 형성은 자본간의 경쟁과 노동력의 많고 적음에 따라 즉, 수요공급의 법칙이나 경쟁이라는 경제적인 원리만으로는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바로 문화적이고 도덕적인 가치가 임금 규정에 포함되는데요.
즉 '밥 만드는 여자' 보다 '차 만드는 남자'가 더 임금을 많이 받아야한다는 것에 대한 일정한 통념이 사회적으로 작동하고 있고, 이러한 문화적 규정이 임금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는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생산적 노동과 비생산적 노동을 다룰 시간이 있을 텐데, 그때 좀더 이야기 해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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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와! 안수민샘, 무언가 짙은 고민과 열공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전무후무한 노동력이 나오는 부분이 정말 가장 흥미롭지만, 또 가슴아픈 부분이었어요.
담주에는 더할 것 같은데 ㅜㅜ
저도 노동자가 노동력을 판매함으로써 얻는 재생산을 위한 비용으로서의 임금 부분이 어려웠어요..
왜 재생산을 위한 비용은 그가 형성해 낼 가치보다 항상 작은가.
죽은 노동과 산 노동의 교환, 창조적 활동과 가치 증식 노동과의 교환, 교환의 법칙 이면에 이미 포함된 이율배반적 교환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까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12시간 일하면 반일분인 6시간의 사회적 평균노동이 필요하다고 할 때
노동력 가치의 최소 한계를 가정하고, 노동력의 가격이 최소한계까지 떨어지면 그 가격은 노동력의 가치 이하로 떨어지지요.
바로 이 지점에서 결정되는 것이 재생산을 위한 비용이 아닐까요.
맑스는 책에서
"사물의 본성으로부터 나오는 이와 같은 노동력의 가치결정 방법을 잔인하다고 말하면서... 탄식하는 것은 매우 값싼 감상이다."(비봉, 228)
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노동력은 판매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기에,
게다가 노동력의 가치는
재생산을 위한 비용(쌀값, 월세, 학원비 등)이 벌써 지출된 이후에 생산되기 때문에 시간차를 갖기에
이런 최소한계까지 떨어지는 것을 막지 못하는 것이 자본주의 아닐까요.
월급은 카드값으로 그래도 나가 다시 제로 발란스가 되고, 흔히 월급이 스쳐지나갔다고 하는데,
각주14번에 석회나 비누 등을 넣어 누가봐도 나쁜 빵을 먹어야만 하는
그것도 외상을 지고 있기에 절대로 불만을 토로할 수 없었다는 1853년 런던의 실례는 이를 잘 보여주는 듯도 해요.
그런데 무언가 확신이 없습니다. ^^; 주희샘 도와주세요..
그래도 확실한 것은 의미심장하게 웃음을 띠면서 바쁘게 앞장서 가는 자본가의 뒤를
머뭇머뭇 마지못해서 마치 자기의 가죽을 팔아버리고 이제 무두질당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사람처럼 따라가는 것이
노동력의 소유자이고, 이 점이 정말 슬프고 또 화나게 한다는 것이네요
<분노하라>를 따로 읽을 필요가 없을 듯해요.
이 와중에 그래도 퀴즈는 풀어봅니다 ㅎ
① (1):상품, (2): 화폐
② (1): 사용가치, (2) 교환가치
③ (1): 잉여가치, (2): 자본
퀴즈 덕분에 중요 부분도 다시 읽어보고, 좋숩니다ㅎㅎ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