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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겨울강좌] 강사인터뷰 ::천개의 유물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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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강 오이코페미니즘 (최유미) 

Q. 오이코페미니즘? 처음 듣는 말인데요? 뭔가 흥미진진하지만 잘 모르겠어요.

A. 네 처음 듣는 게 당연하지요. 제가 처음 하는 이야기니까요 ㅎㅎ 오이코스는 고대 그리스에서 가정을 뜻하는 말이었고, 에코와 이코노미의 어원이기도 합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오이코스를 자연의 필연성에 묶여 자유가 없는 동물적인 장소라 여기고 폴리스와 엄격히 구분했지요. 하지만 그들도 오이코스에서 제공하는 식사 없이 살 수는 없지요. 에코페미니즘과 제가 말하는 오이코페미니즘이 어떻게 다르냐가 관건일 것입니다. 에코페미니즘은 모든 생산의 원천으로서의 어머니 대지로부터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생각할 것을 주장하지요. 자연과 여성에 가해지는 폭력은 생산의 원천에 대한 폭력임을 분명하게 하면서 말이지요.

저는 생태위기와 기후위기라는 국면에서 에코페미니즘의 많은 부분에 동의하지만 어머니 대지로부터 출발하는 것은 여전히 관념론적인 도식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출산능력을 강조함으로써 생물학적인 여성을 특권화할 위험도 있고요. 우리는 파괴와 맞서 싸워야 하고, 손상된 관계들을 복구해야 합니다. 그러나 어머니 자연으로 출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것은 관념 속에 있기 때문이지요. 공동의 세계를 위해 꼭 필요한 연결이 어떤 조건에서 끊어져 버렸는지, 새로운 연결을 만들기 위해 어떤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는 유물론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오이코페미니즘은 여성성을 재정의합니다. 생식과 출산의 능력이 아니라 동맹의 능력으로 말입니다. 지금은 손상된 연결들을 재생하고 협력의 연대를 재구성하기 위한 새로운 여성성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2강 원자들의 '영혼', 클리나멘의 유물론 (이유정) 

Q, 직선과 곡선의 이미지가 흥미로웠습니다. 읽으면서 직선의 힘과 곡선의 힘이 어떻게 다를까 궁금했어요. '클리나멘'의 이미지를 왜 곡선이라 표현하셨나요? 곡선의 힘, '표면을 휘어잡는 소용돌이'의 힘을 설명해주신다면요?

 A. 수직낙하하는 원자의 운동으로 흔히들 비처럼 아래로 떨어지는 직선의 운동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클리나멘을 원자의 충돌, 결합과 해체를 만드는 ‘직선에서 비껴나는 선’이라고 할 때 사선을 떠올리지만 그것 역시 직선이지요. 그러나 클리나멘의 원자들은 곡선을 그립니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아시지요? 고요한 밤하늘을 수놓고 있는 별들이 휘말리는 소용돌이를 떠올려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평면에서 그려지는 직선이 아니라 모든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차라리 면에 가까워지는 소용돌이의 곡선을 그립니다.  우리는 클리나멘을 끊임없는 운동, 변화와 해체를 반복하는 구조로서 또 원자의 운동방향을 정하는 본원적인 결정성으로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측불가능한 것이지만 분명 반복되는 구조 , 패턴은 있습니다. 더 아리송해지는 기분일 텐데요^^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입자로서의 원자가 아니라 클리나멘의 원자들, 그리고 그 원자들이 만드는 집합체들과 사회를 관통하는 그 힘을 이해할 때 우리가 보는 세상은 달라져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3강 강도의 물리학, 다양체의 유물론 (김충한) 

Q. '척도에 대항하기'란 주제가 와닿았습니다. 매순간 삶을 재단하는 척도가 숨막히면서도 저는 '척도 없는 삶' 도 두렵더라고요.갓 학교를 졸업했을 때 느꼈던 막막함처럼요. 하지만 강도는 모든 척도를 다 거부하는 것관 다를 것 같습니다. 강도는 어떻게 '척도를 내부에서 잠식'하고, 어떻게 우리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을까요? 저같은 겁쟁이도 '강도'란 무기를 손에 쥘 수 있을까요?

A. 말씀하신대로 척도는 다른 것들을 재단하죠. 가령 학창시절 학교주임 선생님의 시계를 생각해 봐요. 누가 지각했는지 아닌지를 재단하는 척도죠. 그것이 척도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등교하는 학생들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보편성 때문일 거예요. 그런데 만일 어떤 학생이 빛의 속도에 가까운 빠르기로 등교하면 어떨까요. 특수상대성 이론에 의해 그 학생의 시계는 선생님의 시계와 다르게 흐르게 되겠죠. 그러면 선생님의 시계로는 지각이어도 그 학생의 관점에서는 지각이 아니게 될 수 있어요.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건 속도 때문인데요.(정확히는 빛의 속도)

속도는 우리가 어렸을 때 배웠던 것처럼 시간 분의 거리로 계산하죠. 속도를 정의하기 위해선 시간이란 개념과 거리라는 개념이 있어야 해요. 그런데 방금 보았듯 속도가 빛의 속도에 가깝게 운동하게 되면, 시간이 다르게 흐릅니다. 사실 거리도 속도에 따라 바뀌게 돼요. 따라서 우리는 근본적으로 시간과 거리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a와 b에 의해 c란 개념을 정의했는데 c로 인해 a와 b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는 얘기예요. a와 b에 의해 정의된다는 점에서 a,b의 ‘내부’에 있지만 이로 인해 a, b의 개념이 바뀐다 점에서 ‘내부에서 잠식한다’라고 표현했어요. 질문하신 ‘어떻게’ 내부에서 잠식하는지를 상대성 이론, 수학의 다양체 개념 그리고 딥러닝의 표현 학습을 통해 보이고자 합니다. 

 

4강 의지의 관념론과 의지의 유물론 (류재숙) 

Q. '의식하고 있는 의지'와 '의식되지 않는 의지'라는 표현이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합니다. 의식과 의지를 한 번도 떼어놓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여러 기억들이 다시 떠오릅니다. 나도 모르게 좋아하는 사람 쪽으로 기울어지던 몸 언어나, 여행지에서 나를 홀리듯 잡아끌던 풍경 같은 것들이요. 그래서 '의식이 교환수'라는 말이 잠언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강의 전에 살짝 힌트를 주신다면요?

A. [의지의 관념론과 의지의 유물론]은 의지에 관한 두가지 퍼스펙티브를 말합니다. 먼저 의지의 관념론은 ‘나의 신체와 행동은 나의 자유의지에 따른 것’이라는 관점으로, 이때 자유의지는 ‘내가 의식하고 있는 의지’입니다. 한편 의지의 유물론은 ‘나는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외부의 힘과 의지들에 규정된다’는 관점인데, 이때 힘에의 의지는 ‘내게 의식되지 않는 채 작동하는 의지’입니다. 전자가 인간을 주체로 하는 하나의 단일한 의지를 추구한다면, 후자는 미시적 힘들을 주인으로 하는 다양한 복수적인 의지를 긍정합니다.

따라서 유물론자에게 인간의 의식이란 신체를 주파하는 수많은 무의식적인 의지들의 교환수일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유물론의 퍼스펙티브에 따르면, 우리의 자유의지란 신체의 힘에의 의지에 대한 인간적인 번역일 뿐,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자유의지는 따위는 없습니다. 이 강의는 ‘자유의지 없이 자유를 사유할 수 있을까?’ 라는 물음에서 출발합니다. 그래서 자유의지라는 환상에서 자유로울 때, 미시적 힘들과 무의식적 의지에 접속할 때 감각되는 참된 의미의 자유를 사유하려고 합니다.

 

5강 노동의 관념론에서 행위의 유물론으로 (송재림)

Q. 인간과 비인간의 복합체가 노동한다! 괜히 즐거워지는 문장입니다. 한국에선 카톡이 없으면 업무가 마비되죠. 제 동료 노동자는 카톡과 커피인 것 같아요.(부장님은 일을 안 하거든요) 피곤한 노동이 유머러스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노동의 주어를 '인간과 비인간의 복합체'로 바꿀 때, 어떤 효과가 발생할까요? 분명히 지금의 노동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을 것 같습니다.

A. 저희가 가지고 있는 노동이라는 개념은 아무래도 자본가에 의해 고용된 인간 노동자를 떠올리게 하지요. 이때 착취는 자본가에 의한 노동자의 착취만을 보게 합니다. 하지만 노동자만 착취당하는걸까요? 우유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소”나 종자개량으로 더이상 2세대 종자를 생산할 수 없게 된 개량된 “종자”의 착취를 포착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관계를 새롭게 볼 수 있는 개념이 필요하지요. 행위의 유물론은 비가시적인 관계들과 가치들을 드러나게 할 것입니다.

 

6강 지구의 유물론, 기관 없는 신체에 도달하다 (이진경)
Q. 코로나19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지난 2년은 '인간으로선 어찌할 수 없는 외부'를 체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인류가 멈췄다'는 떠들썩한 헤드라인도 있었죠. 하지만 생활은 계속되고 재난도 일상이 됐습니다. 문명을 통째로 반성해야 한다던 고성은 사라지고 하루하루의 재난을 처리하기에 급급합니다. 코로나 19를 지구라는 '기관 없는 신체'에 도달한 사건이라 볼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우리는 이 사건에서 어떤 의미를 끌어낼 수 있을까요?

A. 우리는 지구의 일부를 영토로서 영유하고 사용합니다. 대지는 영토로서 지용하게 해주는 전제이고, 모든 종류의 영토화에 열린 충만한 신체죠. 그러나 영토 안에 머물러 있는 한 이는 감지되지 않습니다. 탈영토화 운동에 의해 구성되는 게 대지라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탈영토화 운동이 재영토화를 지향하는 한, 대지가 드러나도 대지로서 감지하지 못합니다. 이용가능한 또 하나의 영토로서만 발견되지요. 대지가, 혹은 그것을 떠받치는 지구가 기관 없는 충만한 신체로 감지되는 것은, 대개는 결여의 형식으로 존재를 포착하고, 마모를 통해 애초의 충만함을 발견하는 방식으로지요.

그런 점에서 기후 위기는 지구가 기관 없는 신체였음을, 부정의 방식으로 발견하는 계기인 듯합니다. 전체로서의 지구, 전체로서의 대지는 사실 이른바 글로벌화를 통해 도달했지만, 그것은 눈먼 채 도달한 것이었죠. 기후위기나 코로나처럼 그 도달한 지점에 발생한 어떤 난점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우리가 어디에 도달했던가를 알게 되는 듯합니다. 그러니 코로나가 기관 없는 신체에 눈을 돌리게 한 요인이란 점은 분명 맞는 말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야기한 '중단'입니다. 성장의 중단, 영토화의 중단… 이는 기관 없는 신체로서 대지로 되돌아갈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물론 대단히 작은 가능성이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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