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뢰 준(水雷屯)괘 다음의 산수 몽(山水 蒙)괘로 들어 갔습니다. 건곤, 하늘과 땅이 생긴다음의 준괘는 만물이 처음 생기는 것을 형상화 했습니다. 몽괘는 처음 생긴 물의 穉, 어림을 포착한 괘입니다. 그래서 서괘전에서는 준괘 다음이 몽괘라고 합니다. 몽괘는 아래가 감괘이고 위는 간괘입니다. 감은 산아래 구덩이가 있는 것이지요. 감괘는 물로 형상화됩니다. 물은 흘러가는 것인데 간괘에 가로막혀 있습니다. 간은 止로 형상화되지요. 그렇지만 몽괘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막혀 있는 것이지요. 몽괘의 괘사는 이렇습니다.
蒙, 亨하니 匪我 求童蒙이라 童蒙이 求我니 初筮어든 告하고 再三이면 瀆이라. 瀆則不告이니 利貞하니라.
몽은 형통하다. 좋다는 것이지요. 내가 동몽(철부지)을 얻는 것이 아니라 동몽이 나를 얻는다는 것에 포인트가 있습니다. 철부지가 스승을 찾아와야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初筮어든 告하고 再三이면 瀆이라. 瀆則不告이니 利貞하니라”가 왜 뜬금없이 붙어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에 처음 점을 칠 때는 뭔가 간절함과 두려움이 있겠지요. 그러데 재차 삼차 묻는 것은 처음 알려준 것을 제대로 하려고 하지도 않고 두 번 세 번 묻는 것이지요. 이는 아마도 바라는 바대로 답하기를 요구하는 것일 겁니다. 그래서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한 듯합니다.
준괘에서는 初九가 主였다면 몽괘에서는 九二 가 주인입니다. 철부지(여기서는 六五)가 현명한 구이를 찾아오면 亨이지요.
주역은 쉬엄쉬엄 글자 하나 하나 까지 읽으면서 생각하는 아주 느린 셈나 입니다.
한문으로 주역을 읽어보고 싶으신분들, 오래 한다는 항심만 가지시면 누구나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