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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부터는 본격적으로 이성에 대해 말하는 느낌입니다. 경험이 결여된 이성과 경험밖에 없는 이성을 하나로 합치며, 이성이란 어떤 것인지 말하기 위한 준비를 끝마쳤다고나 해야 할까요. 법정에 들어서는 이성이 이제야 온전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동안 이성에 대한 많은 말이 오가면서, 이해와 오해가 쌓인 것 같습니다. 이성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두고 정당한 주장과 억측이 혼재된 것도 같습니다. 그래서 칸트는 이성을 법정에 세우지요. 이성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또 무엇을 할 수 없는지 가리기 위해 말입니다.
칸트는 이성이란 하나의 원리 아래 통합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합니다. 경험을 넘어, 경험에서 얻은 것을 일반화하고 확장하는 능력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런 능력이라고 판결하기까지 밟는 과정이 있습니다. 경험적인 것과 선험적인 것, 분석 판단과 종합 판단, 선험적 종합 판단, 물 자체,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등, 이런 근거를 통해 이성이 객관적 진리를 판단하고 그 위에 원리를 부여할 수 있다고 증명합니다. 그렇게 인간의 인식이 “감성에서 출발해서 지성을 거쳐 결국에는 이성에서 종결”된다는 것을 보여주지요(323쪽). 하지만 그렇게 규정된 이성이 종착지인 것은 아닙니다. 이성 뒤에, 법정을 나서는 문 너머에 이성을 혼란하게 만드는 이율배반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립되는 두 개의 명제가 모두 옳은 상황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지요. 어쩌면 그것은 이성이 부딪히는 현실의 난관일지 모릅니다. 칸트는 이 이율배반을 피하기 위해 이성의 ‘초월적 사용’을 규제하는 이성의 ‘규제적 사용’을 말합니다. 다만 이성이란 규제적으로 사용하는 와중에도 금지의 선을 넘는 집요함이 있지요. 이성의 규제적 사용이 정말 실효성이 있는지, 행동과 실천의 영역에서는 불가능한 것이 아닌지, 로봇의 탈출을 통해 의문시되면서 마무리됩니다.

 

헤겔에 대한 생각은 조금 간단하게 나열해볼까 합니다. 헤겔은 이율배반을 이어받습니다. 대립물의 통일된 형식인 모순에서 긍정적인 힘을 발견하고, 그것을 발전시켜 변증법이라 부르지요. 변증법의 원리로 세상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포착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그 변화가 어떤 목적을 위한다는 것이 걸립니다. 변화 자체는 과정에 속할 텐데, 그 변화가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면, 사실 어떤 선택조차 목적에의 복종이 되고 말 것입니다. 절대이성의 발전을 위한 소모품이라는 느낌도 거기서 비롯되는 것이겠지요. 또한 그 모순의 해결이 하나로의 통합이어야 한다는 생각도 이제는 매력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는데, 절대이성의 자기-내-복귀를 위해 강제적으로 합쳐지는 것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모순의 운동이 가지고 있는 힘을 절대정신의 완성을 지연시키면서 유지할 때, 우리는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섣부른 해결보다는 그편이 더 이롭지 않나 하는 생각과 함께 말입니다.

 

이번 주 세미나에서는 제3부 13장(포이어바흐), 14장(마르크스)을 다룰 예정입니다. 13장과 14장의 발제는 제가 맡았습니다. 발제는 [기획세미나자료]에 올리겠습니다. 다른 분들께서도 책을 읽으며 궁금하거나 함께 나누면 좋겠다 싶은 내용 있으시면 아래 댓글로 달아주세요.

 

그럼 10월 28일(금) 저녁 7시 30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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