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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세미나 일원 아람입니다. 

앞선 후기에서 유리 씨가 참고문헌까지 짱짱하게 써주셨는데요(짱짱!!)

저는 간단한 글로 정리했어요. 앞으로 세미나에 들어올 분들께 참고가 되었음 좋겠네요.

미리 다음 세미나 공지하고 본문으로 넘어갈게요~!

 

다음 세미나 공지
<동물은 전쟁에 어떻게 사용되나?>(앤서니 J.외, 책공장더불어)
서론~1장까지 읽어옵니다.
A4 1페이지 혹은 노트에 감상을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메모가 어렵더라도 세미나에 참석해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 생각이 만들어지거나 넓어지더라구요!

 

설 연휴 즐겁게 보내시길. 2. 22(목) 19:30에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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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세미나 후기

2월 1일, 동물해방전선 세미나의 첫 책, <동물의 감정>(마크 베코프, 시그마북스, 2008)을 일단 마쳤다. <동물의 감정>으로 들어서기 전 우리는 <동물과 비장애인중심주의Animals and Ableism>(스나우라 테일러Sunaura Taylor)라는 글로 세미나를 시작했더랬다. 인간중심주의적인 생각으로 동물을 하등하게 취급하는 종차별을 지적하는 글이다. 나아가 인간 대 비인간 종차별주의가 비장애인중심적인 시각으로 장애인을 차별하는 구도와 흡사하다는 주장에까지 이른다. 인간이 갖춘 능력의 여하에 따라 같은 인간을, 비인간을 차별하는 폭력의 시선으로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투사하는 관점이 무척 흥미로웠다. 나 자신에게로 화살을 돌리는 글이었다. 
동물이라는 종과 인간이라는 종 사이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둘의 결속 관계를 만드는 걸까? <동물의 감정>은 다양한 사례를 구체적으로 들어 이를 설명한다. 독자에게 쉽게 다가오는 호소력있는 주장은 무엇보다도 동물이 느끼는 감정의 종류가 인간이 가진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모임의 의구심 많은 독자들은 그런 접근법에도 질문을 던졌다. 동물의 반응을 관찰하는 특정한 상황을 설명할 때, 동물을 의인화하는 방법은 옳은가? 또한 동물을 이야기의 1인칭 주인공으로 삼는 전략은 타당한가? 


이번 챕터에서 중요하게 다룬 소재, '의인화' 편을 읽고 모임의 구성원은 의구심을 조금 해소한 듯했다. '동물의 행동과 감정을 묘사하거나 설명하기 위해 정확한 한 가지 방법은 없다. (...) 동물의 행동에 관한 연구에 있어 동물의 의인화란 인간이 아닌 동물들에게 특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고나 기쁨, 슬픔, 당황, 질투 같은 인간의 특성을 묘사하는 단어들을 사용해서 동물들을 묘사하는 것이 바로 의인화다.' 의인화의 작업과정은 간단치 않다. 일반적인 통계를 내기 위해 동물이 특정한 상황에서 반응한 '일화'를 수집해야 한다. 그 현장에서 동물의 반응을 보고 인간의 언어로 해석한다. 동물을 의인화하는 것은 '다른 동물의 사고와 감정을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한 언어학자의 도구'이자, 동시에 동물들에 대한 정보를 인간에게 전달하는 유일한 방식에 가깝다. 


저자는 로버트 사폴스키 교수의 말을 인용해 강조한다. '동물들과 인간이 감정을 포함해서 수많은 특성을 공유하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인정하고 동의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인간에게 있는 무언가를 동물들에게 집어넣으려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동물의 공통성을 알아보고 인간의 언어를 사용해서 관찰한 것을 전하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 동물의 감정을 인간의 언어를 도구로 번역하지 않는다면, 동물은 인간이 의도한 실험이나 산업의 용도로밖에 교환되지 않을 것이다. 사용하고 착취하면서, 쓰임을 다 하면 폐기하는 쓰레기처리의 경험으로 동물을 대하는 것, 저명한 매체에 실험 논문을 기고하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실험용 동물을 사용하는 문제를 이 대목에서 많이 이야기나누었던 것 같다. 


동물에게도 복지가 필요하다. 동물 복지의 기준이 단순히 감정을 느낄 수 있는지의 능력 여하에 달린다면 이는 '능력주의'로 지적받을 수 있다. 세미나 일원인 유리 씨는 '감수성 sentience'를 동물복지의 조건으로 삼는 대목을 지적했다. "아픔을 느끼는 존재를 배려하는 것은 당연하고 정당한 일인데, 그것이 거꾸로 '아픔을 느끼지 않으면 죽여도 된다'식의 논리로, 즉 아픔을 느끼는 능력을 따지는 식으로 이어져 버리기 쉽더라고요." 


'환경'의 측면에서 복지에 다가간다면 어떨까. 설령 어떤 상황에서 동물이 느끼는 감정이 인간과 다르더라도, 인간의 시각에서 동물에게 해를 끼칠 소재가 있는 상황이라면 통제하는 것이 '인간의 윤리적 기준'에서 맞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저자가 말한 '사전 예방 원칙'은 동물뿐 아니라 인간 사회에서도 성찰할 의식을 가르쳐준다. '우리 인간들은 무엇이 동물들에게 더 많은 해를 끼칠 수 있고 무엇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동물을 잘 모르는 무지야말로 동물을 비인간적으로 대우한 이유라면, 그에 마땅한 양심의 가책을 져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간과 산다는 이유만으로 제한된 환경에 갇힌 채로 평생을 살아야 하는 동물들이 드러낸 '반복적인 이상 행동'은 실험용, 가축 및 인간의 식용 동물들에게 보이는 현상이다. 이들의 환경이 인간의 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니 동물의 우위에 서 있는 인간으로서 막연한 가책의식을 지게되는 것 같다. 어떤 대목에서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큰콩쥐 씨가 '안전이라는 말(word)이 탈취된 계보'라 했던 말이 떠오른다. 우리 인간은 동물의 안전을 이유로 오히려 동물을 학대하는 환경을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그들과 동반해 살고 있는 인간의 손에 그들의 안전이 달려있다. 그러나 그 안전이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는 묻지 않았던 것 같다. '동물은 인간에게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은 곧 인간에게 동물이 얼마나 효능있는지를 답하는 데 바빴다. 이제 질문의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 '인간은 동물에게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할까?' 라고. 

(2/17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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