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우

 

 

 

제9장 고귀함이란 무엇인가? (257절~296절)

 

257

-‘인간’이라는 유형을 향상시키는 모든 일은 지금까지 귀족적인 사회의 일이었다. … 이와 같은 사회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위계질서나 가치 차이의 긴 단계를 믿어왔고 … 복종과 명령, 억압과 거리의 끊임없는 연습에서 생겨나는 거리의 파토스, … 즉 영혼 자체의 내부에서 점점 더 새로운 거리를 확대하고자 하는 요구

-간단히 말해 ‘인간’이라는 유형의 향상이자 도덕적 형식을 초도덕적인 의미로 말한다면, 지속적인 ‘인간의 자기 극복’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고귀한 계층은 처음에는 항상 야만인 계층이었다 … 그들은 훨씬 완전한 인간이었다.

 

 

258

-부패란 본능의 내부가 무정부 상태로 위협받으며, ‘생명’이라 불리는 정동의 기초가 흔들리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 예를 들어 어떤 귀족 체제가 혁명 초기의 프랑스처럼 숭고한 구토와 함께 그 특권을 던져버리고, 스스로를 그 과도한 도덕적 감정의 희생양으로 바친다면, 이것이 부패이다.

-훌륭하고 건강한 귀족 체제의 본질을 이루는 것은, 귀족체제가 스스로 그 기능으로서가 아니라, … 그 스스로를 위해 … 사회가 사회를 위해 존재해서는 안 되며, 선택된 종류의 인간 존재를 좀 더 차원이 높은 과제로, 대체로 보다 높은 존재로 고양될 수 있는 토대나 발판이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259

-생명 그 자체는 본질적으로 이질적인 것과 좀더 약한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며, 침해하고 제압하고 억압하는 것이다. 그것은 착취이다.  … 이것은 모든 건강한 귀족 체제에서 행해지는 것이다.

 

 

260

-주인도덕: 선과 악이 아니라 좋음과 나쁨을 결정한다. 즉, 위계질서를 결정한다. 고귀한 인간은 자신을 타인에게서 분리하며, ’나에게 해로운 것은 그 자체로 해로운 것’이라고 정의한다. 이들은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다. 만약 이들이 누군가를 돕는다면, 그것은 동정이 아닌 넘치는 힘의 충동에 의한 것이다. 이들은 자기 안에 있는 강자를 존중한다.

-노예도덕 : 노예 도덕은 박해받는 자, 억압받는 자, 자유롭지 못하고 스스로에게 확신이 없는 자들의 도덕이다. 따라서 강자(주인)의 도덕의 선이 여기에서는 악으로 전도된다. 노예의 시선은 강한자의 덕에 증오를 품는다. 반대로 이들은 고통받는 자들의 생존을 위한 특성들을 덕으로 간주한다. 동정, 도움을 주는 호의적인 손, 따뜻한 마음, 인내, 근면, 겸손, 친절 등. 왜냐하면 이것들은 생존의 압렵력을 견디기에 가장 유영한 특성이기에. 노예도덕은 본질적으로 유용성의 도덕이다. 여기에는 선과 악의 대립을 발생시키는 요소가있다.

-고귀한 자가 고귀한 행위를 도출한다. 그 반대가 아니다.

 

261

-노예는 그들의 주인이 부여한 것 이상의 그 어떤 가치도 스스로에게 부여하지 못한다. 이러한 성향은 오늘날 허영심이라는 형태로으로 평범한 인간들에게 유전되었다. 평범한 인간들은 자신에 대한 세상의 평판을 기대하고, 그에 본능적으로 굴복한다. 그는 평판에 예속되어 있으며, 이러한 복종은 본능적이다. 허영심 많은 사람의 피속에는 노예가 있다. 허영심은 유전된다. 

 

262

-불리한 조건들과의 투쟁 속에서 하나의 종족이 발생하고, 하나의 유형이 고정되며 강해진다. 그러나 마침내 언젠가는 행복한 상황이 발생하고 긴장이 풀리게 된다. 생존을 제약하는게 없어진 이러한 역사의 전환기에는 성장하고 상승하려는 욕망이 열대의 탬포로 상승하며, 공통의 형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몰락과 부패, 최고의 욕망이 소름끼치게 얽혀 있고, 선과 악의 온갖 풍요의 뿔에서 종족의 천재가 넘쳐흐른다. 봄과 가을이 숙명적으로 동시에 공존한다.

-도덕의 어머니인 위험이 다가오는 이 시기, 도덕 철학자들은 무엇을 설교하는가? : 오직 평범한 인간들만이 존속하고 번식할거라는 전망. “그들처럼 되어라! 평범하게 되어라!”

 

263

-고귀한 영혼은 존경할 만한 것이 다가오면 그것을 느낀다. 즉, 그들은 경외의 본능을 지니고 있다. 

-반대로 이른바 교양인, 현대적 이념을 믿는 신봉자들은 수치심을 모른다. 그들은 모든 것을 만져보고 핥아보고 쓰다듬으려고 한다.

 

264

-만일 부모에 대해 몇 가지를 안다고 하면, 자식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무절제와 질투, 볼품없는 자기 정당화라라는 세 요소는 썩은 피처럼 자식에게 옮아간다. 교육과 교양의 도움을 받아 성취한 것은 단지 이러한 유전을 속일 뿐이다. … ‘천민’은 언제나 되돌아온다. 

 

265

-이기주의란 고귀한 영혼의 본질에 속한다.

-고귀한 영혼은 그 근저에 놓인 열정적이고 민감한 보복의 본능에서, 그가 취한 만큼 주게 된다. 은혜라는 개념은 동등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어떤 의미도 향기도 갖지 못한다. 고귀한 영혼은 위에서 내려오는 선물을 견디어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는 수평으로 자기 앞을 보거나 아니면 내려다본다. 그는 자신이 높은 곳에 있음을 알고 있다.

(273절과 깊은 연관이 있는 절이라고 생각합니다. 니체는 제9장에서 높이에 관한 은유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가 말하는 이기주의란 한 존재가 거리의 파토스를 통해 얻어낸 고유한 높이를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고유한 높이를 얻고자하는 것은 고귀한 자-강자의 특징이기도 한데, 이들은 자신과 대등한 높이에 있는 인간들과의 교류를 유의미한 것으로 인정합니다. 고귀함의 이러한 특징을 니체는 265절에서는 이기주의, 273절에서는 고독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267

-중국인 어머니들이 자식에게 가르치는 격언 : “네 마음을 작게 가져라”. 이것은 말기 문명에 나타나는 경향이다. 고대 그리스인이 만약 현대의 유럽인들을 보았다면 그들은 이러한 자기 왜소화의 경향을 식별해낼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현대인은 고대 그리스인의 취미에 반하는 것이다.

 

268

-같은 말을 사용한다는 것, 같은 종류의 체험을 공동으로 가지는 것. 유사한 조건 아래서 살아가고 서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거기에서 하나의 민족이 생겨난다. 모든 영혼에서는 자주 반복되는 체험이 좀더 드물게 나타나는 체험에 대해 우위를 차지해왔다. 그러한 체험을 바탕으로 사람들은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 평균적인 공동의 체험을 한다는 것은 인간을 마음대로 해왔던 모든 폭력 가운데 가장 큰 폭력이다. … 이 자연스러운 것, 일상적인 것, 평균적인 것, 무리적인 것으로 - 비속한 것으로!

-좀더 선택된 자, 예민한 자, 희귀한 자, 이해하기 어려운 자들은 쉽게 고립되기 쉬우며, 재난을 당하기 쉽고 번식하지도 못한다.

 

 

269

-예수의 생애에 관한 우화 : 사랑에 관한 인식의 순교. 어떤 사랑에도 만족할 수 없기에, 그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인간들을 보내기 위해 지옥을 고안했고, 인간의 사랑이 불완전함을 알자 완전한 사랑인 신을 고안할 수 밖에 없었다.

 

270

-깊이 고통을 겪어본 인간에게는 누구나 정신적인 자부심과 구토감이 있다. 깊은 고통은 사람을 고귀하게 만든다. 이것은 사람을 구분시킨다.

-가장 정교한 변장 형식 … 이는 고통을 가볍게 다루는 슬프고 심각한 모든 것에 저항하게 된다. 그들은 오해받기를 원한다.

-여기에서 분명한 것은 가면에 경외심을 갖고, 잘못된 자리에 심리학과 호기심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좀더 섬세한 인간의 특징이라는 것이다.

(이 절에서 언급되는 ‘가면’은 278절의 내용과 연관되는 것 같습니다)

 

271

-두 인간을 가장 깊이있게 구분하는 것은 청결에 관한 서로 다른 감각과 그 정도의 차이이다.

-목욕하는 행복 속에 담겨 있는 형언할 수 없는 충일감을 어떻게든지 안다는 것 … 그러한 경향은 사람을 뛰어나게 하며, 또한 사람을 구분시킨다. 성자의 동정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것의 더러움에 대한 동정이다.

 

273

-위대한 것을 얻고자 노력하는 인간은 … 고독을 알고 있으며 고독이 얼마나 강렬한 독 자체를 가지고 있는지 알고있다.

(저는 이 절에서 니체가 고독을 부정적으로 기술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고독을 아는 자-위대한 것을 얻고자하는 자는 다음과 같이 묘사되기 때문입니다)

-위대한 것을 얻고자 노력하는 인간은 자신의 진로 위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을 수단으로 여기거나 지연시키는 것 또는 장애물, 아니면 일시적인 휴식용 침대로 여긴다. 그의 고유한, 함께 사는 인간들에 대한 고귀한 성품의 자비는 그가 그 높이에 있으면서 지배하게 될 때 비로소 가능하다.

(즉, 이 절에서 니체가 말하는 고독이란 위대한 것을 얻고자 하는 자가 점유하고 지배하는 고유한 높이를 의미하지 않을까요)

 

274

-기다리는 자의 문제. 어떤 문제의 해결점이 그 안에서 잠자고 있는 보다 높은 인간이 그래도 적절한 시간에 행동에 옮기기 위해서는-말하자면 ‘분출하기 위해서는’ 행운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보통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 절에서 언급된 기다림은 <다이너마이트 니체>의 첫 장인 ‘비평 혹은 기다림에 대하여’에서 자세히 기술된 내용과 연관됩니다.)

-천재란 아마 결코 그렇게 드문 것은 아니리라. 그러나 드문 것은 적절한 때를 마음대로 지배하기 위해, 우연의 앞 머리털을 잡기 위해, 필요로 하는 5백 개의 손이다!

(저는 이 절을 동시대에 대한 비평가적 태도를 강조하는 니체의 가르침과 연결지어 해석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275

-한 인간의 높이를 보려고 하지 않는 사람은 그 인간이 지니고 있는 천박한 점이나 표면적인 것은 더욱 날카롭게 바라본다.

(제9장을 통찰력있게 요약하는 절이 아닐까요. 고귀한 자는 높이에 대한 감각을 지닌 자이며, 그 높이를 획득하기 위해 끊임없이 타인과 거리를 벌리는 자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높이를 자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타인의 높이를 감지합니다. 반면 평범한 사람, 즉 니체가 노예라고 간주하는 자들은 그것을 볼 수 있는 눈이 없습니다. 그들은 존재적 높이가 아닌 범속한 도덕관의 수준에서 상대방을 볼 뿐입니다. 이른바 ‘상궤에서 벗어난’ 예술가나 사상가들에 대한 대중의 일반적인 평가 방식을 떠올려보세요.)

 

278

-제9장에서 매우 중요한 절인것 같지만 일종의 은유로 되어있기에 요약하는 것은 무의미한것 같습니다. <다이너마이트 니체> 348쪽과 351쪽에는 이 절에 대한 고병권의 해석이 자세히 기술되어 있습니다. 고병권은 또 다른 가면을 요구하는 방랑자의 행동을 280절에 언급된 ‘위대한 도약을 하고자 뒤로 물러서는’ 사람의 행동과 동일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284

-항상 저편에서 살아간다는 것 … 3백개의 자신의 전경을 보유한다는 것. 또한 검은 안경도 : 왜냐하면 그 누구도 우리의 눈 안을, 더구나 ‘깊은 곳’을 보게 해서는 안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예의라고 하는 교활하고 유쾌한 악덕을 동반자로 선택하는 것. 용기와 통찰과 공감과 고독이라는 네 가지 덕의 주인으로 머무르는 것. 왜냐하면 고독은 우리에게는 인간과 인간이 접촉하면서 얼마나 불가피하고 불순하게 될 수 밖에 없는지 드러내는 청결이 갖는 숭고한 경향이나 충동으로서의 덕이기 때문이다.

(이 절에서 비로소 앞서 언급된 거리, 고독, 청결, 가면 등의 의미가 갖는 관계가 분명히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285

-가장 위대한 사건과 사상은 가장 늦게 이해된다. 동시대의 세대는 그러한 사건을 경험하지 못한다. … “하나의 정신이 이해되는 데는 몇 세기가 필요한 것일까?”

(274절과 일종의 대위법을 이루는 절이 아닐까요)

 

287

-고귀함이란 무엇인가? … 고귀한 인간을 무엇으로 드러내고, 무엇으로 식별하는가? … 믿음이다. 그것은 고귀한 영혼이 자기 자신에 대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확신이며, 구할 수도 없고 찾을 수도 없으며 아마 잃어버릴 수도 없을 그 무엇이다. - 고귀한 영혼은 자기 자신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 있다.

 

288

-두 손을 배반하는 눈앞에 댄다고 해도(마치 손은 배반자가 아닌 것처럼) 어쩔 수 없이 정신을 지니고 있는 인간들이 있다. 결국에는 언제나 그들이 무엇인가 감추고 있다는 것, 즉 정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 … 성공적으로 자신을 실제보다 더 어리석게 꾸미기 위한 가장 교묘한 수단의 하나는 열광.

(무엇인가를 숨기는 것, 혹은 자신을 은폐하고 남들을 교묘하게 속이는 것. 제9장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모티프인데, 니체는 이것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그 답은 289장과 290장에서 명확히 드러납니다.)

 

289

-은둔자의 가장 강한 말과 외침소리에서까지도 어떤 새로운 위험한 종류의 침묵이, 비밀스러운 침묵이 울려온다. … 사람이란 자기 안에 숨겨져 있는 것을 감추기 위해 책을 쓰는 것이 아닐까? 도대체 철학자가 ‘최종적이며 고유한’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를, 그에게는 모든 동굴 뒤에 한층 더 깊은 동굴이 있으며 … 세계를 넘어선 곳에 더 광대하고 낯설고 풍요로운 세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 모든 근거의 배후에, 모든 ‘근거를 마련하는 작업’ 아래 하나의 심연이 있는 것이 아닐까 의심하게 될 것이다.

(이 대목에서 언젠가 엇결님이 강조한 ‘의심’이라는 개념을 다시 한번 상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종적인 것에 대한 거부. 달리말해 도래하는 것을 맞이하기 위한 영원히 멈추지 않는 준비 작업)

…그가 여기에서 더 이상 깊이 파고들어가지 않고 삽을 내던져버린 것은 무엇인가 자의적인 것이 있다. 거기에는 무엇인가 의심스러운 것이 있다. 모든 철학은 또한 하나의 철학을 숨기고 있다. 모든 생각도 하나의 은신처이고, 모든 말도 하나의 가면이다.

 

290

-깊이있는 사상가는 모두 오해받기보다는 이해되는 것을 더 두려워한다.

(진정한 사상은 동시대에는 결코 이해될 수 없다는 니체의 믿음을 상기해보세요(285절). 이해받 는 것에 대한 니체의 자신의 두려움은 제9장의 마지막 절인 296절에서 다시 보입니다. 이 두려움의 근거는 이미 289절에서 대답되었다고 생각됩니다.

 

293

(영원히 고통받는 노예에 비해 고귀한 영혼을 가진 이들은 끝내 고통을 몰아내고 ‘즐거운 학문’이라는 부적을 목에 겁니다. 이것은 뒤이어 등장하는 ‘황금 웃음’ ‘철학하는 신들’ ‘조소하는 신들’이라는 개념들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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