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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8장, 9장

 

제8장 거울과 병

 

 

소리에 민감한 코끼리

 

 

지각은 감각으로 포착된 정보를 처리하고, 조직화하면서, 거주하고, 주변과 자신의 세계를 해석하는 과정을 거치며 경험화한다. 모든 생물은 각자의 움벨트에 살면서 지각된 경험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방식으로 환경과 연결된다. 코끼리의 움벨트는 소리와 냄새로 이루어져 있다. 코끼리는 아주 먼 거리의 폭우를 인지하여 여행 경로를 조정하고, 초저주파 음으로 먼 거리에 있는 동료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케냐의 아프리카코끼리는 자신들과 경쟁하는 부족의 차이를 인지하며, 외형의 차이뿐만이 아니라 언어도 구별한다. 심지어 남자는 여자로, 여자는 남자로 목소리를 변조하였을 때조차도 그 특징을 구분하여 반응한다. 우리는 인간의 오감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한계를 무시한 채 동물들의 지각 능력을 이질적이라며 경시한다.

 

 

거울 속의 까치

 

고든 갤럽은 동물들의 자기 인식 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거울 마크 테스트라는 연구 기법을 사용하였다. 인간과 대형 유인원만이 외부 조건의 도움 없이 통과하였는데 이 테스트의 문제점은 잘못된 절대적 차이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거울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종은 자아 인식 능력이 없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이는 높은 지능을 가진 인간만의 고차원적인 행위로 여기려는 태도가 숨겨져 있으나, 외부의 도움없이 이 테스트를 통과한 동물들이 또한 이러한 어리석은 시도를 희석시켰다. 자기 인식은 자신을 대상으로서 바라보는 능력인데 이 능력을 가짐으로써 우리는 자신을 환경과 구별하면서 타자와 관계를 맺게 된다. 어린 아이가 거울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자아가 없다고 가정하지 않듯이 그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종들을 자아성이 없는 존재로 간주하는 태도는 동물의 생존 자체가 설명되지 않는다. 새 중에서는 유일하게 까치가 이 테스트를 통과했는데 거울 앞에서 까치는 자신을 인지한 것은 물론이고 몸에 붙은 스티커를 떼어내려고 발로 계속 몸을 긁었다.

 

 

연체동물의 마음

 

문어는 변신술의 달인으로 사람들에게 마르지 않는 ‘마법의 우물’을 제공한다. 뼈나 골격이 없는 문어는 포식자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독보적인 위장 능력을 발전시켰는데, 색깔을 바꾸는 속도는 카멜레온을 능가하고, 몸의 구조나 색상으로 위장하려고 하는 사물의 형태를 완전하게 바꿀 수 있다. 인간의 제한된 시각 능력을 고려하면 문어는 편광이나 자외선도 모두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 추정된다. 문어의 이런 능력은 수렴 인지 진화의 근거를 풍부하게 해주었고, 진화인지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무척추동물 연구에 관심을 갖도록 했다. 단, 문어의 도구 사용 능력은 제한적인데 이를 두고 다른 종들과 비교하는 것은 사과와 오렌지를 놓고 우열을 논하는 것과 같다.

 

 

로마에 가면

 

인간 문화와 동물 종에서 나타나는 사회적 행동들은 동조성 개념을 공유한다. 비키 호너는 침팬지들이 주입된 학습 기술을 문화로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였다. 에리카 판 드 발은 옥수수 실험에서 원숭이들이 최초의 기능이 사라져도 초기에 습득한 선호를 고수하며, 다음 세대에도 그 규범이 전수된다는 점을 설명했다. 또한, 이 집단에 합류하게 된 수컷들 역시 "로마에 가면..."이라는 격언을 충실히 따르며​ 집단의 선호를 수용했는데 위 연구들은 모방과 동조의 힘을 입증한다. 이것은 사소한 이유 때문에 관습이 되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생존 가치를 지닌 관행이다. 사회 학습은 유대와 동일시를 기반으로 작동하는데 동물은 남들과, 특히 자신이 신뢰하고 가까운 사람과 똑같이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동물도 우리처럼 서로의 관심을 일치시키기 위해 배우고 행동한다. ​

 

 

이름에는 무엇이 있을까?

 

침팬지는 시각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친분이 있는 침팬지들의 전신 이미지를 기억하며, 서로를 너무 잘 알아 다른 신체 부위와 연결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우리의 친구를 뒷모습만으로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돌고래는 서로의 목소리를 인식하는데 각자 고유한 억양을 지닌 '서명 휘파람' 소리를 낸다. 어린 돌고래는 첫해에 발성 학습을 통해 자신만의 휘파람 소리를 갖게 된다. 돌고래는 자신의 정체성을 알려야 할 때 이 목소리를 사용하며 최근 전문가들은 서명 휘파람 소리를 이름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동물들이 서로를 이름으로 부른다는 사실은 큰 아이러니처럼 보이는데, 한때 과학자들은 자신들의 동물에게 이름을 붙이는 것을 금기로 여겼기 때문이다. 구달이 침팬지들에게 데이비드나 플로 같은 이름을 붙여주어 비난을 받았는데 이는 지능과 감정이 없다고 믿어야 하는 동물에게 이름을 붙이면 실험대상을 인간화하게 되어 오류에 빠지게 되며, 무엇보다 이름은 오직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제 9장 진화 인지

 

다윈의 이론이 나오기 100년도 전에 데이비드 흄은 "짐승도 인간과 동일한 사고와 이성을 부여받았다는 것보다 더 명백한 진리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썼는데 이는 진화인지를 위한 완벽한 출발점을 제공한다. 동물과 인지라는 단어를 결합해서 쓰기까지 힘든 분투를 겪었지만 쏟아지는 정보와 증거에 인간과 동물의 구별은 허물어져가고 있다. 진화인지는 모든 종을 하나의 사례 연구로 다루면서, 진화론을 통해 생존과 생태, 해부학적 구조, 인지를 총망라할 수 있다. 동물인지 연구가 정말로 추구하는 것은 ‘동물들이 생각하는 것’을 발견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신 과정에 대한 탐구일 것이다. 상동인지 과정들은 우리가 공통의 신경 메커니즘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인지의 구성단위들에 초점을 맞춰 신경과학과 접목한다면 연속성 가설을 검증하는데 훌륭한 방법이 될 것이다.

 

성경은 우리의 자연 지배를 당연한 것으로 이야기했고, 지금까지의 동물연구는 이런 위계적인 태도로 인해 동물은 우리가 원하는 것 말고는 다른 것은 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통제되었다. 동물에게는 자연적 행동을 표출한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그런 생활 방식을 가진 동물들이 우리의 더 큰 관심사이다. 진정한 공감은 자기 지향적인 것이 아니라 타자 지향적이다. 인간성을 만물의 척도로 내세우는 대신에, 우리는 다른 종들을 그들이 실제로 어떤 존재인가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그럼으로써 우리의 상상력 밖에 있는 것들을 포함해 마법의 우물을 많이 발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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