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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과 진단] 모피를 입은 비너스

물든흔적 2022.01.21 10:51 조회 수 : 96

현대 웹소설 양식으로 분석한 모피를 입은 비너스

 

 

*줄거리- 자신을 실제 사람이 아닌 환상속 악녀가 되길 강요하는 남자에게 환상을 이루어주는 척 한술 더 떠서 환상이 허상임을 깨닫게 했다는 내용

 

*사건 중심의 남성향 소설과 감정 중심의 여성향 소설 장르중 여성향 소설에 가깝다

 

*2008년 조아라등 인터넷 연재의 장에서 형성된, 장르적으로 현재 흥행하고 있는 로맨스 판타지(이후 로판)는 사실 광의적 여성향 장르로서 카테고리 안에 중세, 여주현대 판타지, 무협 로맨스, 사극, 동양판타지, 성좌물, 기사물 등 여러 메이저 장르가 혼재하고 있다. 작가와 독자간에 협의된 로맨스 서사를 만족한다면 세계관과 클리셰에 구애받지 않고 로맨스 판타지의 일종으로 인식한다. 모피를 입은 비너스의 로맨스 서사가 로판의 양식과 유사하여 이를 중점적으로 서술해보고자 한다.

 

 

➀현실 세계와 환상속 세계의 공간을 구분한다. 현대 로판의 경우 현실 세계에서 유럽 중세로 이동한다. 공간의 변화를 통해 주인공의 행동양식의 변화에 설득력을 부여하기 쉽다. 주변에 아는 사람이 가득한 상황에서 자신의 본능대로 행동할수 없으나 자신을 아는 사람이 없는 경우 약간의 설정(신분변화)을 통해 환상을 실체화해도 무리가 없어진다.

∙현실 세계-그 당시는 오스트리아 외곽, 현재는 우크라이나에 있는 콜로 메아(19쪽 그가 그의 이웃이나 콜로메아 전역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위험스러운 미치광이는 아니더라도)

∙환상속 세계-이탈리아의 최대도시이자 중심도시이자 르네상스의 본고장(169쪽 피렌체다!)

차이점은 로판은 회귀, 빙의, 환생을 통해 다른 사람이 되지만 모피를 입은 비너스에서는 본인이 이동한다.

@무협을 비롯 고전 소설, 웹소설, 모피를 입은 비너스등 환상과 판타지를 다룬 소설에서 현실에서 환상을 이둉하는 까닭은 현실이 없다면 나와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되어 공감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내가 다룬 판타지, 패티쉬, 환상이 사실 현실속에 사는 우리가 꿈꾸고 있다는 것을 짚음으로써 우리의 이야기가 될수 있다고 암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➁사이다패스의 욕망을 실현시킨다.

고구마 먹은 듯 답답한 상황을 사이다 마신 듯 시원하게 진행될 때 사이다 같다고 말한다. 사이다와 비슷한 용어로는 참교육, 정의구현이 있다. 이를 이어받아 고구마적 상황진행을 견디지 못하고 계속 사이다만 외치는 것을 사이다패스라 한다. 남성향 소설속에 고구마적 상황이 없이 지속적으로 성과를 올리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일 때, 여성향 소설의 경우는 여성 주인공이 자신의 욕망을 실현할 때(거칠게 말하면 역전된 신분 우위를 이용한 갑질, 참교육 등이 부수적으로 들어간다)를 일컫는다. 모피를 입은 비너스는 남성의 환상과 그 실현, 그리고 자신이 생각했던 환상과의 갭차이에 고민을 주로 다루고 있지만 주인공을 미망인 여성으로 설정하면 남성의 사랑으로 권력을 얻으며 사람들의 우러러봄을 받은 로판의 여성상과 유사하다고 본다. 웹소설의 이러한 특징은 2010년 이후 헬조선, 갑질, 수저 계급론등의 단어가 유행할 때 시작되었으며 주인공 편의주의를 통한 대리만족이 아닐까 생각한다.

로판은 할리퀸과 로맨스와 다르게 남성의 사랑이 주요 목적이 아니며 로맨스를 통한 여성주인공의 사회적 성공과 성취 서사를 선보인다. 코로나 초창기 로판 안에서도 남성향 장르인 아포칼립스 장르, 성좌물(별로 일컬어지는 채널 너머의 사람들의 후원으로 현재의 괴물과 싸우는 내용)등이 부흥한 것으로 볼 때 가진 돈이나 신분과 상관없이 질병은 공평하게 작용한다는 생각을 가진 듯 하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부조리함을 비틀어 관계가 역전되는 로판은 코로나 시작과 동시에 축소되고 있으며 사이다 패스의 주인공이 사라져가고 있다.

@급전개와 끝마무리의 계몽사상에서 느낌

 

 

➂사람보다 입은 옷이 더욱 중요하다.-캐릭터성

모피를 입은 비너스에서는 그녀의 이름은 반다 폰 두나예프(45쪽)이지만 그녀가 입은 모피와 여성의 갭차이에서 주는 성적 이미지가 중요하며 캐릭터적으로는 나를 괴롭히는 나쁜 여성의 포지션이 중요하다. 그녀가 어떤 사람인가, 무엇을 추구하는가는 나오지 않으며 한명의 욕망을 가진 사람이기보다는 남성의 욕망을 실현시키는 존재로서만 등장하고 있다. 로판에서도 남성주인공은 북부대공, 황태자 등의 역할로서만 존재하며 그들의 욕망이 없이 여성의 사랑받고 싶은 욕구-다른 이와 다른 나만의 특질 때문에 그를 구원해주어 나만 바라보며 나만 사랑해준다-를 실현시켜준다. 남주인공 성격이나 생각은 부차적이며 입고 있는 옷이나 직위만 확실하다면 어떠한 성격도 가능하다. 하지만 다른 이들과 다른 시점(그리스 고전에 대한 찬양)에 있는 나와 대화가 가능하며 그 부분에 있어서는 나의 권위를 인정해주어야 한다. 다른 시점은 남주인공을 통해 남과 다른 우월한 점으로 바뀌며 내가 선택 받은 이유로 작용한다. 모피를 입은 비너스에서도 그리스 고전에 대한 공통점으로 인해 사랑에 빠지며 다른 여성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공유한 반다여야 하는 이유가 된다.

 

 

➃계약 연애와 계약서

감정과 환상의 불확실하고 모호한 특성에 현실감을 강화시키기 위한 장치로 계약 연애와 계약서를 사용한다. 모피를 입은 비너스의 다른점은 계약 연애와 계약서를 구분하고 있다는 것이다. 계약 연애는 환상에 1년의 유예를 주고 그 뒤 현실적인 결혼을 하자고 말하는 상황으로 나오며 계약서는 노예계약서 형태로 존재한다.

 

 

➄소유욕과 희생의 상관관계

모피를 입은 비너스에서 나오는 주인공의 모습은 정말 전형적인 로판 서브 남주인공의 모습이다. 여성만을 생각하고 여성을 위해 노예를 자처하며 여성의 일을 도우며 여성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소유욕을 뛰어넘어 다른 남성과 연결해주는 모습까지 말이다. 모피를 입은 비너스 남성의 감정 묘사를 통한 찌질함만을 없앤다면 먼훗날 잘 살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며 과거를 회상하는 모습까지도 완벽한 클리셰이다.

 

➅고수위의 기준

모피를 입은 비너스에서 채찍질을 하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게 할 때 화가조차 그 모습에 빠져 그 장면을 소유하려고 한다. 웹소설에서도 성애를 나누거나 키스를 하는 것처럼 신체적으로 동등한 상태에서 사랑을 나누는 것보다 채찍과 같이 남을 상처입힐수 있는 도구를 사용하여 상대의 몸을 소유하는 장면-신체적 조건과 상관없이/ 오히려 신체적 조건이 역전될수록 소유가 더 잘 드러나서 좋다.-을 더 고수위로 느낀다. 그것이 성적인 행위가 아니더라도 사회적으로 금지되어있는 모습을 행한다는 것을 비밀스러운 상황에 의해 강조시키고, 이를 지켜보는 이로 인해 해방감과 불안함을 동시에 느끼게 만들기 때문으로 보인다.

 

 

➆남존여비 세계관

여성이 우위에 있음을 드러내려하면 역설적으로 남존여비 세계관이 아니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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