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후기는 향선 샘이 써주셨어요.
<후기> 10월 26일
가온누리, 지현, 병아, 수정샘과 제가 오프라인으로, 문정, 병갑, 윤선샘이 온라인으로 참여해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수정샘이 발표하신 ‘일인용 텐트’는 야영을 기점으로, 과거 활동가로서 경험했던 특별한 잠자리에 대한 단상들이 이어집니다. 이제 화자는 ‘예순살이나’ 되었지만 홀로 텐트를 설치합니다. 텐트에서 ‘고요한 숲의 소리’를 듣고 싶지만 여전히 시끄러운 차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화자의 ‘일인용 텐트’는 아직은 투쟁의 현장을 떠날 때가 아닌가 봅니다. ‘나는 히피 할머니로 살아도 괜찮을 것 같다’라는 마지막 문장이, 다시금 뜨거운 사람들과 차가운 잠자리를 향해 떠나는 여정의 첫 문장처럼 느껴집니다.
수정샘의 글은 주로 ‘사람들’을 다룬다는 평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반짝인다는말을 더하고 싶어요. 광장의 사람들, 반짝이는 카메라 렌즈와 홀로 있지 않을 일인용 텐트를 그려봅니다. (주차 때문에 더 이상의 합평을 듣지 못했어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제가 발표한 ‘육식’은 사회적 위계에 분노하는 의식의 한편, 그 현장을 흥미거리로 관찰하는 내면의 잔인함을 다룹니다. 죽어가는 개미들을 관찰할 때의 가책과 흥분, 육식과 피아의 혼란으로 이야기를 끌어갔지만, 주제 전달이 모호하다는 평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 지점은 제 글에서 자주 반복되는 지적인데요,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한 주파수를 잘 조절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또, 일단은 많이 써봐야 한다, 어휘 사용이 일반적이지 않을 때가 있다, 채플린의 모던타임즈와 새디즘 소설들을 참고해라, 문장에 리듬감이 있다 등의 합평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 합평들이 그 쪽으로 일단 오래 쭉 걸어가야 돼, 거기에 돌부리 박혀있어, 옆에 쟤 좀 따라가 봐, 그 쪽 길은 괜찮아… 제 위치에서는 보이지 않는 제 좌표를 열심히 일러주시는 소리처럼 들립니다. 타고나길 방향치라 같은 자리에서 오래 헤매일까 걱정입니다. 후기를 빌어, 합평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향선 샘, 멋진 후기 감사합니다!
세미나 간식으로 김밥/과일/크로아상샌드위치 세트를 준비해주신 것도 넘 감동^^
올해의 첫 단감을 맛보게 해주신 가온누리 샘도 감사!
이번 주엔 지난 번에 시간상 합평을 진행하지 못한 문정, 병아 샘의 글과 지현, 가온누리, 재하, 윤선 샘 중에서 가능한 글 발표가 있겠습니다.
세미나 시간은 오후 5시반부터..1층 왼쪽 세미나실.
간식 당번-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