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2부 주기를 읽었습니다. 생물학적인 내용이라 쉽지는 않았지만 흥미 있었습니다. 후기를 대신해서
간략한 노트를 올립니다.
이 파트는 포유류 암컷이 겪는 주기를 딸의 관점과 어미의 관점에서 다룬다. 번식의 관점에서 주기는 네단계다: ①난자발생에서 수태까지, ②임신기:수태에서 출산 또는 부화까지 ③출산과 신생아④젖분비기:출산에서 젖떼기이다. 번식의 관점에서는 ④단계 이후 다시 ①단계가 다음 세대의 암컷에 의해 반복되어 진행된다.
그러나 모든 암컷개체는 번식능력이 종료되는 시점 ⑤젖떼기와 그 이후의 단계가 있다. 이는 번식의 주기를 빠져나오는 단계이다. 저자들은 이를 완경기라 부른다. 완경기는 월경을 하는 인간을 중심에 둔 용어이고 대부분의 포유류는 월경을 하지 않지만 저자들은 이 용어를 번식능력의 쇠퇴기라는 넓은 의미로 사용한다. 완경기이후의 삶은 야생에서는 수명이라는 변인이 끼어들기 때문에 문서화하기 어렵다. 종종 번식이 끝난 암컷이 발견되기도 하지만 그것이 자연선택압의 이점으로 작용하는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다세대 사회체제를 가지는 포획하의 동물(원숭이등)의 경우, 늙은 암컷은 젊은 암컷의 번식 성공도를 높이고 어린 것들을 돌보는 등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통상 우리는 자연의 필연성으로서의 번식과 번식과 무관한 성욕을 대비시키고 후자는 인간의 경우 이 필연성을 이탈하는 탈주를 감행할 수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헤이슨과 오어의 책,『포유류의 번식-암컷관점』으로부터 알 수 있는 것은 번식은 미리 결정된 사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4단계는 모두 어미와 새끼의 힘겨루기와 타협의 산물이다. 물론 저자들은 이를 몸정치의 관점이라고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는다. 그러나 정치는 자연의 필연성이 멈추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정치적인 장으로서의 몸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다윈의 자연선택은 적합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것이 중심테제이다. 사실 이것은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는 동어번복이다. 적합성이란 것이 미리 결정된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것이 적합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매우 무능한 설명체계로 보이기에 현대의 진화종합설은 유전자의 복제를 지상명령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적합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다윈의 자연선택설은 열린 질문이다. ,『포유류의 번식-암컷관점』에서 우리는 번식은 오랜기간 진행되어온 세대간, 성별간의 정치의 산물임을 볼 수 있다. 번식과 번식과 무관한 성욕을 대비시키는 것 자체가 대단히 인간적인 구도이다.
이번 주는 3부 맥란 안에서의 번식을 읽습니다.
발제는 김도희 선생이고요. 세미나는 오미크론 확산땜에 당분간 오프라인을 권장하지 않겠습니다.
물론 여건이 되는 분은 오셔도 말리지는 않습니다. ㅎㅎ
담주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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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나에서 토론을 하다가 암컷의 착상거부, 배아거부 , 성별 선택등애 대한 내용이 여러가지 논의를 촉발시켰습니다. 지금 김원영씨의 [실격당한자들을 위한 변론]을 읽고 있는데, 어미에게 거부당한 배아들은 그럼 실격당한 자들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리고 유전병 감별을 위한 산전 검사들과 그때 장애가 발견되면 임신을 중지시키는 행위들이 이런 논의들에 의해 정당화될 수 있지 않은가에 대한 염려도 있었습니다. 김원영변호사가 말하는 것처럼, 질병의 스펙트럼도 대단히 넓고, 그것이 이후에 미치는 영향도 대단히 다양합니다. 엄청난 육체적 고통을 수반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도 있고요. 장애를 긍정하고 수용한다는 것이 획일적인 무엇으로 환원되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모체와 자식의 상호작용의 과정을 정치로 읽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치는 무구한 무엇이 아닙니다.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작동할 수 있는 기준선 같은 거를 기대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참 다음주 화요일에 김원영작가 의 화요토론회가 있습니다. [사이보그가 되다]와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도 너무 좋은 책이고요. 줌으로라도 참여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