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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동안 휴셈하며, 책을 읽고 들었던 생각들이 익어갈 시간이 충분해서였을까요! 열띤 토론과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간 활기찬 3주차였습니다!

 

세 번째 시간에서는 '신은 죽었다'는 니체의 선언으로 알 수 있듯이 기존의 공동체와 개인이 사고하는 방식의 근간이 무너졌을 때, 어떻게 다시 그것을 '나'의 방식으로 세우고, 다른 이들과 진정한 의미의 친구가 되고 또 궁극적으로는 삶을 사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시의성 있게 다가오는 주제였었는데, 후기를 쓰며 차차 풀어나가고 싶습니다. 

 

가장 먼저 '신은 죽었다'는 구절의 네 가지 의미를 짚어보았습니다(오라클). 익히 들어왔던 말이기에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서구 사회가 산업화/근대화 되며 기독교적 사고방식이 몰락했다는 표면적인 의미로만 받아들이고 있었더라구요. 첫 번째 의미는 제가 그 동안 이해했던 것처럼 기독교 유일신의 죽음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 의미는, 초월적인 실체의 소멸을, 셋째, 형이상학적 사고방식(이분법)의 붕괴를 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형이상학적 세계관의 붕괴를 의미합니다. 첫 번째 의미가 당대의 특정한 분위기를 의미한다면 이후부터는 점진적으로 개인과 집단이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에 있어 붕괴가 일어나는 과정이라고 이해해보았습니다.

 

하나의 중심축이 무너지면 다시 중심축을 세우기까지 수많은 힘의 충돌과 혼란이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일상생활 속에서 열심히 회의하다가도 끝물에는 지쳐서 다수결로 급히 결론지을 때가 많지요. 가치의 척도를 따지는 과정에서 자연히 피로도는 증가하고 이 때 종교적인 모습을 하지 않더라도 신은 부활의 조짐을 보입니다. 오늘날에는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가 쉽게 연상되는 '속도'와 이미 너무나 많이 언급된 돈 혹은 화폐 등이 대표적인 신으로 손꼽혔습니다. 저는 세미나 시간에서는 이야기가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잠깐 언급되었던 '노동 신화' 혹은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근면성실의 가치'에서 개인적으로 생각이 머물렀습니다. 열심히 일하면 언젠가 보상 받을 것이라는 기대나, 혹은 성공의 필수적인 조건으로 근면이 빠지지 않을만큼 많은 사람들이 성실한 노동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에 '주님 위의 건물주님'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고, 친구들과 종종 대화하다보면 돈 많은 백수가 꿈이라는 자조적인 농담도 심심치않게 들을 수 있는데요, 노동 없는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된 건물주님이 적지 않은 사람들의 환상이면서도 돈 없는 백수에게는 근면성실한 노동이 요구되는 지점에서 실은 이는 사회적 권력(화폐)를 지니지 못한 약자들에게 요구되는 도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니체도 강자/귀족과 약자/노예를 나누며 자신의 기준을 스스로 세우고 그것으로부터 좋음의 규정을 이끌어내는 자를 강자로, 타인의 평가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다른 이들의 비난을 모면하기 위한 '선'을 이끌어내는 자를 약자로 분류합니다. 통상적인 의미에서 강자라면 자본가, 권력가가 떠오르는데, 저는 한편 '자본과 권력이 강자의 특징으로 꼽힌 것은 그것들을 지니고 있을 때 자신의 가치를 세우고 또 외부의 기준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은 아닐까, 그러니 니체가 말하는 강자/약자의 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세미나가 진행되며 자본 등은 반동적 권력일 수 있다고 짚어준 부분이나(로빈), 자신의 기준에 따라 화폐와 권력의 용법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강자의 기준(오라클) 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며, 외부적 권력이 없더라도 자신의 기준을 세울 수 있어야 니체가 말한 강자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 니체주의자에게 강약이란 타자와의 관계에서 결졍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안에서 결졍되는 것(엇결)이고, 그렇기에 지금 나에게 느껴지는 욕망 혹은 충동이 진정으로 나에게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외부의 욕망을 받아들인 것인지 구별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앞선 주차에서 공부했던 '정직'의 개념과도 연결되었습니다. 니체에게 약자란 무언가를 판단하는 일에 피로감을 느끼고 무엇이 좋고 나쁜지를 알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포스트모더니즘 사회에서 너무나 많은 것이 상대적인 지금, 방향성을 잃고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는 더욱더  '나'에 대해 생각하고 '나'에 대해 알아야 정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실은 이러한 피로도의 반대급부로 더욱 획일화된 삶의 정도가 마련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습니다. 

 

<사랑을 가르친다, 벗을 가르친다>에서는 이전부터 끌고왔던 의문, 자기도덕을 세우거나 세워야 할 의무가 있는 우리는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에 대한 실마리가 조금은 나온 것 같았습니다. '돌의 형상을 깨운다'는 묘사처럼 상대의 잠재력 혹은 능동성을 깨워주는 것이 니체적 의미의 우정이라면, 아마 우리가 일상생활과 인간관계에서 많이 경험한 갈등도 설명이 가능해 보였습니다. 친구가 고민을 털어놓을 때면 그것에 공감하는 것 못지않게 '나의 위로와 해결책'으로 친구의 상황이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욕구도 강하게 들곤 하는데요, 타인의 기준을 고려하기보다 나의 기준을 그들에게 강요하는데서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닐까요. 연장선으로 연민이란 타인을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는 하나의 주체가 아니라 수동적인 대상으로 전락시키기 때문에 관계에 있어 독이 되고, 나아가서는 신까지 죽일만큼의 강력함을 지녔다고 이해했습니다.

 

이번 시간에서는 보다 실천적이고 현실적인 층위의 문제들도 많이 이야기되어 전반적으로 니체와 조금 더 가까워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모두들 한 주 파이팅하시고 돌아오는 일요일 뵙겠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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