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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제 모임에서는 <존재와 시간> 18절의 남은 부분을 읽었습니다.

지난 시간에 읽었던 부분보다 더 심한 난해함을 보여주고 있네요. ㅠㅠ

그래서 그런지 세미나 분들의 한숨 소리가 유난히 더 많이 나왔고요.

다른 세미나들은 5분마다 한 번씩 웃음이 터져 나온다고 들었는데,

저희는 10분마다 한 번씩 한숨이 .... .

 

 

사용사태의 발견은 사용사태 전체성의 선-발견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도구의 사용은 우선 도구의 세계 적합성이 알려질 때 가능한 것이죠.

따라서 사용토록 해줌은 존재자를 자유롭게-내주는(개현하는) 기반Woraufhin을 이미 개시하고 있습니다.

이 기반이 바로 세계입니다.

(사용사태 전체성 세계 적합성 기반 세계)

 

그렇다면 이런 기반이 선행적으로 개시되어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이는 그 기반이 (곧 세계가) 이미 현존재에게 이해되어있음을 말합니다.

왜냐하면, 현존재는 본질적으로 존재를 이해하면서 존재하고 세계--존재로서 존재하기에,

그의 존재 이해에는 언제나 세계--존재에 대한 이해가, 그러니까 세계에 대한 이해가 속하기 때문이죠.

현존재는 언제나 이미 세계를 이해하면서, 그 기반을 개시하면서 존재합니다.

(하이데거 철학에서 이해라는 일상적이고 평범한 현상이 개시라는 어마무지한 개념의 위치로 승격되고 있는

현장을 지금 저희는 목격하는 중입니다.)

 

기반의 선행적 개시는 거기에 속하는 다양한 것들의 개시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 사용토록 해줌, 사용사태의 목적Wobei, 사용사태의 수단Womit,

그리고 이런 것들의 기초가 되는 거기에Dazu와 궁극목적Worum-willen

이해 가능성 속에서 선행적으로 개시되어 있다는 점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다 모여서 결국 기반을, 그러니까 세계를 형성하는 것이니까요.

 

이런 선행적 개시-존재론적 이해라고 바꿔 표현할 수 있는데요.

세계--존재인 현존재는 어떤 곳에서Worin 자신을 전-존재론적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존재가 자신을 이해한다함은, 하이데거에 의하면,

자기 자신의 궁극목적에 기반하여 자신이 어떤 목적Um-zu에 향하도록 스스로에게 지시 내린다함을 뜻합니다.

또한 현존재는 동일한 궁극목적에 기반하여 자신이 사용사태의 수단Womit에 향하도록 스스로에게 지시 내립니다.

수단에 향하도록 자신에게 지시 내린다는 요상한 표현은,

쉽게 풀어쓰자면, 용재적 존재자인 도구를 사용한다는 말이죠.

그리고 도구를 사용하려면 그것은 선행적으로 이미 개시되어 있어야 하고요.

 

죽음 앞에 직면하여 진정한 자아를 회복하기 위해서든 (본래적 궁극목적의 경우)

혹은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부와 명예를 누리기 위해서든 (비본래적 궁극목적의 경우)

현존재는 이런 궁극목적에 기반해서만 어떤 일을 위하여’ ‘어떤 것을 수단으로스스로에게 지시 내리는 것이죠.

여기서 핵심은, (1) 현존재가 자신을 이해하는 이 곳Worin

용재적 존재자를 선행적으로 개시하는 그 기반Woraufhin과 동일하다는 점이고,

그리고 (2) Worin, Woraufhin이 우리가 지금껏 탐구해왔던 세계 현상에 해당한다는 점입니다.

Woraufhin의 구조가 세계의 세계성을 말하고요.

세계의 개념 정의가 이 대목에서 정식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현존재는 그가 자신을 이해하는 곳인 세계와 근원적으로 친숙합니다.

하지만 그는 세계의 구성연관을 이론적으로 투명하게 인식하고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비록 이런 연관을 존재론적-실존론적으로 명확하게 해석하기 위해서는,

먼저 세계와의 친숙함이 그 존재적 전제가 되어야 하긴 하지만요.

 

우리는 지금까지 세계를 탐구할 지평만 밝혀냈을 뿐입니다.

그 곳Worin과 기반Woraufhin이 그 지평이었죠.

이제는 현존재의 자기 지시의 연관이 존재론적으로는 과연 무엇인지를 논해볼 차례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유의미성이 바로 이 존재론적 연관에 해당합니다.

 

하이데거에 의하면, 이해의 개시성 안에는 이미 이런 연관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이해는 이런 연관 안에서, 그리고 그것에 의하여 스스로에게 지시 내리도록 합니다.

하이데거는 지시 연관의 이 같은 연관적 성격을 의미함’(bedeuten)이라고 부르죠.

(독일어 bedeutendeuten설명하다, 해석하다, 지적하다의 뜻을 지닌 단어라고 합니다.

낱말 자체만 보더라도 bedeuten의 연관적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죠.)

 

이런 연관 속에서 현존재는 자기 자신에게 의미작용을 합니다.

, 이런 연관과의 친숙함 속에서, 그는 스스로에게 자신의 존재와 존재 가능을 부여합니다.

더욱이 자신의 세계--존재와 연관하여 이해되어야 할 것으로서 존재와 존재 가능을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것이죠.

(하이데거는 의미작용존재와 존재 가능의 부여로서 이해하고 있는 것인데요,

이는 아마도 후설 현상학의 영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궁극목적은 Um-zu를 의미하고, Um-zuDazu를 의미하고,

Dazu는 사용사태의 Wobei를 의미하며, Wobei는 사용사태의 Womit를 의미한다.”

이 때, 궁극목적, Um-zu, Dazu, Wobei, Womit 등은 서로 간에 근원적 전체로서 상호 결속되어 있습니다.

이 항들 중에서 하나라도 생략되면 이 전체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또한 궁극목적은 Um-zu를 의미함으로써 궁극목적 자신이 되고,

Um-zuDazu를 의미함으로써 Um-zu 자신이 되고,

DazuWobei를 의미함으로써 Dazu 자신이 되며,

WobeiWomit를 의미함으로써 Womit 자신이 됩니다.

, 하나의 항은 다음의 항을 의미하는 방식으로 그것과 연관되면서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이죠.

이 항들은 모두 모여 하나의 근원적 전체를 이루고 있고 말이죠.

이렇게 연쇄적 의미작용을 하면서, 현존재는 자신의 세계--존재를 이해되어야 할 것으로서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것입니다.

 

유의미성’(Bedeutsamkeit)이란 이러한 의미 연관의 전체를 말합니다.

유의미성은 전체를 뜻하고 있기에 그것은 바로 세계와 관련되는 개념이죠.

, 그것은 세계의 존재론적 구조를 이루고 있는 개념입니다.

현존재는 본질적으로 유의미성에 친숙해 있으며,

그 덕분에 그는 세계 내부적 존재자를 사용사태의 존재방식 속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존재는 본질적으로 세계에 의존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존재에는 세계에의 의존성’(Angewiesenheit)이 속해 있는 것이죠.

(참고로, ‘의존하다에 해당하는 독일어 anweisen지시 내리다에 해당하는 독일어 verweisen 간의 어휘적 유사성이 눈에 띄죠.

하이데거의 전매특허인 언어 유희적 철학함의 한 예입니다.)

 

개시된 유의미성은 현존재, 즉 세계--존재의 실존론적 구성틀로서,

사용사태 전체성을 발견하기 위한 존재적 가능 조건이다.”

 

여기까지가 “A. 환경세계성과 세계성 일반의 분석에 해당하는 절들(15~18)의 내용입니다.

 

다음 시간부터는 “B. 세계성의 분석을 데카르트의 세계 해석과 대비하여 부각시킴의 부분을 읽어갈 차례입니다.

여기 ‘B은 저희가 지금까지 읽었던 ‘A에 비하면 상당히 이해하기 쉬운 편이고,

데카르트의 글도 많이 인용되고 있어서, 비교적 진도를 빨리 나갈 수 있을 듯합니다.

 

 

다음 주 토요일은 추석 연휴 관계로 한 주 쉬기로 하고요,

그 다음 주인 106 토요일 저녁 7시에 연구실에서 뵙겠습니다.

즐거운 한가위 명절 되세요!

 

세미나 문의는 O1O-7799-O181 또는 plateaux1000@hanmail로 해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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