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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세미나] 회녹색 뱀

시체 2023.02.02 21:09 조회 수 : 281

산기슭 언저리 어딘가

나무가 늘어서 있었다.

공기가 물기를 머금어

물속을 걷는 양 몸이 무거웠지만

타성에 젖어 걸었다.

나무 하나가 앞을 가로막아 가지를 붙잡았는데

회녹색 뱀이

거칫한 나뭇결에 매끈한 배를 문대며

내 팔로 옮아왔다.

화들짝 놀라 떨치려 한 순간

힘줄이 팽팽하게 돋친 손목을 뱀은 물어뜯었다.

벌어진 상처를 대가리로 무자비하게 헤집고

새파란 혈관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함부로 돌아다닐 수 없도록

혈관을 부여잡고

빠르게 발을 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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