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술어'에 대한 얘기가 나왔었는데, <헤겔사전>에 좋은 내용이 있네요.
모두에게 도움이 되시길.....
근데 제가 지금 머리가 좀 아파서 제대로 읽을 수가 없는데, 잘들 읽어보시고
셈나 때 쉽게 풀어 설명해주시길........
<주어와 술어>
일반적으로 판단(또는 명제)은 'S는 P이다'라는 형태로 제시되는 주어 S와 술어 P의 계사(='이다')에 의한 결합의 형식(구문론적 구조)을 지닌다. 그리고 그 경우에 예를 들면 '소크라테스는 인간이다'라는 판단에서 보이는 것처럼 보통 주어는 개체적 대상을 나타내고(지시하고), 술어는 이 대상을 일정한 보편적 개념하에 속하게 하는(이 대상을 어떤 일반원리에 따라 분류하는) 방식으로 각자의 의미론적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헤겔 역시 주어는 가장 직접적으로는 개별자('개념'의 한 계기로서의 '개별성')를 나타내고 술어는 보편적인 규정성('보편성')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표준적 견해로부터 그렇게 벗어나 있지 않다[『논리의 학』 6. 306f. 참조].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그는 첫째, 일반적으로 판단에 의한 술어화는 "머리 바깥에 자존하는 대상에 대해서 머리 안에 있는 이런 저런 술어를 부가하는"[같은 책 6. 304] 주관적인 표상에서의 조작이 아니라 오히려 주어가 나타내는 대상이 그 자신의 존재에서 "구별화와 규정성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되는[같은 책 6. 307] 사태 그 자체에서의 현실적인 규정의 진전으로서의 의의를 지닌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견해를 채택함으로써 헤겔이 의도하고 있는 것은 사태가 판단작용(더 나아가서는 인식 전반)의 도달범위를 초월하여 그 피안에 있는 '사물 자체'적인 존재에 빠져든다는 것을 피하는 것이다[같은 곳 참조].
둘째, 헤겔은 이상과 같은 규정의 진전이 구체적으로는 (1) 주어에 의해서 표시된 개별자가 그 자신에서 술어에 의해서 표시된 보편자 속으로 '자기 내 반성'함과 동시에, (2) 역으로 또한 보편자가 개별자로 자기를 외화한다는 개별자와 보편자 간의 상호적인 회귀 운동으로서 생기한다고 주장한다. "개별자는 판단에 의해서 보편성으로 고양되며, 역으로 또한 단지 즉자적[=잠재적]인 데 불과한 보편자는 개별자라는 형태로 현존재로 끌어내려진다"[같은 책 6. 307].
일반적으로 주어에 의해서 표시되는 개별자와 술어에 의해서 표시되는 보편자의 관계가 보통 말해지듯이 단지 전자가 후자의 '사례(instance, example)'로 된다-소크라테스가 인간이라는 보편자의 하나의 사례라는 식으로-는 정태적인 사태에서 다 마무리된다고 한다면[Strawson (1974) 참조], 이러한 헤겔의 주장은 상당히 특이한 것으로 비쳐진다. 그러나 이 경우 이러한 소크라테스와 인간 사이에서 보이는 개별자와 보편자 간의 관계는 헤겔에게 있어서 단지 위와 같은 〈보편자의 사례화〉와 같은 특징 없고 추상적인 관계로서 파악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통적인 형이상학의 관점에 따라서 예를 들면 종으로서의 인간='본질'과 개체로서의 소크라테스='현실존재' 간의 관계로서 이해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즉 그에 따르면 판단에서의 개별자와 보편자 사이의 관계는 가장 기본적으로는 이러한 '본질-현실존재'의 관계로서, 또는 '실체-우유성'의 관계로서(이 경우는 개별자가 실체에, 보편자가 우유성에 상당한다) 파악되어야만 하는 것이지만[같은 책 6. 307, 313 참조], 그러나 동시에 바로 『논리의 학』의 '본질론'을 통해 전개되고 있는 대로 이러한 이원적으로 구성된 관계들에서는 그 한편의 항(예를 들면 '본질')은 〈시공을 넘어선 보편자〉, 또 한편의 항('현실존재')은 〈시공 내에서 실현된 개별자〉라는 방식으로 구별되며, 서로 대립하면서도 동시에 서로 타자를 통해서만 존립을 유지할 수 있는 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서로 간에 외화-회귀의 운동을 반복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헤겔은 '본질론'에서 이미 다루어진 이러한 운동을 판단론 단계에서 다시 취급하면서 그것이 〈주어와 술어의 계사에 의한 결합〉이라는 판단의 형식에 의해서 표현되고 규정되는 것을 통해 그 근저에 좀더 기초적인 동일성-계사에 의해서 표시되는-이 생성하게 되는 사정을 서술하고자 한다고 말할 수 있다(또한 이러한 서술의 진전에 수반하여 주어는 개별성을 나타내고 술어는 보편성을 나타내는 위와 같은 관계도 이미 고정된 것이 아니게 되고, 오히려 주어와 술어 모두가 '개념'의 세 계기의 각각을 차례차례 표시해 가게 된다). 이와 같은 동일성의 생성은 사실 판단론 그 자체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개념의 동일성을 정립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 것에 다름 아니며, 이런 의미에서 주어와 술어 및 계사에 관한 헤겔의 논의는 그의 논리학의 전반적 구성에 근거하여 이해되어야만 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오카모토 겐고(岡本賢吾)
[네이버 지식백과] 주어와 술어 [主語-術語, Subjekt und Prädikat] (헤겔사전, 2009. 1. 8., 도서출판 b)
Hegel 철학을 잘 설명해 주고 있는 평이한 text라 생각됩니다.
[ Text 비판 ]
1. 다만 이는 주어와 술어나 (핵심적으로는) subiectum과 obiectum의 관계를 일반적으로 해명하는 사유라기 보다는 그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관계들 중 극히 제한적으로 가장 단순하고 기본적 양태의 하나인 계사문에/을 통해 기술되는 개별자-보편자 관계만을 다루고 있음에 먼저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어-술어, 또는 subiectum-obiectum의 일반 관계에서 개별-보편은 극소수의 특수 관계에 불과할 뿐이어서 주어-술어 그 자체에 대해서는 거의 말해 주는 게 없는 별개 문제로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렇게 주어-술어 관계가 개별-보편 문제로 전치되는 이유는 subiectum과 obiectum (관계) 자체의 성질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계사의 특성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타 명제나 비명제 진술문, 비진술문 등등은 아예 차치하고라도 심지어 이 계사 명제일 경우조차 단적으로 다음의 예문을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ex) "Socrates는 Prothagoras가 아니다." ( : 모순률 계사문)
요점은
모든 주-술, 주-객 관계가 계사문으로 기술되지 않는다
계사문들조차도 모두 개별-보편 관계로 전치되지 못한다
계사문들 중 개별-보편 관계를 표현하는 것은 동일률 계사문들 중 일부인 충분조건 범주판단문 뿐이다
최단 기본문으로서 계사문의 원래 기능은 비교판단(문)이고 그 결과로서 동일률과 모순률을 (1차) 생산(하고 다소 비약적으로 배중률을 2차 생산)할 뿐이다
라는 것입니다.
2. 개별-보편 관계조차도 고전 철학의 한계 안에 고스란히 갇혀 있어 현대적 관점에선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기에 더욱더 가장 단순하고 기본적인 주어-술어 관계 자체에 대하여서도 이 text만으로는 거의 유의미한 구체적 답변을 발견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즉, 이 text가 설명하고 있는 개별-보편 문제도 좀 더 엄밀히 분석해 보면 충분조건(에 기반한) 범주판단 계사문일 뿐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이에 대해 현대 철학이 제기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 중 대표적인 것은 범주의 불완전 및 불확정성/모호성과 개방성, 교차성, (획일적) 규범성 등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 범주들 중 일부는 단순한 추상을 넘어 완전히 상상적이고 조작된 공동체에 불과하기까지 합니다.
즉, 이 개별-보편 관계는 더이상 고전철학에서 처럼 두 실체나 존재들 간 관계, 특히 본질로서 간주되기 보다 한 존재자 대 그 존재자를 둘러싼 여러 속성들(을 포착하기 위해 이를 반영해 짜 만들어진 개념의 그물망) 중 하나인 정체성으로 사고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정체성이란 그 존재자가 맺는 관계들의 특정 유형에 붙힌 이름을 가리키며 복잡한 층위/계층 구조와 교차 구조들로 얽혀 있습니다.
ex) 계층 범주 교차 보다는 덜 현실적이지만 text 문맥을 존중해 종 범주 교차로 예를 만들면,
Socrates는 인간이자 동시에 동일 층위에서 수컷 영장류이고 고대북반구 지중해생태계 albino포유류 등등으로서 교차되며 이 중 무엇이 본질이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Neanderthalensis나 Cyborg등 Post/Transhuman이 인간인가 아닌가는 더욱 말하기 어렵습니다.
인간 범주의 본질이 언어나 지능, 의식, cogito라면 늑대소년이나 무뇌아, 식물인간은 인간입니까 아닙니까? 인공지능은 인간입니까 아닙니까?
또 다른 측면에서 수정란이나 배아는 인간입니까 아닙니까? 낙태는 살인입니까 아닙니까?
3. 결정적으로 주어와 주체는 이미 분리된 지 오래이고 이후 줄곧 주체는 주어가 아니라 화자의 자리를 가리켜 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주어는 주체보다 더욱더 주름이고 매듭이며, 그들 중의 잠정적 촛점에 불과합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2항 관계론으로 일반화된 Hegel적 사유의 기본구도와 방법론만은 철학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할 뿐 아니라 Derrida등을 통해 여전히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 Text 해설 ]
이상의 관점에 입각하면서 제시해주신 Text 내용 중 다소 난해할 여지가 있거나 흥미로울 부분을 조금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양대 철학 계보의 서로 다른 종합으로서의 Kant 대 Hegel
제시된 text에서 그 중 난해하다할 수 있는 부분은 세 번째 문단, 즉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그는 첫째, 일반적으로 판단에 의한 술어화는 "머리 바깥에 자존하는 대상에 대해서 머리 안에 있는 이런 저런 술어를 부가하는"[같은 책 6. 304] 주관적인 표상에서의 조작이 아니라 오히려 주어가 나타내는 대상이 그 자신의 존재에서 "구별화와 규정성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되는[같은 책 6. 307] 사태 그 자체에서의 현실적인 규정의 진전으로서의 의의를 지닌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견해를 채택함으로써 헤겔이 의도하고 있는 것은 사태가 판단작용(더 나아가서는 인식 전반)의 도달범위를 초월하여 그 피안에 있는 '사물 자체'적인 존재에 빠져든다는 것을 피하는 것이다."
인데 이 부분은 Kant주의를 비판하면서 차별성을 강조하는 Hegel주의에 대한 요약이고,
네째 문단, 즉
"둘째, 헤겔은 이상과 같은 규정의 진전이 구체적으로는 (1) 주어에 의해서 표시된 개별자가 그 자신에서 술어에 의해서 표시된 보편자 속으로 '자기 내 반성'함과 동시에, (2) 역으로 또한 보편자가 개별자로 자기를 외화한다는 개별자와 보편자 간의 상호적인 회귀 운동으로서 생기한다고 주장한다. "개별자는 판단에 의해서 보편성으로 고양되며, 역으로 또한 단지 즉자적[=잠재적]인 데 불과한 보편자는 개별자라는 형태로 현존재로 끌어내려진다"."
는 Hegel주의적 종합에 대한 상술이며,
그 이하 두 문단은 Platon주의와의 관계를 설명하는 매우 평이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text 마지막 문단이 위 [ text 비판 ]부 4항에서 언급한 개별-보편론을 넘어서는 일반화한 Hegel주의( 주-객 관계론으)로의 도약과 관련 있는 부분이므로 가장 중요합니다.
2. 객관주의의 붕괴
(
[ 더 생각해 볼 문제 ]
1. 객관주의와 유물론의 괴리?
; 객관주의가 붕괴하는 추세 속에서, 오히려 상관주의를 공격하는 (신)유물론의 발생 mechanism
a. 철저한 유물론적 주어
b. 비언어적 인식론
c.
2. 전기 Deleuze, 특히 [차이와 반복]에 대한 과대평가
3. 철학사의 재구성 ; 철학의 제3계보?
4. 베륵손 계보의 정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