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 爲政以德, 譬如北辰居其所, 而衆星共之.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덕으로 정치를 한다는 것은, 비유하여 말하자면 마치
북극성이 제 자리에 있고, 많은 별들이 그것을 중심으로 둘러싸고 있는, 그런 것과 같다.
이 문장에 공감이 가십니까? 사실 이 문장에 대한 해석 때문에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유가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有爲의 정치와 배치되기 때문입니다.
유위란 무엇인가? 거칠게 말하자면 모든 백성이 오륜을 지키며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만든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이런저런 정책을 행하는 통치술입니다.
그런데 이 문장을 보면 군주는 마치 북극성처럼, 자리만 잘 지키고 있으면 알아서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것을 말하고 있으니까요. 오히려 일이 잘 돌아가게 하려고 여기저기 바쁘게 돌아다니지 말라고 하고 있고, 이런 정치야말로 노자에서 말하는 無爲의 정치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지의 정치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는데, ‘덕’이 있는 군주만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럼 덕이란 무엇인지 알아야 하는데요. 공자는 덕에 대해서 딱히 뭐라 하지 않았지만, 12세기 송나라 시대의 주자는 덕에 대해 天道(인의예지)를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과정에서 마음으로부터 얻어져서 쌓이는 것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또한 인의예지는, 사람이라면 이미 장착되어 태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다만 사리사욕에 가리워져서 제대로 발현되지 않을 뿐이라는 설명도 덧붙입니다.
공자는 유위를 통해서 무위에 이르게 된다고 여겼던 듯합니다. 노자는 유위 자체를 불필요한 것이라고 여기고 있구요. 이런 생각의 차이는 아마도 사유의 출발선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자는 창조된 우주 그 자체가 출발선인 반면에, 공자를 위시한 유가는 셋팅이 완료된 인간세상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정글의 법칙이 아니라, 사회라는 집단에서 살아가는 우리네 일상에서 해결해보고자 했던 것이지요.
사실 둘만 모여도 하는, 인간의 삶 자체가 또한 정치 아니겠습니까? 저는 내 인생의 주인으로서 덕으로써 살아가는 ‘생활 속 실천윤리’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다음 주에는 논어에서도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공자의 자서전 부분부터 함께 읽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子曰, 爲政以德, 譬如北辰居其所, 而衆星共之.
북극성이 제자리에 있고 여러별들이 그의 주위를 도는 것 같은 것이 정치다라고 공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이 문장에서 북극성과 여러별들의 관계를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북극성이 아무리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 있다고 해도
여러 별들이 그를 향하지 않으면 북극성이라 할 수 있을까요?
공자는 이 문장을 통해서 왕이란 자리도 배치의 산물임을 말하는 거 같아요.
북극성이 그 자리로 자신이 왕이 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별들이 그를 향하기 때문에 북극성이 되는 것이죠.
이처럼 자신의 자리가 단지 배치의 산물임을 안다면, 위정이란 어떠해야 한다는 것이 도출될 것입니다.
왕이란 자가 자신의 스스로의 권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를 왕이라 부르는 자들에 의해 정립됨을 안다면
왕 노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그 실천윤리가 나오는 거죠.
동학쌤 다음주도 부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