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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신곡 읽기 2강 후기

김우일 2017.10.29 01:31 조회 수 : 201

제3곡 입구지옥에는 치욕도 명예도 없이 살아온 자들이 말벌과 왕파리에게 쏘이는 형벌을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죄와 죄의 댓가 사이의 관계성이 잘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이자들은 자극(stimulus)이 필요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sting의 벌을 받는 것이라고 했을 때 신곡의 기본적인 패턴인 죄와 그에 따른 벌을 대응시키는 콘트라파소가 이러한 형태로 묘사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단테가 살았던 1300년 전후는 정치적으로 매우 혼란한 시기였고 단테 스스로도 직접 현실정치에 참여하여 권력투쟁 과정에서 많은 부침을 겪은 것으로 들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단테는 제거해야할 명백한 적들 뿐만 아니라 기회주의적이고 유보적인 태도를 취한 집단들에게도 비판적인 시각을 갖은 것으로 보여 집니다.
고대 아테네 민주정의 기초를 쌓았던 솔론이 만든 개혁 법안 중에 일명 ‘중립 금지법’ 또는 ‘내란에 관한 법’이 있습니다. 이 법은 폴리스 공동체 내에 갈등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아테네 인들이 분명한 태도를 취해야 하며 중립을 지킨 사람에 대해서는 시민권을 박탈하는 법입니다. 이는 아테네 시민들이 공동체의 고통에 무관심한 것을 경계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해 됩니다.
이러한 아테네의 현실 참여 전통이 서유럽 특히 그리스 문화를 적극 받아들인 로마에 계승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단테 역시 솔론과 마찬가지로 정치에 무관심한 자들에 대해서 지옥 입구에 자리를 마련할 정도로 적대적이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시민권 박탈이나 말벌에게 쏘이는 형벌까지는 아니더라도 시민의 참여를 유도하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된다면 이 사회가 좀더 정의로운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제4곡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것은 단테 역시 이슬람세계에 대한 일방적이고 편향적인 세계관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단테는 제1원 림보에 예수 이전의 그리스 철학자들과 살라딘, 아베로에스 등 이슬람 교도를 함께 두고 있습니다. 살라딘의 명성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석가로서 서구 철학에 공헌한 아베로에스에 대한 존경을 표하는 듯 하지만 이는 서양인의 인식과 경험속에 수동적인 개체로만 존재하는 유럽 사회 일반의 동양에 대한 인식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것입니다.
만약 무슬림 입장에서 신곡의 이 부분을 읽는다면 이슬람과 그들이 믿는 신앙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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