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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이어바흐는 헤겔을 비판합니다. 헤겔이 말하는 외화와 절대정신을 비판합니다.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인간을 지배하는 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입니다. 인간 자신이 만든 것에 왜 절대성을 부여하고 복종하느냐고 말입니다. 이는 종교에 대한 비판과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집니다.
포이어바흐는 헤겔이 말하는 외화를 뒤집어 소외라고 말합니다. 저는 그것을 왜 소외라고 부르는지 의문이 생겼는데요, 아마 주체의 자리에서 인간이 소외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주체의 자리에서 어떤 결과물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주체의 자리를 차지하고, 인간은 그 자리에서 소외된다는 것이지요. 포이어바흐는 이 상황을 뒤집고자 합니다. 헤겔을 뒤집어 주체에서 쫓겨난 인간이 주체의 자리를 되찾고자 하는 것이지요. 소외라는 판단 속에는 주체의 자리를 되찾기 위한 전복이 내포되어 있다고도 생각됩니다. 그러나 그렇게 주체의 자리를 되찾더라도, 인간이 어떤 정신 활동을 이어가며 거기서 어떤 산물을 만들어낸 뒤, 그것을 따르게 된다면, 소외가 다시 발생하기 때문에, 포이어바흐가 그런 전복까지 말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포이어바흐는 무엇을 만든다는 데 매우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나오지 않나 합니다(389쪽).
반면 인간이란 단백질과 유기물로 이루어진 신체고, 대상은 인간 두뇌 바깥에 실재한다는 생각은, 신 또는 절대정신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고를 할 수 있게 합니다. 신 또는 절대정신을 비판하고 주체의 자리를 되찾을 때, 신과 인간, 절대정신과 인간의 다른 점은 그런 유물론에서 비롯되는 것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포이어바흐도 넘어설 수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유적본질에 대한 생각입니다. 인간에게는 고유한 본질이, 불변의 본성이 있다는 생각이 포이어바흐에게도 있지요. 그는 그것을 이성, 의지, 애정이라고 합니다. 인간이 신을 만드는 이유는 이것이 인간에게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포이어바흐의 이런 비판 속에는 이성, 의지,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인간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인간이 주체의 자리를 되찾아야 한다거나 인간에게 유적본질이 있다는 생각은 인간을 중심에 두고자 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일 것입니다. 포이어바흐 역시 인간을 중심에 두고자 하는 근대적 문제의식 안에 있다는 생각입니다.

 

마르크스는 다룰 부분이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무엇 하나 다루기 쉽지 않습니다. 다만 그전까지의 철학자와 다른 점이 있다면 실천에 대한 강조일 것입니다. 그전에는 인간이란 어떻고 경험이란 어떻다며, 무엇인가 정의하는 데 주력해왔습니다. 하지만 마르크스의 말처럼 그것은 사태에 대한 판단일 뿐, 인간 삶에 어떤 변화를 직접적으로 가져오지는 못합니다. 데카르트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말한 뒤부터 사고의 변화를 거듭해오며 마르크스의 실천까지 닿게 되지만, 데카르트의 본유관념이 불합리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기는 어려우니 말입니다. 세미나에서 실천을 깊이 다룬 이유도 거기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실천 경험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세미나에서 나온 이야기 가운데 하나는 무더운 여름날 아파트 청소노동자에 대한 것이었지요. 무더운 여름날, 학교에서는 학생의 야외활동을 금지시키는 그런 날에, 청소노동자인 할머니들께서 마스크며 고무장갑 등으로 중무장하고 아파트를 청소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를 보고 이런 날 이런 노동을 시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걸었다고 하셨지요. 그날 관리사무소에서 그런 전화를 한두 건 받은 것이 아니었고, 오후에는 일이 취소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불합리한 노동이나 노동 구조가 보이지 않게 되는 만큼 그런 실천 역시 보이지 않게 되어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때 사실 그 시간에 그 모습과 마주할 수 없었다면 그런 노동이 있었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고, 그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그런 노동이 있었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그 문제를 해결하게 한 실천 역시 보이지 않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전화를 걸기 전까지는 여러 사람이 나섰다는 것을 몰랐을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노동과 보이지 않는 실천인 것이지요.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 문제를 아직까지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또 다른 예시로는 새벽배송이 있었는데, 남들이 자고 있는 새벽에 이루어지는 노동은, 보이지 않는 노동으로 대표적일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상품뿐이다’라는 말도 그래서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 물류창고에서의 노동은, 노동 현장을 울타리와 벽으로 가리고, 그 안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어떤 모습인지 알 수 없게 만들지요. 누구나 함부로 들어올 수 없게 함으로써 보이지 않게 합니다. 그래서 그 안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본주의의 관계에서 자주 사용되는 해결 방식 중 하나는 불매운동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안으로 개입할 수 없는 개인이 바깥에서 압박할 수 있는 것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것이겠지요. 그런데 불매운동은 그 상품의 구매자를 사라지게 하는 방식으로, 그동안 보이지 않던 구매자를 정말 볼 수 없게 하는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실천으로 대표적일 것입니다.
예전에는 계급이 명확하고 계급마다 하는 노동도 명확하여, 계급투쟁이라고 하는 것이 명확한 물리적 싸움인 경우가 많았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계급이 모호해지고 투쟁해야 하는 상대도 불분명해진 지금, 착취의 구조가 보이지 않게 되고, 그것을 해결하려는 싸움 역시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변화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하나의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전보다 더 많은 힘이 필요하고, 그것의 해결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전보다 더 많은 힘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어떤 문제가 드러나는 양상이 직관적이지 않을 때가 더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나에게 직접적이지 않으면 나의 일이 아니라고 여겨지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마르크스가 말하는 실천 속에 투쟁하는 실천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의 지식을 공통된 의미에서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할 때도 우리는 실천을 하고 있습니다. 일단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혹시 다르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말해야 할 것이고, 남이 말하는 것을 들어야 할 것입니다. 즉 표현하고 수용하는 일이 ‘생각함’에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어떤 문제가 있을 때 듣고 말하는 행위 역시 실천으로 중요할 것입니다. 그 상황과 맥락을 고려하며 말이지요(고려하지 않고 말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요). 다만 이것은 가장 작은 실천일 것입니다.

 

이번 주 세미나에서는 제4부 15장, 16장(후설), 17장(프로이트)을 다룰 예정입니다. 15장과 16장의 발제는 희옥 선생님께서, 17장 발제는 정은 선생님께서 맡아주셨습니다. 발제는 2페이지 이내로 [기획세미나자료]에 올려주시면 됩니다. 다른 분들께서도 책을 읽으며 궁금하거나 함께 나누면 좋겠다 싶은 내용 있으시면 아래 댓글로 달아주세요.

 

그리고 이번 주부터 2주 동안 에세이 프로포절 발표가 있을 예정입니다. 에세이를 어떻게 쓸 것인지 보여주고, 그에 대한 의견을 서로 공유할 예정입니다. 지난주에 1차로 가져오기로 정한 분들께서는 금요일까지 [기획세미나자료]에 올려주시면 됩니다. 다른 분들께서도 이번 주에 함께 읽고 의견 나누면서 2차 때 가져오실 프로포절을 생각하시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11월 4일(금) 저녁 7시 30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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