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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는 3장 종교적인 것과 4장 잠언 부분을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먼저 이야기 나눈 4장에서는 유명한 문구인 괴물과 싸운다는 것과 심연의 의미. 그리고 3장에서는 선악의 저편이란 무슨 의미인가? 종교적인 것은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먼저 4장의 잠언 146절에서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자신이 이 과정에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에서 괴물이란 무엇인가? 괴물이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여기서 괴물이란 무엇보다 자신이 대결하고자 하는 대상일 것입니다. 또한 이때의 괴물은 흔히 말하는 ‘악’과 크게 관계가 없는 것일 수 있습니다. 가령 니체는 종교라는 거대한 괴물과 싸우면서 종교로 환원되지 않는 삶의 긍정을 찾으려고 하고 있으니까요. 이때 괴물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보다 대결하는 상대의 크기, 거대함일 것입니다. 니체가 이야기하듯 종교는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의 욕망을 다뤄온 거대한 괴물이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괴물일수록 그래서 싸우고자 하는 적으로 상정된 것일수록 그것에 대한 반감은 더욱 클 것입니다. 내가 보기에 나쁜 것이 그 크기마저 크다면 반감은 더 커질 테니까요. 그래서 괴물이 싫어하고 거부하는 것에 더 많은 애정과 가치를 부여하려고 할 것입니다. 종교가 부정하는 욕망을 니체가 강하게 긍정하는 것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때 괴물이 부정하는 것을 강하게 긍정하면서 괴물의 논리를 그대로 따르게 될 수 있습니다. 괴물과 싸우는 이유는 사라지고 오직 괴물과 대치한다는 사실만 남아 괴물이 부정하는 것을 맹목적으로 긍정하면서 괴물과 닮아 가는 것이지요. 가령 고전적인 유물론이 그렇습니다. 고전적인 유물론은 관념론의 횡포, 정신, 이성으로 모든 것을 환원하는 것에 반대하여 물질의 일차성을 강조합니다. 이 과정에서 유물론은 정신으로 환원되지 않는 물질을 강조하면서 물질 그 자체를 더욱 추종하게 됩니다. 그래서 유물론은 정신의 일차성을 뒤집은 물질의 일차성이 되었고, 정신으로 모든 것을 환원하는 것에서 물질로 모든 것을 환원하는 것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런데 이는 사실 정신-물질의 이분법은 그대로 둔 채, 관념론의 정신을 물질로 바꾼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관념론이라는 괴물과 싸우다 닮아버린 것이죠. 그래서 관념론이라는 괴물과 싸우면서 그 괴물과 닮지 않으려면 정신-물질의 이분법 자체를 넘어서야 합니다. 이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관념론과 대비되는 유물론이 될 것입니다. 남성 중심성과 싸우는 페미니즘 역시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다음으로 선악의 저편이 가진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선악은 초월적인 무엇입니다. 가령 칸트가 강조하듯 정언명령은 어떤 개별 상황에 좌우되지 않는 초월적인 계율입니다.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어떤 상황에서도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심지어 생명이 위태로울 때에도 거짓말은 하면 안 됩니다. 그런데 이런 계율은 대개 나와 상관없이 이미 정해진 것들이며 앞서 말한 것처럼 나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목숨이 달린 일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니체는 이런 선악, 그 자체로 선하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은 선악을 비판하면서 그것을 넘어서자고 주장합니다. 가령 목숨이 달린 일에서 거짓말은 니체에게는 전혀 나쁜 것이 아닙니다. 죽는 것보다 나쁜 일이 어디 있겠어요. 중요한 건 그런 판단을 내리게 하는 관계를 보는 것입니다. 그때그때마다 변하는 관계 속에서 거짓말이라는 것도 좋은 것이 될 수도 나쁜 것이 될 수 도 있습니다. 목숨을 살리는 거짓말은 ‘좋은’ 것이지만 연인에게 한 거짓말은 관계를 끝낼 수 있는 ‘나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이때 거짓말의 가치는 관계 속에 있는 것이 됩니다. 앞서 거짓말은 ‘악한’것이다라고 언제나 미리 판단하는 선악의 판단과는 정반대되는 것이죠.

니체는 이렇게 선악의 판단에서 좋음/나쁨의 판단으로 넘어서는 것, 즉 선악의 저편으로 넘어갈 것을 우리에게 주장하는 셈입니다. 선악의 저편에서 강조되는 것은 무엇보다 관계성이고 이것은 우리가 곁눈질 책에서 계속해서 보았던 것들입니다.

다음으로 니체는 욕망, 힘에의 의지를 다루면서 종교가 그것을 다뤘던 방식에 대해 검토합니다. 니체에게 종교는 우선 부정적인 것입니다. 왜냐하면 종교는 생이 가지는 무구한 욕망을 그 자체로 악으로 규정하고 억압하고 부정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니체가 보기에 그런 무구한 생의 욕망은 오히려 긍정으로써 사유되어야하는 것이지 그 자체로 부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 장에서 니체는 종교로부터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고 말합니다.

니체는 약속할 수 있는 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 자체로 무구하지만 또한 그 자체로 이리저리 흘러가는 생의 욕망에 개입하여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발산하는 생의 욕망을 제어할 줄 알아야 합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무엇을 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약속하기 위해서는 다른 욕망들을 억제해야 합니다. 금욕의 중요성이 여기서 나옵니다. 그런데 니체가 보기에 종교는 이런 금욕을 가장 잘 실천하는 부류입니다. 종교는 생의 무구한 욕망 자체를 억압하는 엄청난 힘에의 의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니체는 종교를 비판하면서도 그것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들이 보여주는 금욕의 기술은 약속할 수 있는 자가 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고 그것을 종교로부터 배우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종교는 존경스러운 것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제 니체에게 종교는 자신의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 더 높은 생의 고양으로 가기 위해 이용하는 삶의 기술이 됩니다. 여기서도 역시 종교는 그 자체로 ‘악’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좋은’ 삶의 기술이 되는 셈입니다. 물론 종교가 금욕을 통해 삶의 의지 전체를 부정할 때에는 ‘나쁜’ 것이 되겠지만요. 아무튼 니체는 욕망에 대해 사유하면서 종교를 자신의 적으로 삼지만 그 속에서도 종교의 기술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면서 자신이 싸우는 괴물이 되지 않고 있는 셈이 됩니다. 오히려 그것은 생의 긍정을 위해 종교의 부정마저 기술로 활용하는 포용력의 능력이 되고 있습니다.

다음 주에는 선악의 저편 4,5장 입니다.
발제는 해다미 선생님과 수봉 선생님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궁금한 점이나 중점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으신 것들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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