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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세미나에서는 <노마디즘2> 10장의 1~3절까지의 내용을 다루면서 되기의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그 출발점은 의지 내지 욕망의 차원과 힘 내지 강밀도의 차원을 구분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욕망의 차원을 질적인 차원으로, 강밀도의 차원을 양적인 차원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욕망은 어떤 사물이 무엇‘인가’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질적입니다. 이러한 질적인 무엇‘인가’는 스피노자의 어법을 빌리자면 ‘양태(mode)’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때 사물이 욕망으로부터 단순하게 질 혹은 양태를 부여받는 식으로 규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물의 질은 욕망이 그 사물을 다른 것들과 어떻게 연관시키는가, 달리 말해 어떻게 계열화하는가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를 노마디즘1에서 나왔던 개념을 사용해, 사물의 질은 배치에 따라 달라진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계열화 또는 배치에 따라 사물의 질이 변화하는 과정에서는 양적인 힘이 요구됩니다. 책에서는 양재물의 예시를 통해, 양재물이 독극물이 되려면 살인의 욕망뿐만 아니라 사람을 죽이기에 충분한 양재물의 농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여기서 양재물의 농도가 바로 강밀도에 해당합니다. 양재물이 살인의 배치 속에서 독극물로서의 질을 가지려면 살인적인 농도라는 강밀도가 필요한 것이지요. 이때 요구되는 강밀도의 정도를 ‘문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양재물이 독극물이 될 수 있는 것은 그것을 독극물로 만드는 문턱을 넘어선 강밀도를 갖춘 다음인 셈이지요.

강밀도라는 개념은 되기의 문제를 사고하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강밀도를 통해 우리는 어떻게 되기를 수행할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되기를 위해서는, 신체의 양태를 바꾸려는 의지만이 아니라 그 변화를 위해 요구되는 힘의 변화가 현실적으로 수반되어야 합니다. 문턱을 넘어서는 정도로 강밀도를 바꾸는데 성공했을 때 비로소 되기는 이루어집니다. 또한 강밀도는 연속적인 양의 차원인 만큼, 우리는 얼마든지 강밀도의 변화를 통해 다른 신체로 될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개념들을 통해 정치적인 문제를 다뤄보고 싶습니다. 특히 정치적 주체를 구성하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정치적 주체를 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단순히 정치적 의지만은 아닙니다. 그런 주체가 요구하는 문턱을 넘을 정도로 충분한 강밀도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때 강밀도는 대중이라는 집합적 신체의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대중의 신체가 자본주의, 국가주의, 민족주의, 여기에 더해 온갖 (차별주의라는 일반명사 아래 함부로 포섭할 수 없는) 차별주의라는 양태에 빠져있는 현상을 자주 발견합니다. 이러한 대중의 신체를 어떻게 다른 양태로 바꿀 수 있을까요. 여기서 많은 것을 이야기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문턱을 넘는 강밀도의 변화를 위해 배치를 바꾸어야 할 것이라는 점은 언급할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 세미나를 통해 공부를 해나가면서 이러한 문제의식을 발전시켜 나가보고 싶어지네요.

이번주 토요일(12.3)에는 10장의 뒷부분 4~7절까지 읽고 논의할 예정입니다. 해당 부분 발제는 효준 선생님께서 맡아주셨습니다. 이미 기획세미나 자료실에 발제문을 올려주셨으니 책을 다 읽으신 분들은 발제문을 읽어보면서 다시 한 번 내용을 정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이번주 토요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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