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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철학의 모험』이 시작되었습니다. 첫 시간에는 그 모험의 프롤로그에 있었지요. 그곳에서 잡아끄는 문장은 “인간은 생각하지 않으려 애쓰는 동물이다”였습니다. 아무래도 ‘생각해볼까’ 내지 ‘생각해보겠다’는 결심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 만큼 그 부분에 눈길이 끌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무엇인가 익숙해지려 한다거나 노하우를 얻으려 한다거나 적응하려 한다는 것은 삶이 편해지기 위해 애쓰는 것인데, 어찌되었든 그 애씀을 또 다른 애씀으로 전환하는 길목에서 편하지는 않는 삶을 향해 출발하는 것이니 말입니다. 이렇게 거창하게 말하지 않아도, 이 책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이 읽지 않고 생각하지 않는 시간보다 편하지는 않을 것 같으니, 일단 제 자신에 대해 걱정된다고 해야겠습니다. 앞에서 말한 결심이 주저앉을까 그렇습니다.
주저앉으면,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그 자리에서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상태입니다. ‘철학’이 아니라 ‘철학하기’인 이유, 철학이 동사여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상태이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속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속하지 않으면, 특강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것은 없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렇게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철학은 하나의 운동이어서, 나의 몸이 단련되고 단단해지기 위해서는 철학해야 하고, 철학하는 시간을 지속해야 한다고. 길가에 앉아 숨을 돌릴 수는 있어도, 철학하기를 아주 멈춘다면 건강을 해치고 말 것이라고. (그러고 보면 대결 또는 경연 역시 운동의 측면에서 강조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생각해야 할까요. 생각하지 않는 것도 않는 것이지만, 너무 많은 생각 속에서 방향 없이 부유하는 것도 문제 아닐까요. 그럴 때는 생각하였어도 그 상태 그대로 흩어진 채 머물 것이기에 생각하지 않은 것과 다름없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생각해야 할까요. 반시대적 사유를 통해 시대정신 바깥으로, 상식의 무능력 지대로 나아가면서, 그 속에서 얻을 수 있는 나의 방향성은 어떤 것일까요. 적어도 이미 주어진 이정표를 독해하는 식의 방향성은 아닐 것입니다.

이번 주 세미나에서는 제1부 1장, 2장(데카르트), 3장(스피노자)을 다룰 예정입니다. 1, 2장의 발제는 임창삼 선생님께서, 3장 발제는 현욱 선생님께서 맡아주셨습니다. 발제는 2페이지 이내로 [기획세미나자료]에 올려주시면 됩니다. 다른 분들께서도 책을 읽으며 궁금하거나 함께 나누면 좋겠다 싶은 내용 있으시면 아래 댓글로 달아주세요.

그럼 9월 23일(금) 7시 30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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