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특별세미나] 후기 見獨

hector 2019.01.25 15:07 조회 수 : 72

장자식으로 꾸며 본 우화입니다.

1: 안회가 중니에게 물었다.
"페르디난드라는 축구선수가 있었습니다. 유명한 수비수가 입니다.
어제 축구시합을 하는 데, 상대 공격수를 제치고, 미드필드를 제치고, 상대 골기퍼까지 제쳤습니다.
볼만 차면 한 골을 넣을 수 있었는 데, 넣지 않았습니다. 자기의 편 공격수에게 패스할 기회를 찾았습니다.
페르디난드는 어떤 사람일까요?"

공자가 대답했다. "그는 군자이니라."
 

2: 남곽자기가 축구를 했다. 위치는 골기퍼.
남곽자기는 자기편 진영에서 상대 공격수를 제치고, 상대 미드필드를 제치고,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 상대 수비를 제치고, 상대 골기퍼까지 제치고 골을 넣었다.
자기진영으로 돌아오는 남곽자기에게 후배 수비수 안성자유가 말했다.
"선배님!  선배님은 지금 골키퍼가 아니었습니다. 어떨 때는 최종수비수, 어떨 때는 중앙 미드필더, 어떨 때는 최전방공격수였습니다. 골기퍼, 최종수비수, 중앙 미드필더, 최종수비수중 누가 진짜 남곽자기입니까? "

"오! 너는 그것을 알고 싶으냐? 그 모두가 나 이면서 나 아니다. 골키퍼라는 의무감을 벗었을 때, 난 더이상 골기퍼가 아닌 축구선수 남곽자기였어. 골기퍼 지역을 벗어나면서, 난 중앙수비수가 되었어. 중앙 수비수 역시 나 이지만, 진짜 나는 아니지, 공을 몰고 가다 중앙선에 다가섰을 때, 난 중앙수비수라는 이름을 버렸지. 그리고 난 중앙미드필더가 되었어. 중앙 미드필더 역시 나 이지만 내가 아니야. 상대 최종 수비수를 제쳤을 때, 난 최전방 공격수였지. 이 모든것이 나 이지만 어찌보면 내가 아니지. 난 그냥 축구선수야. "

3: 자기를 규정해 보자. 그리고 주위 사람에게 자기자신을 규정해 보라하자.
실제 난, 친구와 지인에게 본인을 규정해 보라고 물어본적 있다.
자기를 자기 자신으로 규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의외로.
누구의 엄마, 회사의 이사, 누구의 부인, 어느 학교를 나온 졸업생, 등등 자기가 아닌 다른 것으로 자기를 규정한다.
자기가 가진 승용차로 자기를 규정하는 사람도 있었고, 자기가 사는 동네로 자기를 규정하는 사람이 있었다.
자기가 읽은 책으로 자신을 규정하는 사람도 있었고,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소설가, 철학자)로 자기를 규정하는 사람도 있었다.

자기가 아닌 특정한 대상으로 자기를 규정할 때 그 특정한 대상을 제물론의 남곽자기는 자기 짝 혹은 자기 배우자라 하였다.

4: 사업 하는 내 선배가 사업을 다시 부활시킨 이야기는 재미있다.
수중에 돈이 거의 없어, 점심을 컵라면을 먹었다. 그것도 직원과 나눠먹었다.
그리고, 계약을 위해 협상하러 갔다. 차는 BMW를 타고 갔다. 직원은 운전기사 노릇을 했다.
선배는 간파했다. 상대는 나를 보는게 아니라 BMW를 본다고.
나를 믿고 계약하는 게 아니라, BMW를 보고 계약한다고.
선배가 노린대로 계약은 성립되었고, 계약금을 받아 부도를 막았다.

상대가  내가 아닌 내가 타는 BMW를 보고 계약했다면, 내가 BMW의 주인인가? BMW가 내 주인인가?
선배는 자신을 BMW타는 사람으로 규정한다. BMW가 없다면, 그 선배도 없다.
BMW가 그 선배의 짝 혹은 배우자이다.

5: 요가를 하는 분 이야기를 들었다.
요가를 하면 근육을 평소쓰는 방향과 반대로 늘린다고, 그래서 뭉쳤던게 풀리고, 구겨졌던게 펴진다고.
몸도 요가를 해야하지만 마음도 요가를 해야하고 생활도 요가를 해야한다.
골기퍼만 계속하면 공을 손으로만 잡기에, kick은 약해진다. 골키퍼를 벗어나, 수비수로 살면서 킥을 해봐야 한다.
그래야 편향적으로 썼던 몸이 펴진다.

자신에게 부여된 역할,책임들, 다른 대상을 통해 자기는 어떤 사람이라는 규정하는 것들, 
이런 것이 자기 마음을 편향되게 하고, 자기 생활을 편향되게 한다.
편향과 반대로 함으로써 몸은 풀리고, 생활이 풀리고, 인생이 펴진다.

자기를 규정한 대상을 버려라. 그리고 자기만으로 자신을 봐라.
승용차로 자기를 보지 말고, 자신이 졸업한 학교로 자신을 보지말고, 자기가 공부하는 것으로 자신을 보지마라.
자기자신을 자기 자신으로 봐라. 이것이 見獨이다
견독은 마음을 풀고, 생활을 펴고, 인생이 풀리는 첫단계이다.
장자에는 이런 류의 이야기가 천지다.
그래서 난 장자를 읽으면 풀리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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