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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세미나 후기] 사심이 사심으로

이야기상자 2019.04.19 11:24 조회 수 : 116

천천히 읽기, 소리 내어 읽기, 눈으로 귀로 그리고 몸과 마음으로 읽기

써 놓고 보니 읽는다는 것 자체가 무척 어렵게 느껴진다.

 

‘새롭게 읽기’라는 주제로 시작하는 세미나지만 내겐 처음 읽기라고 해야 한다.

처음 읽기부터 낯설게 읽고, 새롭게 읽을 수 있는 나침반을 선물 받은 기분 좋은 출발로 시작한다.

‘읽다’라는 동사에는 명령법이 존재하지 않기에 제대로 읽어내는 것 또한 내 몫이다.

시를 통해 한 사람을 고스란히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에게 당신은 이런 사람이라고 말해도 될까?

여러 개의 물음표를 갖게 한 세미나의 첫 날이었다. 그러나 내가 어떻게 말하든 나의 눈으로, 흐르는 주체로 볼 수 있다면 괜찮다고 기형도는 말할 것 같다.

 

세미나는 1부와 2부로 진행되었다. 1부는 기형도의 시를 읽고 각자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고, 2부는 튜터의 글을 통해 기형도에 대해 좀 더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나무님이 선택한 ‘질투는 나의 힘’이란 시를 읽고 각자의 느낌대로 풀어냈다. 시는 늘 어렵다고 느끼는 내게 역시 쉽지 않은 일이었으나 모인 분들의 생각을 들으며

시는 어렵지만 세미나를 통해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해석도, 마음에 와 닿는 문장도 각기 다르지만 함께 읽는다는 느낌이 주는 든든함이 있다.

2부에서는 ‘1인칭의 고뇌, 위대한 혼자’라는 제목아래 기형도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기형도가  쓴시를 쓰는 주체가 되는 출발 선언문인 육필원고를 비롯해 기형도가

추구한 시의 세계에 대해 살펴보았다. ‘기형도는 기존 문단의 이분법 구분에 길들여지지 않으려했고, 새로운 시의 지도를 꿈꾸는 시인이었다’는 튜터의 말을 고스란

히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세미나를 통해 조금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저녁을 먹고 남은 사람들은 네 명, 공간과 익숙해지면 좋겠다는 튜터의 의견에 따라 산책을 갔다. 길을 따라 걷다보니 봄의 색이 다 모인 멋진 공간이 나왔고, 그 곳에

서 우린 정윤숙샘의 사철가를 들었다. 바람에 꽃잎이 머리에 옷깃에 떨어지고, 판소리는 계절을 넘나들어 행복을 선물한다. 세미나는 계속 이런 여행일 것 같은 느낌

에 기분이 좋아졌다.

제대로 읽어본 적 없는 시를 한 자리에 모인 몇 명의 시선으로 같이 따라 읽어본다. 아니 알아가 본다. 함께 읽음으로써 얻는 좋은 기운이 내게 스미는 것 같아 감사하

다. 사심으로 시작한 출발이 또 다른 사심으로 끝나길 바라며 설레는 마음으로 두 번째의 만남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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