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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 인간학 쪽글(1-2강)

진영 2023.03.19 21:42 조회 수 : 63

[1강]

지적장애인에 대한 철학에서의 실패, 철학에 들어오는 순간 장애인, 특히 정신적 장애인은 사유의 외부로 떠밀려갔다는 강사님의 경험에서 천착한 세미나가 시작되었습니다. 칸트가 말한, 그리고 근대에서 말하는 인간상은 무엇이며, 그로 인해 '남겨진 인간'들은 어떤 방식으로 부인되어왔는지, 이성을 이야기한 철학자 칸트로부터 비이성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의 첫 단추였습니다. 

1. 칸트의 물음, 인간이란 무엇인가

칸트의 첫 번째 물음 '나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 우리는 '현상'으로써 감각과 선험을 통해 앎을 얻는다. 우리는 그 현상이 나타나고 그것을 통해 인식하도록 이미 만들어진 존재이다. 즉, 경험의 주체인 '나'야말로 모든 표상과 진리의 원천이 된다.

칸트의 두 번째 물음 '나는 무엇을 행해야 하는가' : 첫 번째 물음이 이성의 원천에 대한 것이었다면 두 번째 물음은 이성의 실천적, 도덕적 사용에 관한 것이다. 인간은 이성을 통해 윤리를 정립할 수 있고 그것에 따라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자율성을 가지는 존재이다. 이를 통해 인간은 동물과 구별되는, 이성의 명령에 따라 마땅히 행해야 하는 행위들을 해낼 수 있는 존재가 된다.

칸트의 세 번째 물음 '내가 행해야 할 것을 행했다면 나는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 : 도덕적 법칙들에 따라 행동했을 때 우리가 희망할 수 있는 행복에 관한 것이다. '나'를 통해 진리를 알고(첫 번째 물음), 그 진리에 따라 자율적인 행동을 행하고(두 번째 물음), 진리와 자유를 합치시킬 때(세 번째 물음) 비로소 종교, 신의 명령으로 우리의 행위를 여길 수 있게 된다. 

칸트의 인간에 대한 이미지는 물음의 주체이자 대상이오, 앎의 원천이자 앎에 대한 한계를 지닌 존재이자, 도덕과 자유의 원천이다. 따라서 칸트의 철학은 결국 모두 인간으로 귀결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에서 시작하고 그곳에서 끝난다. 인간을 그저 대상으로만 여겼던 과거의 철학과는 달리, 칸트는 인간을 주체로, 앎의 원천으로 재등장 시킴으로써 근대 철학의 포문을 열었다. 인간의 인식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

2. 인간의 경계와 경계 바깥의 인간

그렇다면 칸트가 말한 선험적 조건들을 갖추지 못한 인간들은 과연 인간인가? 감성(감각)이 부족하거나 지성(지성, 판단력, 이성)이 혼란스러운 사람들은? 어쩌면 칸트는 이러한 사람들에게 인간의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던 것 같다. 인간의 인간다움을 규정하기 위해 인간답지 못한 인간을 배제한 것. 

칸트는 과연 장애인의 존재를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일까? 그의 텍스트들을 살펴보면 그는 분명 지적장애인과 정신장애인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칸트는 그렇다면 '인간성'을 어떻게 규정했는지를 살펴보면 근대 이후 우리가 규정하는 인간상을 자연스럽게 탐색해볼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칸트의 인간학이 어떻게 장애인을 배제해왔는지에 대해서 확인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3. 인간학의 제목과 머리말 / 4. 인간이 자신으로부터 끌어낸 인간

칸트가 언급한 '세계지'는 '인간학'과 '자연지리학'으로 구성된다. 칸트가 순수이성비판에서는 경험을 가능케 하는 조건으로서 선험적 능력을 제시하고 그 능력의 정당한 사용 여부를 규명했다면, 인간학에서는 이 능력들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를 일상 경험들 속에서 확인한다.

인간학에 '실용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은, '진보', '이행'과 관련이 있다. 칸트는 인간학을 통해서 인간이 '자신을 무엇으로 만들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자연의 모태로부터 문명화되고 도덕화되는 '이행'의 과정. 칸트는 '시민정체'의 역할을 강조했는데, 시민들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감으로써 그 체계 속에서 상호 개발되고 문명, 이념적 도덕의 왕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하였다. 즉, 기술적 소질(손), 실용적 소질(문명), 도덕적 소질(실천이성, 자유의지)은 인류의 '진보'에 대한 칸트의 믿음에서 나온 것이다. 

인간의 기술적 소질의 상징이 되는 '두 손'은 모든 것들이 '인간 자신의 작품'임을 의미한다. 인간은 자기에게 필요한 모든 환경과 재화 그리고 자기 자신까지도 두 손을 통해 만들어낸다. 여기서 두 손은 단순히 신체적 조직을 의미하기보다는 인간이 사물을 인식할 뿐 아니라 자신과 세계를 끌어낼 수 있다는 그 능력을 의미한다. 

머리말에서는 '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대상은 인간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그 자신의 최종 목적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즉, 인간의 목적은 인간이 되는 것. 주어진 인간에서 되어야 할 인간으로 가까워지는 진보의 과정. 하지만 그 과정에서, 다시 말해 인간이 인간을 끌어내는 과정에서 함께 진보하지 못하고 남겨진 인간도 존재한다. 이후 세미나에서는 어두운 자연에 감금된 그 인간 존재들을 염두에 두고 칸트의 인간학을 읽어나간다. 

 

[2강: 자기 자신에 관한 의식]

칸트는 기존의 인식론을 혁명적으로 전환하였다. 우리에게 나타나는 현상은 대상들의 성질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 아니라, 대상들에 의해 촉발되어 우리 마음에 표상되는대로 인식한다는 것. 

2강에서 알게 된 칸트의 언어들을 정리해보자면
- 직관: 감성에 의해 개별화되어 떠오른 표상들
- 감성: 대상에 의해 촉발될 수 있는 우리의 수용적 능력, 현상이 나타나기 전 우리에게 선험적으로 주어진 형식, 직관들을 일정한 형식에 따라 정리해줌
- 지성: 감성이 제공한 표상에 대해 사고하는 능력. 감성이 인식 데이터를 제공하면 지성은 이를 작동시키는 인식 프로그램
- 인식: 감성과 지성의 결합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 잡다한 표상들을 하나로 통일적으로 파악하는 것.
- 개념: 서로 다른 표상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공통된 표상. 표상들에 대한 표상. 
- 판단: 공통된 표상(개념) 아래 서로 다른 표상들을 정돈하는 것. 보편적인 것 아래 특수한 것들을 포섭하는 것.
- 추상: 서로 다른 표상들을 하나의 공통된 표상 아래 배치하기 위해 표상에서 성질을 떼어내는 것. 
- 반성: 서로 다른 표상들을 하나로 묶어내기 위해 숙고하는 것.
- 통각: 인식된 모든 표상들의 통일성을 가능케하는 더 근원적인 통일성.

2강을 들으면서 나는 심각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칸트가 하지 말라고 하는 것들을 나는 일상적으로 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관찰이다. 이것이 '쉽사리 광신과 망상으로 이끈다'고 칸트는 말했는데, 그렇다면 나는 망상의 스펙트럼 중 어떠한 지점에 놓여있는지도 모른다. 또 이것은 비단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상 모두도 마찬가지일 지도 모르는 일이다. 자신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함께 모으는 인간이 과연 없을까? 그렇다면 대부분의 인간들은 정신병원으로 언젠가 가게 될 잠재적 비이성적 존재인 것은 아닐까?

또 하나는, 칸트의 인간학의 출발점에는 최종목적으로서의 인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인간인 '어린아이'가 있다는 것이다. 어린아이의 미성숙과 장애인의 (칸트에 따른) 미성숙 간의 거리는 어떤 차원의 것인 걸까. 어린아이에게는 출발점을 내어주었지만 장애인은 출발점에 서지도 못한 이유는? 어린아이에게는 '진보의 가능성'이 있지만, 장애인은 진보의 가능성이 없다고 여겨졌기 때문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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