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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세미나] ::월든:: 후기

버들 2021.03.13 12:29 조회 수 : 966

 자연의 모습에서 인류의 미래를 본다면

    『월든』

    글: 헨리 데이빗 소로우

    옮긺: 강승영

     출판: 이레


   내가 숲속에서 산 지 일주일이 채 안 되어 내 집 문간에서 호수까지는 내 발자국으로 인해 길이 났다. (중략) 마음의 길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세계의 큰길은 얼마나 밟혀서 닳고 먼지투성이일 것이며, 전통과 타협의 바큇자국은 얼마나 깊이 패었겠는가!

                                                                                                                                                                                  - p. 461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간다는 거. 우리는 보통 이미 만들어져 있는 길을 걸어간다. 부모에 의해, 사회와 교육 통념에 의해 그 길을 걸어간다. 그것이 어렵지 않기에, 그리고 조금은  쉽게 갈 수 있는 지름길임을 알기에. 하지만 그것은 도전과 경험이 빠진 맹탕인 사골국에 밥을 말아 먹는과 같다.  땀이 배지 않은 옷을 입고 노동은 힘든 거라 말하는 것과 같다.  나의 길.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다른 길을 걸어가고자 하는 사람들, 지금의 현실에 문제적 딴지를 걸고  다른 길을 걸어가고자 사람들. 그렇다면 나는 어떠한 길을 가고 있는지, 어떠한 태도로 세상을 보며 살아가고 있는지? 이 질문을 나에게 던져 본다.

 

   소로우는 1845년 자신의 터전인 도시를 떠나 월든 호수 깊은 숲으로 들어가 자신만의 길을 만든다. 그는 삶의 가치관이 뚜렷한 사람이다. 자신의 삶을 허투루 쓰고 싶어 하지 않는다. 소로우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시민의 불복종’. 세금 납부를 거부하는, 자유롭게 살고 싶어 하는, 현실에서 자행되는 모습(?)을 감히 쳐다볼 수 없어 그는 월든 호수 근처로 들어갔다. 필요한 몇 가지 가재도구와 잘 수 있는 두 평 남짓한 통나무집에서 2년 2개월을 살면서 계절마다 변화무쌍한 자연의 모습, 동물들의 모습, 호수 주변의 마을 사람들을 세세하고 섬세하게 표현했다. 직접 만나 숲의 어떠한 부분에 관해 얘기해달라고 한다면 해가 지고 달이 뜨는지 모를 정도로 어느 골목 수다쟁이보다 더 재미나게 진지하게 말할 것 같은 사람이다.

 

   『월든』 을 읽다 보면 숲속에 살아보지 않은 사람들도 숲에서 한 번쯤 살아본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섬세하게 숲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요즘처럼 긴박하고 빠른 속도의 전개 방식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로 숲속의 작은 사건들은 눈의 시선을 따라 천천히 옮겨간다. ‘개미들의 전쟁’, ‘새들의 소리’, ‘사냥꾼과 여우 그리고 사냥개 사이에서 벌어지는 꾀’의 작은 사건들과 2년간 머물면서 가장 적게 경제적 삶을 꾸려나가는 모습. 호수의 세밀한 관찰과 호수 깊이의 실험 그리고 호수 주변 마을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조금은 낭만적으로 조금은 비판적인 눈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필요한 먹을거리와 생활에 들어가는 돈을 장부에 적어가며 소소한 삶을 살아가는 데는 있어 그리 많은 것이 필요 없음을 지출과 수입의 가계부로 은근슬쩍 보여주고 있다. '봤지, 이 정도로 살아가는데 문제없어. 왜 필요 이상의 노동과 부를 축적해야 하는 거지'하며 쓴소리를 하는 것만 같다.

 

   욕심 없는 삶을 살아간다는 거. 소로우는 “진정한 부를 즐길 수 있는 가난, 나는 그것을 원한다"라고 말한다. ‘경제적인 부’보다 ‘마음의 부’를 강조한 사람. 소로우처럼 필요 이상의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많은 농장, 원자력발전소, 공해, 자연 파괴 등 이러한 사건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소로우의 『월든』을 읽고 나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 많은 문제점을 발견하게 된다. 또한 그러한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어진다. 사냥에 대해, 육식의 과용에 대해, 현재의 안락함을 유지하기 위해 또한 그 이상의 윤택한 안락함을 위해 우리는 얼마나 더 발전을 추구하여야 하는가, 경제면으로 얼마만큼 부를 축적해야 행복하다고 생각하는가?

 

    소로우의 『월든』은 자연의 삶, 욕심 없는 삶으로 간단하게 읽힐 수 있다. 그러나 그 내면으로 들어가면 사회를 풍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비의 유충을 이야기하면서 “식욕이 왕성한 배추벌레가 나비가 되고, 식욕이 왕성한 구더기가 파리가 되는 과정을 통해, 곤충은 유충 상태보다 곤충이 되었을 때 음식을 더 적게 먹는다고 한다." 성장을 위해, 생존에 필요한 만큼 먹은 후 변태 과정을 통해 성장한 곤충은 한두 방울의 꿀이나 그 밖의 단물로 만족하며 살아간다. 이는 다시 말해 유충 상태의 대식가는 인간임을 강조하며 배부른 커다란 유충의 배를 국가와 일부 국민으로 빗대고 있다. 인간은 끊임없는 성장과 발전 그리고 부를 위해 유충처럼 계속해서 먹어댄다. 지금의 현실을 조금 생각한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의 상상력을 거스르지 않을 소박하고 깨끗한 음식을 마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육체에 먹을 것을 줄 때 상상력에도 먹을 것을 주어야 한다                                                   -  p.310

 

      인간과 동물의 조화, 인간과 인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갈 수 있다. 배만 채우지 말고 머릿속의 상상력에도 먹을 것을 주어야 한다는 말, 앞에 이익을 우선시해 미래의 것을 놓치지 말라는 경고처럼 들린다.

 

   월든 호수의 모습과 자연의 모습에 혹 '자연에 가서 살리라' 외치며 낭만적인 자연을 꿈꿀 때,  자연의 생존 문제와 자연이 주는 감사함  그 교차점에서  우리는  또 다른 그 무언가를 한 번쯤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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