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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구 세미나 일곱번째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늘 세미나는 최진석, 문화, 전성현, 오영진, 스테판 리, 오형준 이렇게 여섯이서 했습니다.

장세진의 [상상된 아메리카] 3장의 7~9절을 읽었습니다.

지난 시간에서 우리가 알게 된 것은 일제 시기 서구의 근대에 대항하는 과잉된 문명론인 '서양/동양(일본) 도식'을 

해방 이후 '서양(미국)/동양(한국)의 도식'으로 당대의 지식인들이 재활용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개념적 프레임 속에서 이제 갓 식민지에서 벗어난 한국의 지식인들은 민족을 세우는데 문명을 소환해 버립니다.

이는 공간적으로 태평양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반공주의와 결합해, 대한민국이라는 '민족'을 빚어냅니다.(절반은 사라진 반쪽짜리 민족)

이번 장에서는 보다 자세하게 미국이 한국전쟁 이후 어떻게 선한 얼굴로 이미지 변신을 하게 되었는지 공부하게 됩니다.


[문화연구세미나] <상상된 아메리카> 제1-2장에 대한 단평(오영진)

[문화연구세미나] <상상된 아메리카> 제3장(7~9절)에 대한 단평(전성현)


한국전쟁 당시 공중폭격에 의해 사망한 희생자들은 남한 북한 할 것없이 대부분 미군 폭격기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군 폭격기에 대한 부정적인 표현들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오히려 '쉑쉑이'이는 자유의 표상으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이는 한국전쟁을 통해 미국의 이미지가 무능한 해방군에서 우직한 조력자, 친절한 원조자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미 제국주의"같은 단어를 사용하기는 합니다만, 이는 오직 인민군의 입을 빌리는 방식으로만 드러날 뿐입니다. 

그렇게 '혈맹과 원조자로서의 미국'은 공공히 자신의 위치를 만들어갑니다. 핏줄로서의 '민족'은 사라지고, 이념을 공유하고 전쟁을 통해 피를 나눈 동지로서의 '민족: 아메리카-대한민국'이 탄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이는 해방 이후 열망된 순도높은 '민족주의'를 고려해 본다면,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만 한국전쟁의 경험은, 북한을 민족의 타자로 밀어내는 데 성공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때 핏줄적 민족은 단군과 같은 고대적 동일성으로만 인정합니다.

반면, 미국의 입장에서는 한국은 냉전과학이 꽃 피울 수 있는 가장 생생한 실험장이었습니다. 그들로서는 거의 처음으로 공산화된 사회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며, 반공주의 벨트의 최전선으로서 한국을 실험해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저는 문명을 소환하는 '과잉된 민족주의'과 마찬가지로 무모하게 보이는 북진을 외치는 '과잉된 반공주의'가 작동하는 모습이 흥미롭다고 발언했습니다. 해방 이후 남한의 지식인들은 항상 과잉 속에서 무엇인가를 얻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아닌가? 민족주의의 과잉, 반공주의의 과잉이 있는 것이 아니라 '과잉' 자체가 이들 이념 속에 본래 내재한 것이 아닌가? 질문해보았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어쨋든 핏줄을 부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민족은 고대적 동일성으로 얼버무려 취급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요청된 것이 남한의 경우, 신라인 것입니다. 오형준 선생님의 경우, 여기서 북한은 어떤 고대의 민족적 동일성을 선택했는지(아마도 고구려?) 이를 같이 대비해보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신라'는 해방 이후 발견된 것이 아니라, 일제시기 일본의 역사학자들에 의해 미학적으로 전유된 조선인의 고대였습니다.

더구나 스에마츠 같은 일본학자는 신라와 가라국과의 새로운 혈족구성을 논함으로써 가라국의 우위를, 그로부터 임나가라의 존재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식민지의 정치가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일본 학자들에 의해 구성된 신라의 표상/해석은 해방 이후 임나가라 같이 일본적 해석을 제거하고, 다시 고대로부터의 동일성을 끌어내는 장치로서 재활용된 것입니다. 

지난 시간(1-2장)과 비교해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점은 

'과거로부터 쓸모 있는 것'을 선택적으로 전유하는 일과 이를 '과잉'으로 사용하는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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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이 소개하는 최태웅의 소설 [무엇을 할 것인가](현대문학, 1956.3)는 엉겹결에 사람을 죽이고, 그가 간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반공은 나의 운명이었다는 인식에 이르는 주인공을 다루고 있습니다. 자신의 삶 전체가 반공주의에 의해 재설계되며, 이를 내면화시키는 주인공을 통해서 우리는 '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보다 앞 서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아니 '(누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나'를 질문하는 주체를 엿 볼 수 있었습니다. 최진석님은 이 점에 대해, 레닌의 명제가 이렇게 반공주의적으로 전유된 것도 아이러니하며, 대타자를 찾는 문제가 이 시기의 중요한 문제라는 점에서 흥미롭다는 논평을 남겨주셨습니다. 

전성현군의 경우, 이렇게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형성되어가는 모습에 약간 질려버린 듯한 느낌을 받은 것 같았습니다. (그의 발제문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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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공기 중으로 사그러져 가는 에밀레 종소리처럼, 신라는 아련하고도 아름다운 표상으로 남습니다. 그리고 이 비가시적인 아름다움은 "민족이 불편하게 수반하는 이데올로기적 이질성을 솜씨 좋게 봉인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장세진의 말대로 "고대 신라의 시적 현전이 현실태의 민족을 지워내는 일"인 것입니다.  


24일(금) 아침 11시에 3장 10~12절, 4장 13~15절을 읽도록 하겠습니다.

발제는 문화, 오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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