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 巧言令色 鮮矣仁
공자는 겉만 번드르르 하게 말 잘하는 것을 무척 싫어했나 봅니다.
그런 사람들 중에는 仁한 사람이 드물다고 말합니다.
외면은 거짓으로 꾸미기 쉬운 것이어서 이렇게 말했겠지요.
주자는 巧言令色하는 자가 왜 仁하기 어려운가를 이렇게 주석합니다.
好其言 善其色 致飾於外 務以悅人 則人欲肆而本心之德 亡矣
듣기 좋은 말과 좋은 얼굴색으로 외면을 꾸미는 것을 통해서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면
욕심이 자라나서 본심의 덕을 잃게 된다는 것입니다.
어쩌다 거짓말을 하게 되었는데 뜻밖에 성공적이었으면, 처음에는 좀 찜찜하기도 하다가
계속 반복적으로 성공을 거두면 이제 거짓말 따위는 전혀 거리낄 것이 없게 되죠.
사실 巧言令色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기란 어렵습니다.
인간의 정서는 1차적으로 신체에 어떤 영향끼침을 받는 것에 의해 좌지우지 되니까요.
오죽하면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는 말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누구를 설득하기로 마음먹었다면 巧言令色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뜻이 좋아도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데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曾子曰 吾日三省吾身 爲人謀而不忠乎 與朋友交而不信乎 傳不習乎
증자는 하루에 3가지를 반성한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신이 忠 하지 않은 것은 없었는지, 信하지 않은 것은 없었는지, 習하지 않은 것은 없었는지...
주자는 忠은 盡己라고 합니다. (盡己之謂忠) 자신의 최선을 다하는 것이죠.
信은 성실하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以實之謂信)
일리가 있는 주석인 거 같아요.
習 또한 忠과 信을 다하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鳥數飛를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니까 증자가 하루에 3가지를 반성하는 것은
자신이 맺게 된 관계에 얼마나 충실했는가 하는 "충실성"인 것입니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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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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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
생각하게 하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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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본
1. 제가 말씀드린 巧言令色이 약간의 오해를 불러일으켰군요 ㅎㅎ
저는 質과 文의 문제를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옹야편에서 공자는
子曰 "質勝文則野 文勝質則史 文質 彬彬 然後 君子 "이라고 합니다.
서양 철학에서도 늘 문제가 되어온 바탕과 형식, 내와 외의 문제이지요.
공자는 質이 文보다 앞서면 거칠다고 하고, 文이 質보다 앞서면 史라고 합니다. 이때 史는 꾸미다, 巧言令色 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文과 質이 彬彬 해야 군자라고 말합니다.
소박하게는 文과 質이 고루 좋아야 정도로 이 문장을 해석할 수 있겠지만
저는 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읽습니다. 그래서 내와 외가 문과 질이 서로 단단히 얽혀서 서로가 서로를 구성해 주는 상태가 문질 빈빈일 것입니다.
2. 공자는 끊임없이 궁행을 강조합니다. !!
지식인이란 자들은 늘 말을 앞세우기 십상이지요.
뒤에 나오겠지만 공자는 仁 의 개념을 바꾸어 버린 사람입니다.
옹야편에서, 맹무백이 묻습니다.
"자로는 仁합니까?"
공자가 대답하기를 "모르겠습니다. 유(자로)는 제후국에서 군사를 조련할 수 있을 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그가 仁한지는 모르겠습니다"
공자는 제자인 염유에 대해서도 공서화에 대해서도 그들의 특별한 재주를 인정하지만 仁한지는 모르겠다고 합니다.
자로, 영유, 공서화는 모두 공자의 측근중의 측근인 제자들입니다.
당시에 仁하다는 말은 벼슬할만하다는 정도로 쓰였던가 봅니다.
그런데 공자는 仁을 다르게 말하죠.
논어를 읽는 내내 어떻게 하는 것이 仁인가를 생각해 보시죠.
다수가 아닌 소수학설 입니다. ^^
1: 대학 윤리학 수업에서 시험을 봤는 데..부정행위가 일어났다.
"사람들은 욕을했다. 대학에서 윤리학을 배우는 놈들이 윤리적이지 못하고 시험부정을 해!!"
이말에 당사자들은 한마디씩 했다.
"우리는 윤리학에 대해서 공부하지.. 윤리적이 되는 공부를 하는게 아니었다. 부정행위를 한건 잘못이지만 윤리적이어야 한다는 말은 맞지않는다. "
윤리학을 배우는 사람은 윤리적이어야 하나?
윤리학을 배운다는 것은 윤리라는 개념이 무엇인지.. 즉 윤리에 대해 배우는 것인가.. 윤리적인 행동을 하도록 훈련하는 것인가..
2: 우리는 수영을 배우러 간다. 수영의 역사와 영법의 변화과정을 배우러 가는가? 아님 수영을 몸에 익히려고 가는가.
우리는 운전을 배우러 학원에 간다. 자동차의 역사와 자동차 구조등등을 배우러 가나? 아님.. 운전을 몸에 익히려고 가나..
2500년전 공자학당에 배우러 간 사람들은 인(仁)의 개념과 예의 개념을 배우러 갔을까? 인과 예를 몸에 체득하기 위해 갔을까??
3: 나이가 먹은 사람일 수록 논어를 읽으면 예절이 바르고 올바른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논어읽기가 거북할 수도 있다.
아이기 태어나면 보통의 경우 자기아이가 자기를 공경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청학동 예절 교실을 보내고... 자랑한다.
아이가 자기가 먼저 먹지 않으면 밥을 안먹으며, 밥먹기 전에 '맛있게 드세요' 한다며 대견해 한다.
4: 윤리학을 배우면서 윤리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면 윤리가 없다. 윤리적인 행동을 해야 윤리가 있다.
논어를 읽으면서 인(仁)에 대해서 이야기만 하면, 당연히 인은 없다. 인한 행동을 해야 인이 있다.
우리는 논어를 왜 읽는가? 인과 예의 개념을 알기 위해서 읽는가 ? 예와 인이 몸에 배도록 하기 위해 읽는가?
공자의 사상을 알기 위해 읽는가? 공자의 사상을 체득하기 위해 읽는가?
5: 공자의 사상을 알기위해 , 유학의 개념을 알기 위해 논어를 읽는다면.. 공자가 하지 말라는 행동을 하는 것은 확실하다.
달을 가르키는 데, 달은 안보고 손가락만 가지고 이야기하는 거.. 이거 자체로도 충분히 불온한다.
그러나 난 이런 방식으로 불온하고 싶지는 않다.
6: 巧言令色 鮮矣仁
행동하라... 궁리하지 말고.. 궁행하라...
그렇지 않으면 말만 있고.. 인은 없다.
내가 논어를 읽으며 생각하는 공자가 주장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